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담사 자격증을 준비하면서 암기해야 할 정보의 양이 많아지자 기억력의 한계를 실감하게 되었다. 이전에는 암기력이 크게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오랜만에 암기가 필요한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내용을 기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기억력 향상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심리학에서 제시하는 기억이론과 이를 바탕으로 한 기억 증진 방법들을 연구하게 되었다. 이번 글에서는 기억이론의 기본 개념과 그에 따른 이론적 기억 향상 방안을 먼저 살펴본 후 이를 일상생활 속 활용할 수 있는 기억력 향상 방법과 연결해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상담사 자격증 공부에 적용해 본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챗 GPT를 활용한 기억력 향상 방법도 다뤄보려고 한다.
심리학에서 기억이론은 정보가 어떻게 인코딩, 저장, 인출되는지를 설명하는 데 중요한 개념이다.
기억의 인코딩은 정보가 기억 시스템에 처음으로 저장되는 과정을 말한다. 이 과정은 단순히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부여하고, 다른 정보와 연관시키는 복합적인 과정이다. 기억의 인코딩 과정이 얼마나 잘 이루어졌느냐에 따라, 정보의 인출이 용이해질 수 있다.
기억의 인출은 저장된 정보를 필요할 때 불러오는 과정을 말한다. 인출은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인출 단서의 유무에 따라 기억이 더 잘 떠오를 수도,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인출 단서는 기억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외부적인 단서로, 예를 들어 특정한 냄새나 장소가 특정 기억을 떠오르게 할 수 있다.
기억은 정보 처리 저장 과정에서 세 가지 단계(감각기억, 단기기억, 그리고 장기기억)로 나뉜다. 이 과정에서 기억은 단순한 저장이 아니라 복잡한 인지적 작용을 통해 조직되고, 해석되며 특정 조건하에서 회상된다.
감각기억(Sensory Memory)
감각기억은 외부 자극이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저장되는 단계로, 우리의 감각 기관을 통해 들어온 정보를 처리하는 첫 번째 단계이다. 이 기억은 지속 시간이 매우 짧으며, 시각 정보의 경우 약 0.5초, 청각 정보의 경우 약 3초 정도 지속된다. 감각기억은 주의가 주어지지 않으면 곧바로 사라지지만, 중요한 정보가 주의를 받으면 단기기억으로 넘어가게 된다.
단기기억(Short-Term Memory)
단기기억은 감각기억에서 주의를 기울인 정보가 저장되는 단계로, 정보가 약 20~30초 동안 유지된다. 단기기억은 용량이 제한적이며, 일반적으로 5~9개의 항목을 동시에 기억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단기기억에서 중요한 정보는 작업 기억을 통해 더 깊이 처리되어 장기기억으로 전환될 수 있다.
장기기억(Long-Term Memory)
장기기억은 정보가 오랜 기간 동안 저장되는 단계로, 용량과 지속성 면에서 거의 무한대라고 할 수 있다. 장기기억은 다시 명시적 기억과 암묵적 기억으로 나뉜다. 명시적 기억은 의식적으로 회상할 수 있는 기억으로 사건이나 사실에 대한 기억을 포함한다(예: 생일 날짜, 역사적 사건). 암묵적 기억은 의식하지 않고도 활용할 수 있는 기억으로 주로 습관이나 기술과 관련된 기억이다(예: 자전거 타기, 타이핑).
장기기억의 형성은 반복과 의미 있는 연결을 통해 강화될 수 있다. 이는 정보를 깊이 이해하고 다른 정보와 연결하여 장기기억에 효과적으로 저장되게 한다.
기억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망각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에빙하우스의 망각 곡선에 따르면 학습 후 첫 몇 시간 내에 기억의 상당 부분이 망각되며 이후에는 망각 속도가 완만해진다. 이를 막기 위해 분산 학습 및 반복 학습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억의 왜곡은 원래 기억한 정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거나, 외부 정보에 의해 왜곡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잘못된 정보효과, 기억의 재구성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기억이론은 학습과 일상생활에서 기억을 향상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개발하는 데 기초가 되며
기억력을 향상하기 위해 심리학에서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정교화 연습
단순히 정보를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지식과 연결하고 깊이 이해함으로써 기억을 강화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상담 이론을 공부할 때 단순히 용어를 외우기보다는 그 이론이 실제 상담 사례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생각하며 학습하면 기억에 오래 남는다.
