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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K Mar 03. 2024

세트를 만드는 재료 (1) 나무

세트의 뒷면

실제처럼 리얼한 세트들도 뒷면이 나무로 되어있음을 볼 때, 가짜 세상과의 경계를 보는 것 같아 재밌다. 촬영이 끝나면 해체되는 것이 방송세트의 운명이기에, 대부분의 세트는 목재로 지어진다. 목재는 세트를 만드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재료다.


외부에 짓는 세트인 ‘오픈세트’는 실제 건물처럼 견고하게 짓기도 하고, 세트 퀄리티가 높아지고 있지만 건축/인테리어보다는 단가가 저렴한 목재를 사용하는 편이다. 세트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자재들에 대해 정리해 본다.


세트에 많이 사용되는 목재들


1. 각재류


-한치각재(다루끼): ‘한치’라고 불리는 30mm 정도 두께의 각재로, 27x27x3600mm 또는 30x30x3600mm 규격이다. 한치각재에 이찌부 합판을 쳐서 만드는 ‘한치평판’은 가장 기본적인 세트다. 이를 ‘가베’라고 하기도 한다.


-투바이: 30x69x3600 또는 30x65x3600mm


-오비끼(산승각): 81x81x3600mm. 3의 3 제곱이라 산승각이라 불리기도 한다.


-투바이포: 38x89mm, 창틀을 만드는 ‘왁구재’로  많이 사용한다. 투바이포(2x4)라는 명칭에 대해 궁금증이 있었는데, 2x4inch를 mm로 환산하면, 50.8x101.2mm가 되어야 하지만, 이는 생목을 켠 사이즈이고, 이를 대패질하여 가공하고 건조되면 38x89mm가 나온다고 한다.


쓰고 보니 일본어 파티라, 청산해야 할 잔재일 수도 있지만 현장에서 바로 소통하기엔 목수분들 입에 익은 말이 더 편할 때가 있다.


2. 합판류


-일반합판: 특정수목으로 만든 합판이 아니라, 여러 나무를 사용해 만든 합판으로, 가장 기본적으로 사용된다. 표준규격은 ‘4x8자’, 1220x2440mm이다. 두께를 이야기할 때는 이찌부, 니부, 삼부, 욘부, 고부 같은 일본어를 붙여 ‘이찌부합판’ 등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요즘은 점차 mm로 표기하고 있다. 실제론 2.7, 4.8, 8.5, 11.5, 14.5mm지만 편의상 3, 6, 9, 12, 15mm로 표기하곤 한다.


-MDF 합판: Medium Density Fiberboard의 약자로, 나무 섬유와 합성수지 접착제를 섞어 높은 온도에서 압축하여 만들어진다. 표면이 매끈하고 나뭇결이 없어, 인테리어 필름 같은 마감재를 붙이거나, 철판처럼 매끈한 면을 표현하고 싶을 때 사용한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 집에 있는 저가 가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물이 닿으면 불어버리기 때문에 다습한 환경을 조심해야 한다.


-미송합판: 미송나무를 사용해 만든 합판으로, 일반합판보다 습기와 충격에 강하다. 세트에서 나뭇결을 살리고 싶은 경우, 미송합판, 느릅 mdf, 낙엽송 합판 등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 중 미송은 나뭇결이 가장 은은한 편이고, 저렴한 급으로 살수록 옹이가 많이 보인다.


-코어합판(블록보드): 코어는 나무의 심재를 일컫는데, 심재를 잘라 넣고 위아래 표면에는 얇게 깎은 단판을 접합시켜 만든 합판이다. 단면이 (내 생각엔) 빵또아처럼 생겼다. 코어합판은 원목처럼 쉽게 변형되지 않고 철물 조인팅도 넣을 수 있다. 변형이 적고 부드러운 표면 때문에 세트에서 선반이나 책장 등을 짤 때 많이 사용한다. 두께는 18mm, 24mm로 일반합판보다 두께감이 필요할 때도 사용한다.


-밴딩합판(요꼬합판): 가로를 의미하는 일본어 ‘요꼬’에서 알 수 있듯이, 가로결로만 제작되어 구부려서 사용할 수 있는 합판. 곡선으로 된 면을 제작할 때 사용한다.


-집성목: 나무를 일정하게 재단하여 이어 붙인 가공목재로, 집성 각재도 있고 판재도 있다. 원목조각들을 이어 붙인 것이기에 원목의 장점을 가지면서 보다 저렴하다. 시각적으로 각기 다른 나무블록들이 결합된 모습이 보인다.


-무늬목: 원목을 얇게 썰어내어 합판에 부착한 것으로, 원목보다 저렴하지만 실제 원목의 나뭇결을 보여준다. ’ 느릅 mdf'는 느릅나무 무늬목을 mdf에 붙인 것. ‘고부찌’라고 부르기도 하는 절단면은 얇은 원목과 합판이 붙어있는 것이 그대로 보이므로, 절단면이 보이지 않게 사용해야 한다.


-방부목: 목재보존제를 침투시켜 방부처리한 자재로, 방킬라이 등 다양한 수목이 사용된다. 외기나 습기에 강하기에 데크재로 많이 사용된다. 야외 데크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줄무늬 홈이 파인 목재가 방부목이다.

루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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