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에 관하여
아이들은 오늘도 책상에 앉아
밥 대신 이야기를 먹는다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이야기의 홍수 속
달콤하고 자극적인 메신저에게 눈과 귀를 빼앗긴다
마주 앉아 이야기하는 것은
닳도록 복사되어 훼손된 말과 표정
정작 메시지를 쓴 사람의 손끝은
물집과 연필 검댕이 투성이다
마감시간에 쫓기는 도망자의 신세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한다
그 사람은 글 속에 산다
글 안에는 사람이 산다
그 사람은 고통 속에 글을 낳아
글과 함께 밥도 지어먹고 아픈 몸도 돌본다
우리가 글 속에 사는 사람을 잊어버리면
그는 금세 굶주려 살게 된다
글 안에 사는 사람을 보는 일은
글의 주인을 인식한다는 일은
한 생명, 한 가족의 하루를 지키는 일인 것이다
2025.04.24. 메타보이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