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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미상 Aug 02. 2020

비는 그쳤지만


빗소리가 잦아들자

무서울 정도의 속도로

매미 울음소리가

엄습해 왔다.


들의 울부짖음이

세상을 메우고

나의 온몸에 닿아

좌우의 청각기관은

온통 그 떨림에 잠식되어

균형 감각과 위치 감각마저

처참히 상실하였다.


들의 목소리만이 들리고

그것이 진실이고

그것만이 정의라 하였다.


쏟아지던 빗줄기에

작은 몸을 웅크리며

비가 그치기만 기다린 것은

비단 저들만이 아닐 것인데


이제는 저들도 같이

비를 피했던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


여름이 영원하진 않겠지만

유독 긴 여름이 될 것 같다.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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