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수업
수업이 다 끝났어요
이제 집에 돌아갈 시간이에요
수없이 반복된 꿈들과
아직 이루지 못한 바람들은
칠판에 적어둔 글씨처럼
조용히 지워질 거예요
앉았던 자리를 정리할 시간이에요
그 자리에 남은 자국도
햇볕에 따뜻하게 말라갈 것입니다
혹시 이 수업이 지루했나요
오늘 하루를 다 배우지 못한 채
종이 울려버렸네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대로 두고 가셔요
1교시엔 몸을 돌보는 법,
2교시엔 견디는 법,
3교시엔 사랑을 얻고 잃는 법,
4교시엔 기쁨의 짧음을,
5교시엔 괴로움의 근원을,
6교시엔 행복이 오래 머물지 않음을 배웠지요
이제 집에 돌아갈 시간이에요
올 때처럼, 그냥 조용히
모든 수업은 결국
스스로를 가르치는 일이었어요
다음이 있다면
또 만나요, 우리
2025.11.09. 메타보이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