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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랑콩떡 Sep 21. 2022

4박5일 필리핀 세부여행 2일차

휴가인지 배낭여행인지

1시쯤 누워서 이것저것 하다보니 새벽 두시. 오늘 일정은 새벽 4시부터 시작이라 쪽잠이라도 자야하는데 말이다. 생각보다 입국도 늦고 공항에서 숙소까지도 오래걸리고 이것저것 하니 시간이 순식간에 2시가 된 것이다. 오늘의 투어는 보홀과 카와산 폭포 및 캐녀니어링이다. 대충 바다와 산을 간다는 것과 에너지 소모가 클 것이라는 추측만 될 뿐이다.

이 다리는 두테르테 대통령, 현 집권 대통령의 큰 업적 중의 하나라고 한다. 필리핀에서 가장 긴 다리라고 하니, 두테르테 집권 후에 필리핀이 개발되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간접적으로 느껴졌다.

새벽 4시에 막 달려 도착한 곳은 만타유판 폭포이다. 이름을 제대로 읽은건지 헷갈리긴 하나 세부에서 꽤 유명한 폭포라고 한다. 그곳으로 가려면 흔들 흔들 정말 위태로운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차에서 자다가 깨서 갑자기 다리를 건너라니 내 다리가 후들거려 주저 앉을 뻔 했다. 겁이 많아서가 아니라 정말 너무 안전해보이지 않는 다리였다…

사실 선그라스 속 내 눈은 감겨있다. 두시간 가량 자고 투어를 시작하기엔 너무 피곤했다. 내가 왜 이런 일정을 오케이 했는지 과거의 내 자신을 잠시 질타하기도 했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구두이지만 계약을 다 했고 가이드도 만났는걸. 수세미인지(?) 신기한 식물들이 주렁주렁 걸려(?) 있어서 안에 들어가보면 얼마 안되는 거리이지만 마치 해리포터의 한 장면에 나올 법한 신기한 느낌을 준다.

원피스는 지난 번 다낭에서 한개에 만원주고 산거다. 이런 디자인의 원피스를 좋아하는데(체형커버 가능) 한국에는 잘 없거나 있어도 패턴이 마음에 안들거나 또는 비싸거나 그렇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동남아시아 여행가면 무조건 꼭 사서 쟁여놓는 아이템이다.

여기가 바로 흔들다리인데… 너무나 엉성하게 이어 놓은 것 같아서 너무너무너무 무서웠다. 물론 끊어지거나 발판이 빠지거나 하는 그런 불상사는 절대 일어나서도 안되고 일어나지도 않을 것이지만 사람이란게 상상으로 모두 다 이뤄내는 신기한 동물이 아닌가…! 고로 상상하며 걸어서 그런지 혹여나 떨어질까하여 너무너무너무 등꼴이 오싹하고 무서웠다. 앞으론 절대절대 흔들다리는 가지 않을 것이다. 그 어떤 곳이라도 ㅠㅠ

몰랐는데 가이드가 사진을 참 잘 찍어준다. 물리적으로 찍어주는게 아니라 구도나 포커스도 엄청 전문적으로 잘 찍어준다. 경험에서 나온 실력인걸까?

여기가 바로 그 폭포다. 얼핏보면 제주도에 와 있는 것 같다. 천지연 폭포에서 봤던 관경 같기도 하다.

제주도인지 세부인지 헷갈리는 사진이다. 하지만 난 세부이다!

앞머리를 자르지 못하고 갔더니, 자유로이 뻗치길래 머리롤를 했다. 한국과 같이 필리핀도 외부에서 머리를를 하는게 노멀한 행동은 아닌 듯 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들 쳐다보더라. 가이드는 상관없다고 괜찮다고 했거니만 자꾸 쳐다봐 신경이 쓰이기도 했다

세부 아침이 밝아오는 일상의 풍경

폭포를 보고 나서 30분 정도를 차를 타고 가더니 이제 아침을 먹을 거라고 정차했다. 해안도로를 끼고 바로 옆에 있는 작은 필리핀 현지 식당이였다. 아침 붸페식인 것 같았다. 바빠보이는 아주머니께 먹고 싶은 메뉴를 말하면 접시에 한 국자씩 떠서 준다. 메뉴가 되게 다양했는데 몇몇 메뉴 빼고는 생소해서 뭘 시킬지 고민이 됐다.

나는 가장 무난해보이는 멸치볶음 모양의 생선과 야채국, 야채볶음, 소고기국으로 추정되는 국과 밥을 주문했다. 가격은 250페소? 정도 였던 것 같다. 식당 곳곳에서 피부병 걸린 강아지와 고양이가 돌아 다닌다. 냄새도 살짝 났는데 그 냄새와 음식 냄새가 섞여서 사실 세 숫가락 정도 먹고 나머지는 다 먹지 못했다. 첫날이라 세부 현지 식당 문화에 음식에 적응이 안됐다.

차로 한시간 반을 더 달려서 모알보알에 도착했다. 보알보알은 스쿠버다이빙과 스노클링으로 유명한 곳이다. 바다 거북이와 정어리떼의 장관을 볼 수 있는 스팟이다. 입장료를 지불하고, 차로 조금 더 운전해서 가면 바다 근처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는 입장료 내는 곳. 이름이랑 나이, 엑티비티 뭐 할건지 적고서 입장료 받고 티켓을 받으면 된다.

가이드 아는 형이 스쿠버다이빙 마스터라며 버디가 되어서 아니 가이드가 되어 줄 거라고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다. 우리네 정말 깡시골에나 가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그래도 날씨도 너무 좋고, 사람들도 다 웰커밍해주는 분위기, 느긋한 분위기가 섞여 아 여기가 세부구나를 느끼게 해줬다. 참으로 잠시 멍때리고 있었지만서도 좋았다.

