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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미 선 Oct 30. 2024

상식은 맛있어(3)

땡전 한 푼

우리는 수중에 돈 한 푼 없을 때 땡전 한 푼 없다고 말한다.

"어째 없어도 이렇게 땡전 한 푼이 없냐."

호주머니를 뒤집어 봐도 땡그랑 떨어질 동전 하나가 없다면 휴!

생각만 해도 바람 빠지는 일이다. 


여기서 말하는 땡전이란 당백전을 뜻한다.

당백전은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짓기 위해 발행한 화폐다. 

법정가치로는 숙종 때 만들어진 상평통보 보다 월등한 100배의 가치를 지녔다. 

그럼에도 실제 가치는 형편없었다. 


이 돈은 3년 동안 통용되었는데 화폐가치의 하락과 물가 폭등을 불러왔다. 

그래서 당시 사람들이 당백전을 몹쓸 돈이라 하여 땅돈이라 불렀다. 

이것이 변화되어 땡전이 되었다.


근대로 와서 우리나라는 1906년 최초로 5원 10원 20원 금화 3종을 발행했다. 

그중에서 20원짜리 금화가 현재 1억 5천만 원까지 호가한다고 한다. 

참 대단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희소성에 따라 가치가 상승하는 원리를 이해하게 된다.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돈 중에서 지폐는 무엇으로 만들었을까?

종이?   

종이로만 돈을 만들면 오래 사용하지 못한다.

지폐는 순 면사를 쓴다. 


수표 또한 단순한 용지가 아니라 기능성 특수용지를 쓴다. 

이 사람 저 사람 손에 손으로 전달되고 구겨지는 돈이 종이로만 만든다면

얼마 못 가서 훼손될 게 뻔하다. 


몰래 감춰뒀던  바지 주머니 비상금.

그것을 검수 없이 세탁기에 넣었다면 종이돈의 해체는 시간문제다.

형체도 없이 뭉그러진 돈은 얼마나 허망할까.


언젠가 남편이 술에 취한 날.

주머니에 돈을 구겨둔 채 바지를 벗어 두었다.

그날따라 바쁜 일이 있어 그대로 세탁기를 돌렸는데 어머나!


빨래를 꺼내자 한쪽 구석에 똘똘 뭉쳐있는 배춧잎을 발견했다.

만 원권 다섯 장.

물세탁된 지폐는 뭉쳐있을 뿐 말짱했다.

창가에 쪼르르 펼쳐놓고 환호성을 질렀을까? 비명을 질렀을까?


돈을 세탁기에서 주웠노라고 고백은 하되 그건 세탁비로 챙겨두었다.

빨래가 된 깨끗해진  돈이다.

그것을 순 종이로만 만들었다면 橫財(횡재)가 아닌 橫災(횡재)가 된다.


오늘은 돈의 가치와 그로 인한 땡전의 유래를 알아봤다.

누구나 돈과 무관할 수 없고 그 녀석으로 인해 울고 웃는 우리들. 

우리 모두가 돈으로 인해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

돈으로 인해 비굴하지 않았으면 더 좋겠다. 




참고 문헌:『알아두면 쓸데있는 신 잡학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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