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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sualising Korea Nov 05. 2019

교육이 밝은 미래를 가져다줄 수 있을까?

한국 고등교육의 가치: 보증수표인가 복권인가?

이번 브런치 기사는 비주얼라이징코리아의 최신 영상을 요약정리한 기사입니다. 영상에서는 비주얼라이징코리아의 기사 중 하나인 한국의 고등교육을 주제로 합니다. 고등교육이 더 나은 미래를 보장해주는 ‘보증수표(passport)’가 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당첨 확률이 낮으면서 값만 비싼 복권에 불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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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들어가기에 앞서 고등교육이란, 최상위 단계의 교육 기관에서 제공하는 교육을 말한다. 기본적으로 고등학교 이상의 교육, 대학교 또는 대학원의 교육을 고등교육이라고 한다. 한국의 고등교육은 얼마만큼 가치가 있을까? 대학은 정말 밝은 미래를 보장해줄 수 있을까?       


다른 많은 나라들처럼 한국에서도 대학 졸업장, 고등교육 졸업이 밝은 미래를 보장해주는 ‘보증수표(passport)’라고 믿던 때가 있었다. 이러한 믿음 덕에 한국의 고등교육은 비약적으로  팽창했다. 지난 20년 동안 25 – 34세의 고등교육기관 진학률을 나타낸 아래의 차트를 보면, 고등교육이 얼마나 크게 팽창해왔는지 볼 수 있다.

 

1995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의 25-34세 고등교육 진학률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현재, 대학 졸업장을 획득한 한국의 청년층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 하지만 대학 졸업장은 정말 밝은 미래를 보장해줄 수 있을까? 대학 졸업장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이 정말 가치 있을까?


많은 나라에서 대학 졸업장이 밝은 미래를 보장해주는 ‘보증수표’라고 믿던 시기는 지나가고 있다. 보증수표라기보다는 당첨 확률이 낮은 복권이 되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영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런던 대학 (University of London)의 가이 스탠딩(Guy Standing)에 따르면, 요즘의 대학 졸업생들은 상당수가 자신들이 복권으로 팔렸다는 사실을 빨리 깨닫는다고 한다. 어떠한 미래도 없이 학자금 빚만 떠안은 채 졸업하기 때문이다.

‘복권’은 한국의 대학 졸업장에도 적절한 비유가 된다. 비주얼라이징코리아 웹사이트의 “교육 시리즈 1: 교육이 밝은 미래를 보장해줄 수 있을까?” 기사는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활용해 다양한 교육 수준의 사람들이 어떤 직업과 어느 정도의 수입으로 정착하게 되는지를 분석했다.


데이터에서 발견한 가장 놀라운 결과는 시간이 갈수록 대학 졸업생들 사이의 소득 불평등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20년 전, 대학 졸업생의 소득은 대개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이 같은 사실은 아래 차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98년, 교육수준에 따른 소득수준. 소득수준의 분포가 좁은 것을 볼 수 있다.


차트에서 각각의 점들은 한국 전체 인구를 대표하는 샘플로부터 나온 각각의 개인을 뜻한다. 차트의 수평축은 교육 수준을 나타내고 수직축은 수입을 나타낸다. 오른쪽으로 갈수록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위로 올라갈수록 수입이 높아진다. 먼저, 아시아의 외환 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1998년도에는 대학 졸업생들의 수입 구조가 매우 좁고 압축적인 것을 볼 수 있다 (대학 졸업생 그룹의 점들이 위-아래로 분포한 정도가 적음).


하지만 외환 위기 이후부터 대학 졸업생들 간의 수입 차이는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다음은 위와 같은 자료, 같은 차트를 2017년을 기준으로 한 차트이다. 


2017년, 고등교육 졸업생들 사이의 수입 격차는 20년 전에 비해 큰 폭으로 커졌다.


뿐만 아니라 아래 1998년부터 2017년까지 1년씩 변화하는 다음의 차트를 보면, 지난 20년간 대학 졸업생들의 소득 차이의 변화를 더욱 극명하게 볼 수 있다. 소득의 분포가 넓어지는 변화는 다른 교육수준 집단에서도 나타나지만 그 차이가 가장 크고 극명한 집단은 고등교육 졸업생 즉, 대학 졸업생, 대학원 졸업생들이다. 


