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날씨는 아직 덥다. 하지만 사람들은 벌써부터 앞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지금보다 50도는 내려갈 거라고 얘기하기 시작했다. 이런 극단적인 기온차에 이미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봄, 가을이 점점 짧아지다 보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추위에서 참을 수 없을 만큼 더위로 몇 주만에 확 바뀌는 것 같다.
우리가 살고 있는 스코틀랜드는 일 년 내내 온도 차이가 별로 없다. 이번 여름에는 보통 15도 정도였고 가끔 20도까지 올라갈 때도 있었다. 스코틀랜드는 겨울에도 영하로 잘 떨어지지 않고 보통 5-10도 수준을 유지하기 때문에 겨울을 나기가 힘들지는 않다. 그래서 여름과 겨울의 차이도 그리 큰 편이 아니다. 브로츠와프 대학교(University of Wroclaw)에서 강의를 할 때 폴란드에 살았었는데, 스코틀랜드에 비하면 폴란드의 계절은 좀 더 뚜렷한 편이다. 이번 여름에만 해도 25-30도 정도였고 가끔 30도 이상으로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겨울을 향해 가면서 기온도 점차 떨어져 앞으로 몇 주 동안은 0-5도 사이를 오갈 것이다.
한국, 폴란드, 스코틀랜드에서 살아본 경험 상 나도, 우리 남편도 여름 더위와 겨울 추위 사이의 차이가 한국에서 가장 크다고 느꼈다.
한국 여름은 정말 덥고 겨울은 정말 춥다!
재미있는 건 이게 단순 우리 느낌만이 아니라는 거다. 비주얼라이징코리아(VisualisingKorea)는 한국의 최고/최저 기온 차이가 다른 나라에 비해 정말로 극단적인지 확인해보고자 국가별 월평균 기온 데이터를 분석해보았다. 그 결과, 우리의 느낌이 단순 느낌이 아니었음이 확인되었다. 한국 사람들은 정말로 고소득 국가(OECD - Organis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경제협력개발기구)들 중 가장 극단적인 기온 차이를 경험하고 있었다.
비주얼라이징코리아(VisualisingKorea)가 제작한 OECD 국가별 연평균 기온 차이 비주얼라이제이션(visualisation).
비주얼라이제이션(visualisation) 원본에서는 "표준화 범위(Standardised Ranges)"와 "실제 범위(Actual Ranges)" 버튼을 눌러 비주얼라이제이션을 바꿀 수 있다. 비주얼라이제이션(visualisation) 원본 바로가기
위의 캡처를 보면 한국을 비롯한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북한 포함)의 가장 춥고 더운 달의 월평균 기온을 볼 수 있다. 최고 월평균 기온과 최저 월평균 기온의 차이를 기준으로 차이가 가장 높은 국가부터 순서대로 나타나 있다. 즉, 캐나다의 차이가 가장 크고 그다음이 북한, 한국 순이다. 데이터는 세계은행(World Bank)의 2016년 데이터를 대상으로 했다.
"Actual Ranges(실제 범위)"를 선택한 아래의 캡처를 보면, 월평균 기온이 가장 높을 때와 낮을 때의 차이가 가장 큰 국가는 캐나다이다. 하지만 역시 비주얼라이제이션에서 나타나듯이 캐나다의 연평균 기온차가 높게 나타나는 것은 최저 월평균 기온이 굉장히 낮게 나타나는데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캐나다의 월평균 최고 기록은 11.6도로 그리 높지 않다. 캐나다의 연평균 기온 차이를 크게 벌린 주범인 최저 월평균 기온은 캐나다 최북단,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곳에서 보고된다.
"실제 범위(Actual Ranges)"가 선택된 비주얼라이제이션(visualisation). 캐나다를 나타내는 바(Bar)에 마우스를 가져다대면 캐나다의 기온 기록을 볼 수 있다
반면에 한국의 큰 연평균 기온차는 가장 낮을 때와 가장 높을 때 양쪽 모두에서 비롯된다. 즉, 겨울 월평균 기온은 매우 낮은 반면, 여름 월평균 기온은 매우 높다는 것이다. 아래 비주얼라이제이션(visualisation)을 보면, 한국의 최저 월평균 기온은 다른 국가들보다 낮으면서 최고 월평균 기온은 다른 국가들보다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월평균 최고 기온이 한국보다 높은 국가는 지중해 근방, 멕시코가 유일하다.
마찬가지로 한국의 최저/최고 월평균 기온도 볼 수 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한국의 인구 밀도는 경제협력기구의 다른 국가들에 비해 월등하게 높고 영토 면적은 훨씬 좁다는 것이다.
또한 재미있게도 이러한 현상은 지난 30년 동안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비주얼라이징코리아(VisualisingKorea)는 같은 출처의 데이터를 1991년부터 2015년까지 모두 분석하였는데, 그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30년 동안 기온차가 큰 국가 상위 5개국 내에 항상 머물렀으며, 대부분의 기간 동안 3위를 기록했다. 상위권에 나타난 다른 국가들은 주로 이례적인 날씨를 기록한 해에 한해서 상위권을 기록하지만, 금세 다시 아래 순위로 밀려나곤 했다.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한국의 극단적인 기온 변화는 한번 나타나는 이례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다. 북한 사람들은 2015년에 가장 심한 온도차를 겪은 것으로 결과가 나타났는데, 이외에도 북한의 기온차는 지난 30년 동안 지속적으로 남한보다 크게 나타났다.
한국의 극단적인 기온차는 단순한 느낌이 아니다. 정말이다.
결국 우리가 느끼는 한국의 극한 기온 차이는 단순한 느낌이 아니었다. 한국 기온차는 정말로 극단적이다. 비주얼라이징코리아(VisualisingKorea)의 비주얼라이제이션(visualisation)이 이를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