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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신영 Mar 02. 2024

그때는 이해되지 않았던 일

그때는 이해되지 않았던 일

2004년 런던과 파리로 신혼여행을 갔을 때의 일이다.
에어텔로 비행기와 호텔만 예약하고는
현지 유학생들이 가이드를 해주는 투어를 예약했었다.
 그날은 파리에서의 세 번째 날이었는데 루브르 앞 루이 14세 동상 앞에서 만나기로 했던 날 같다.
박물관투어를 마치고 잠깐 쉬고 있을 때
같은 팀에 혼자 여행을 온 듯한 여자분이 보여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어제부터 뵀는데 혹시 같이 오신 분은 없으신가요?
네! 전 혼자 왔어요.
아..
결혼한 지 올해 딱 10년 됐는데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해지더라고요. 러시아 지나서 이제 유럽으로 왔어요.
혼자 다니기 무섭지 않으세요?
아, 무섭기도 하고.. 외롭기도 한데.. 해보니 별거 아니기도 하고... 혼자 다니는 것도 은근히 재미있네요!

아마도 이후로 다음 여행지는 어디인지 물었던 것 같으나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음날은 런던으로 가야 했어서 아마 그날이 파리에서의 마지막 날이었을 것이다.

그때는 그녀의 여행이 의아했으나,
이제는 그녀의 여행이 이해된다.

사람은 고독에 빠져야 사색을 하고,
사색을 해야 넓고 깊게 펼쳐보며,
펼쳐봄을 통해 또 되돌아보는 것 같다.

벌써 3월이다.
겨울이 가기 싫은지 요 며칠 꽤 춥다.
하지만 새 계절이 헌 계절을 밀어냄은 영락없다.

집 앞 언덕에 곧 매화가 필 거다.
잠깐 산책을 하다 몽글거리는 매화의 영근 꽃송이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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