고등교육 졸업생들 사이의 소득 분포는 점차 얇고 길어진다. 이는 곧, 20년 동안 이들 사이의 소득 격차가 커졌다는 이야기다.


이게 대체 뭘 의미하는 걸까?  

과거에 대학을 졸업하면 졸업 후의 임금 수준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다. 즉, 대부분의 졸업생들은 대개 비슷한 수준의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의 대학 졸업 후 수입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같은 졸업생들에 비해 비약적으로 높을 수도 있지만 아주 아주 낮을 수도 있다.
 
물론 2017년 조사 당시 수입이 낮았던 대학 졸업생도 그 이후에 더 높은 수입을 올리기 시작했을 수도 있다. 데이터가 이러한 부분까지 모두 담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20년 전과의 차이가 명확한 것은 사실이다. 대학 졸업생 중 많은 사람들이 꽤 오랜 시간 동안 낮은 수입의 직업에 머무르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20년 전에는 상상할 수 도 없었던 수준의 높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대학 졸업장은 갈수록 복권이 되어가는 게 맞는 것 같다.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건 운이 좋은 소수일 뿐이고 (SKY같이 소위 말하는 상위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높은 수준의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훨씬 많은 대학 졸업생들은 실망스러운 수준의 수입에 머무르게 된다. 


한국 고등교육이 갖는 또 다른 문제는 이 복권의 가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특히나 더욱 비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비주얼라이징코리아의 팀원 중 한 명은 EU 시민권자로 스코틀랜드에서 학사를 받고 스웨덴에서 석사를 받는 동안 등록금을 낸 적이 없다. 비슷한 일례로 비주얼라이징코리아 팀이 한국 문화 및 한국어를 가르쳤던 폴란드 대학의 학생들도 모든 수업을 무료로 받았다. 폴란드에서 모든 고등교육은 무료이다. 학생들 대부분이 한국학은 두 번째 학위 과정으로 공부했는데 어떤 학위에 대해서도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에서 대학 졸업장은 값비싼 비용을 치워야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한국 대학교의 교육 수준은 높다. 하지만 대학교 대부분이 사립이고 등록금이 비싸며 일부만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와는 달리, 비주얼라이징코리아의 팀원 중 한 명이 석사 공부를 했던 스웨덴에서는 모든 ‘국내’ 학생들은 $330 정도 되는 지원금을 매달 받는다. 스웨덴에서는 ‘Studiebidrag’라고 부르는데, 집안 배경이나 개인의 성적과는 별개로 모든 학생들에게 주어진다. 사실 스웨덴의 고등교육 기관은 성적을 매기지 않는다 – 통과하거나 통과하지 못하거나 둘 중 하나일 뿐이다. 물론 스웨덴, 유럽연합(EU) 학생들은 등록금도 내지 않는다. 그러니까 결국 학생들은 돈을 받으면서 대학을 다니는 것이다.


한국에서 장학금을 받으려면 보통 성적이 좋아야 하고, 성적이 좋다고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한국의 많은 학생들이 미래 없이 대학을 졸업하면서 엄청난 빚까지 떠안고 졸업한다. 이들이 갚아야 하는 학자금 빚은 대학 졸업생으로써 벌 수 있는 수입에 비해 많은 양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실망하고 좌절할 수도 있다. 좌절할 뿐만 아니라 비싼 대학 등록금을 비롯해 대학 교육이 끝날 때까지 지원해준 부모님에 대한 죄책감이 따를 수도 있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그에 맞는 직업과 수입이 따르지 못한 데에 스스로를 책망하지 말기를 바란다. 위의 비주얼라이제이션의 각각의 점들을 기억하는가? 각각의 점들은 각각의 개인들은 나타내고 이 개인들은 한국 전체 대학 졸업생들 중 소수의 표본 집단(sample)이다. 즉,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실제로 이보다 훨씬 많이 있다. 이는 곧 개인의 개별적인 문제라거나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 구조적인 실패라는 이야기이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물론 좋은 대학에 입학하거나 좋은 직장을 가질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비주얼라이징코리아 기사에서도 보듯 이는 분명 사실이다. 하지만 경쟁의 장(playing field)에 온갖 불평등이 만연하고 사회가 공정하지 않을 때 개인의 재능과 노력이 만드는 결과는 한계를 갖기 마련이다. 비주얼라이징코리아의 다음 기사에서는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개인의 성공을 결정짓는 불평등에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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