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학교에서 방송 업무를 담당하면서 여러가지 시행착오들을 경험하고 있다.
일단 내가 방송 시스템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서 헤맬 때가 많았고, 이것저것 예기치 못한 방송 사고가 생길 때마다 어떻게 해야할지 당황스럽기도 했다.
내가 기댈 곳은 학교 시설을 담당하시는 행정실 주무관님과 방송 업체 기술자 분들이라 방송이 뭐가 잘 안된다 싶으면 협조를 구하고 있다.
특히 영어 듣기 평가 때마다 긴장하고 타종 바뀔 때마다 긴장하는 건 방송 업무 담당자들의 공통적인 고충이 아닐까 싶다
오늘도 지난 영어 듣기 방송 때의 시행착오를 점검하기 위해 방송 업체를 불러 방송 선로 정비 작업을 했다.
학생들이 시험 치르고 모두 떠난 교실을 열쇠 들고 다니며 방송이 잘 나오는지 점검하고 확인하는 일을 했다.
다행히 방송 업체 분들이 2인 1조로 작업을 해주셔서 내가 할 일은 줄어들었고 방송이 송출되는 원리와 과정을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나는 이런 소소한 방송 일도 방송 사고가 날까봐 걱정스러운데 진짜 수능 시험장으로 이용되는 학교의 방송 업무를 담당하시는 선생님들의 긴장감은 극에 달하지 않을까?
얼마전 수능 타종이 잘못 울려서 학생들이 소송을 준비중이라는 기사를 봤다. 내가 만약 그 타종을 세팅한 방송 담당자였다면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할지 막막하고 무서울 것 같다.
실수가 용납되지 않도록 방송 일을 잘하려면 꼭 여러번 예행 연습이 필요하고, 이렇게 방송 장비를 미리미리 점검해야 한다.
2시간 정도 소요되지 않을까 예상했던 방송 선로 정비 작업 일이 1시간 정도만에 끝났다. 매번 방송 업체 분을 부를 수는 없으니 매뉴얼이 있으면 달라고 요청드렸다. 매뉴얼을 보고 하나 둘 익히면서 돌발상황에 대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 8년 동안 여러가지 학교 업무를 맡았지만 아직까지도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학교 일들이 한가득이다. 매번 새롭게 맡게 되는 업무를 두려워하지 말고 잘 헤쳐나가며 경험 자산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덧. 그런데 이렇게 전국적으로 동시 실시하는 영어 듣기 평가가 과연 필요하긴 한걸까?? 요즘 같이 개인 태블릿이 주어지는 시대에 토익처럼 인터넷으로 개별 듣기 평가를 할 수는 없는걸까?? 하지만 그 방법은 또 그 방법대로 고충이 생기긴 할 것 같다. 제발 끊김 사고 없이 지지직거림 없이 영어 듣기 방송이 잘 끝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