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동화책을 읽을 때,
두 사람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고
끝나버리면 얼마나 지루하고 김 빠지던지
이건 누구나 이렇게 되는 거잖아,
아, 재미없어하며 실망을 금치 못하고는
성냥팔이소녀처럼
한겨울 맨발로 성냥개비 몇 개씩을 켜가며 죽어가는 이야기야말로 진정한 명작이라 생각했었다
이제 내가 동화를 쓴 어른의 나이가 되고
동화책을 읽어줄 엄마가 되어보니
두 사람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의
문장처럼 사는 게 쉬운 일인지에 대해
그리고 어떻게 사는 것이 오래오래 행복을
유지하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
동화책을 쓴 이의 바람이었을까
아이들이 크면 이렇게 살라고,
이게 인생의 가장 큰 행복이라고,
행복은 뭘까.
파랑새 같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