분산 학습
한 번에 많은 양의 정보를 학습하는 것보다, 여러 번 나누어 학습하는 것이 장기 기억으로의 전환을 촉진한다. 연구에 따르면, 분산 학습은 학습 효율성을 높이고, 정보의 장기적 기억을 돕는다.
청킹
긴 정보를 더 작은 단위로 나누어 기억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긴 전화번호를 1234-5678처럼 끊어서 기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이 방법은 특히 단기 기억의 용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이야기 구성
학습할 정보를 일관된 이야기로 구성함으로써, 정보를 더 쉽게 기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역사적인 사건을 단순한 연대기나 데이터로 기억하기보다는, 그것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나 에피소드로 상상해 보면, 더 쉽게 기억에 남고, 그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연상법
새로운 정보를 기존의 지식이나 시각적 이미지와 연결하여 기억을 돕는 기법이다. 예를 들어, 외국어 단어를 외울 때, 그 단어를 상징하는 이미지를 떠올리며 학습하면 기억에 더 오래 남을 수 있다.
기억력 향상은 단순히 학습 성과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일상생활 전반에서 더 나은 성과와 삶의 질을 이루기 위한 중요한 요소이다. 이번 상담사 자격증 공부 과정에서 다양한 기억 증진 방법들을 실제로 적용해 본 결과 효과가 있던 방법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공부하는 기간 동안 규칙적인 운동의 하였다. 상담사 자격증 시험 준비는 장시간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았고 이는 집중력과 체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매일 아침 30분씩 유산소 운동을 하기로 결심했다. 운동을 통해 몸과 마음을 리프레시한 후 학습에 임하니 공부의 집중력과 효율성이 확연히 향상되었다.
또한, 명상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하였다. 시험 날짜가 다가올수록 불안감이 커졌지만, 명상을 통해 마음을 안정시키고, 긍정적인 태도로 학습에 임할 수 있었다. 매일 아침 10분 동안의 명상은 마음을 차분히 하고, 학습에 더 잘 집중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명상을 통해 얻은 정서적 안정은 기억력을 증진시키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충분한 수면도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였다. 학생시절 시험 직전 날 밤에 벼락치기를 하곤 했지만, 수면이 기억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시험 전날에는 7시간 이상의 수면을 취했다. 덕분에 시험 당일에는 머리가 맑고 상태로 더 잘 기억할 수 있었다.
가장 효과가 높았던 것은 플래시카드 정리였다. 상담 이론의 핵심 개념을 복습하는 데 매우 유용한 도구였다. 플래시카드를 사용하여 중요한 이론과 그 적용 사례를 반복적으로 학습함으로써 시험에서 요구되는 정보를 신속하게 인출할 수 있었다.
특히 시험 기간 동안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운전하는 시간에도 꾸준히 공부하기 위해 챗GPT의 음성대화를 활용한 방법도 효과적이었다. 주요 이론과 기출문제들에 대한 내용과 정답을 먼저 전달하고, GPT에게 학습 메이트가 되어서 이론과 문제의 키워드를 하나씩 내주고 만약 오답을 말하면 정답을 설명해 주게 프롬프트를 작성하였다. 평소와 같으면 장거리 이동시간이 지루했겠지만 학습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지속되어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에 따른 망각이 발생하지 않게 기억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러한 반복 학습은 특히 자격증 시험과 같은 암기가 필요한 과정에 상당히 효과가 있었다.
돌이켜 보니 기억 증진 방법들은 단순히 기억력을 향상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학습 과정의 질을 높이고 더욱 자신감 있게 시험에 임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과 방법들은 앞으로의 학습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더 나은 결과를 이루는 데 활용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