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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성파파 May 30. 2024

자격(증)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자격(증)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유튜브를 검색하던 중, '자격증 왕'이라 불리는 어느 변호사의 스토리가 있었다. 이분은 대략 30여 개의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었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감정평가사, 손해사정사 등 두 손으로 헤아리기 힘든 자격증들이었다. 현재 그 유명한 김앤장에 근무하며 회계와 법률 관련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었다... 쉽게 따라 하기 힘든 대단한 이력이다. 집념과 소신이 없다면 자격증 왕이라 불릴 만큼의 영광은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이런 분들의 얘기는 아주 특별하고 경이로운 케이스다. 대부분의 밥벌이를 위해서는 자격증 한두 개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자격은 사전적으로 '일정한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조건이나 능력'을 의미한다. 자격증은 일정한 자격을 인정하여 주는 증서이다. 우리는 흔히 자격증 하면 국가공인 자격증을 떠올린다. 이러한 범주에 들어있는 자격증은 각종 근거법률에 의해 엄격히 제한되고 관리감독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익적 규제 목적과 일정한 제도적 기준을 정해준다는 양자적 의미가 있다.


법이 규정하는 공인 자격증은 말 그대로의 쓸모를 지닌다. 흔히 말하는 사(士) 자 자격증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고 생활수준을 달리하게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런 류의 자격은 흔치 않기 때문에 경제적 부가가치는 덤이 된다. 국가와 사회가 존재하면서부터 인정된 수많은 자격증은 오늘날에도 빛을 발하며 수많은 이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그 영광을 얻은 것은 소수에 불과하다. 경쟁과 시험이라는 관문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반면, 일정한 공인 자격증이 없어도 특별한 능력과 활동을 통해 공인 자격보다 더 큰 인정을 받고 있는 이들이 많다. 예를 들어 김창옥, 김미경, 강창희, 설민석, 그리고 유시민과 강원국 등... (이들 외에도 독특한 능력만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브랜드화된 수많은 이들이 있다.) 이들은 공인 자격증 없이도 이름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화되어 있는 경우다.


게이머와 수많은 웹툰, 웹소설 작가들, 유튜버 같은 수많은 크리에이터들도 마찬가지다. 최근에 뜨고 있는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과 곽튜브 등을 보라! 예전에는 공인 자격증의 가치가 브랜드화된 자격의 가치보다 더 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특정한 능력을 겸비한 자격 소지자 중 상위 그룹은 공인 자격증 소지자들이 넘볼 수 없는 사회경제적 파워를 지닌다. 그 힘은 명예와 경제적 부와 직결된다. 하지만 이 분야 역시 소수 상위권의 영광만 입소문으로 떠돌고 있다.


자격(증)을 얻기 위한 요건이 있을까?


우리 속에 숨어있는 능력과 축적된 시간은 하나의 자격(증)이 된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만들거나 부르고, 말을 전하고, 누군가를 설득하고 감동시키는 모든 행위가 하나의 자격요건에 해당한다. 물론 이러한 행위가 경제적 가치를 가져 환가성을 가질 때 삶의 무기가 되는 하나의 "자격"증이 된다.


보다 작게 글 쓰는 이들만 봐도 그렇다. 카카오 브런치스토리 블로그 등 각종 창작 플랫폼에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강연을 하는 이들 중 여러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나오고 있다. 단견이지만, 이들 플랫폼에는 등단 작가들의 작품 못지않게 재미와 감동을 주는 볼거리들이 많다. 이는 기성 작가적 시선과 권위를 탈피하고 다양한 실생활의 경험이 녹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히려 전업 작가들에게 부족한 전문성과 경험과 시간이라는 장점이 그 개개인들을 더 빛나게 하지 않았을까.


미대를 나와서 웹툰을 그리고, 의사나 판검사를 하다가도 글을 쓰고 만화를 그리는 세상이다. 저마다의 능력이 소비자의 기호에 부합할 때 명예와 경제적 부라는 날개를 단다. 물론 여기는 보이지 않는 창작의 고통과 농축된 시간의 법칙이 그대로 적용된다. 하루아침에 로마가 이루어지지 않았듯이 하나의 자격은 인고의 시간을 요구한다. 타인의 영광이 하룻밤 기적처럼 보일지라도 그 속에는 눈물과 인내의 시간이 녹아있다.


일하는 사무실에서도 직원들이 다양한 자격증 공부를 하고 꾸준히 자기 계발을 하고 있다. 그들은 무엇을 위하여 시간을 쪼개고 미래의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을까? 현재의 직업에 대한 불만 때문에, 미래의 불안 때문에, 든든한 노후준비를 위해, 때로는 참을 수 없는 창의적 욕망 때문에... 그들을 다시 책상 앞으로 불러들인 동기와 이유는 그들의 얼굴이나 캐릭터만큼이나  다양할 터이다. 


타인들과 다른 특별한 능력과 경험을 가진 이들은 자신의 강점을 무기로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는 장으로 나아가면 다. 그렇지 않은 이들은 공인 자격증의 영역에서 공부와 시험의 관문을 통과하면 될 것이다. 최근 각종 크리에이터들이 유튜브나 인터넷 플랫폼에서 자신의 능력과 자격을 시험하고 있다. 또한 각종 자격증 시험의 경쟁률도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평생직장이 사라지고 고용불안을 반영하는 어쩔 수 없는 세태를 반영하는 까닭이다. 지하철역의 광고판을 도배하고 있는 각종 자격증 학원광고를 보시라!


이제는 자격이나 자격증의 의미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자격과 자격증은 인간다운 삶을 위한 최소한의 교두보이거나 최적의 무기가 될 것이다. 그 활용법과 쓸모에 의해 다양한 삶의 경로가 정해지겠지만, 그것을 가진 이들과 없는 이들의 차이는 클 것이다. 다만, 이러한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자기 계발서에 쓰인 문장을 넘어서야 한다. 1만 시간의 법칙과 모닝 미러클과 꿈꾸는 다락방을 넘어서는 그 무언가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것이 첫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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