여기가 이제 스쿠버다이빙을 하러 들어갈 바다이다. 바닷가 근처에 사는 아기 또는 어린이들은 아무 장비 없이 수영을 하더라. 미소가 정말 맑고 예쁜 아이들이였다.

바다가 정말 너무 맑고 투명해서 아이오프닝되는 순간이였다. 티비에서만 보던 이런 색의 바다가 내 눈 앞에 펼쳐져 있다니 돈 열심히 벌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아름다웠다 정말…

한국은 다이빙을 가면 내가 옷을 챙기고 내가 다 입고 장비도 내가 세팅하고 그래야하는데 여기는 옷만 내가 입지 마스크까지 씌여줄 정도로 정말 너무너무 원스톱으로 다 해준다. 해외에 나가서 다이빙을 하면 편하다는 소리를 말만 들었지 실제로 내가 경험해보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왜 다들 해외에 나가 다이빙 하는 것을 그토록 원하는지를 느끼게 되는 순간이였다.

다이빙 하고 나서 갑자기 여기 바가 유명하니 여기서 사진을 찍어야한다고 가이드가 그랬다. 세부 어딜가나 있는 강아지이지만 요 강아지는 잠팅이 강아지라서 넘 귀여워서 같이 찍었다. 아무리 가까이 다가가도 깨질 않는다ㅋㅋ 눈만 꿈뻑꿈뻑 거릴 뿐 몸은 요지부동이다.

날씨도 바다도 하늘도 모두 다 너무너무 예뻤던 날

corals

니모 물고기다!

성게!

풀 뜯어 먹고 있는 바다 거북이!

불가사리!

알고보니 마스터는 내 레스큐 사부님의 샵에서 일했었다고 했다. 막탄에 있는데 내가 막 다이빙 어디서 자격증 땄는지 누구한테 땄는지 말했더니 자기 그 강사님 밑에서 3년 동안 일했었다고 했다. 나는 엄청 신기하고 그래서 호들갑 떨었는데 가이드는 참 차분한 사람 같았다. 큰 리엑션은 없는 사람이다. 그래도 다이빙 내내 잘 챙겨줘서 고마웠다! 예쁜 사진과 잊지 못할 추억!

목에 담온거 아니고 공기통 벨브에 머리카락이 끼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바다 거북이는 수심이 얕은 곳에서 사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물살이 엄청 쎄서 몸을 지탱하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또 다른 나의 버디가 나를 눌러주고 있다. 부끄럽지만 정말 부력 연습을 꾸준히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지가 쎈 곳은 조절이 참 어렵다. 아직 나에겐.

잘 안보이지만 오른쪽 거뭇한 그림자가 모두 정어리 떼이다.

요기도 정어리 떼를 따라가고 있는 모습이다. 정말 엄청 많았는데 고프로에 다 담기지 않아 아쉽다.

요거는 현지 환전소에서 달러->페소 로 환전한 영수증이다. 저렇게 많이 환전 했는데 패키지 비용 내니까 다시 빈털터리행.

여기는 해산물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현지식 붸페이다.

이렇게 중간에 불판도 있어서 새우를 인원수만큼 갖다 주는데 기름 두르고 셀프로 구워먹을 수 있다. 책상에 개미들이 너무 많아서 신경에 거슬렸지만 다이빙하고 나온 뒤라서 너무 배고파 신경 쓰이는 순간도 잠시고 정신 없이 밥을 먹었다.

오후에는 캐녀니어링을 하러 왔다. 일정표에는 익스트림 엑티비티라고 해서 조금 위험할까 무서웠지만 아직까진 so far so good이다. 캐녀니어링 업체에 도착해서 샌들로 갈아신고, 구명조끼 입고서 트럭을 타고서 10-15분 정도 오니 이렇게 언덕배기에 도착했다. 여기서 이름을 쓰고 입장권과 집라인 그리고 방수케이스를 구매했다. 집라인으로 10분이면 가는데 안 그러면 걸어서 40분을 산행해야했다. 체력도 비축하고 시간도 아낄 겸 나는 집라인을 탔다.

오늘의 내 전담마크인 가이드 “안“! 엄청 밝고 친절하다! 가는 내내 내가 급 피곤해지니 화이팅하라고 엄청 응원해줬다. 완이랑 어떻게 일하는지랑 가족 얘기도 하고 이런저런 얘기 하면서 왔는데 재밌었다. 세부 밖으로 한번도 나가 본 적이 없다고 해서 찐 세부인인과 캐녀니어링을 하다니 하며 영광스러웠다. 어쩐지 발 밑도 보지 않고 바위가 엉켜있는 계곡을 그냥 가더라니, 찐 현지인이였어.

이곳이 바로 캐녀니어링 시작지점이다. 너무 더워서 물 속에 들어가고 싶을 뿐이다.

물 색깔이 너무나도 영롱하고 맑았다. 석회암이 물이 되서 흘러서 그런가?

아니? 세부 사람들은 다 사진 촬영 교육을 받는건지 이번 가이드 또한 사진을 너무 잘 찍었다. 위치 구도 각도 포즈 하나하나까지 다 디테일하게 설명해줬다. 어찌 이런일이, 너무 신기해ㅋㅋ

여기에는 점프 스팟이 있는데 얕게는 3, 5미터부터 35미터까지 있다고 한다. 나는 무서우니까 5미터까지만 하고 나머진 남들 하는거 구경만 했다. 무서웡

4시간 30분 동안이나 걷고 수영하고 하려니 너무 힘들었다. 발에 뭔지 모를 것에 찔려서 발바닥도 너무 아팠고, 가다가 바위에 긁혀서 아팠고, 물 속의 바위를 잘 못보고 미끄러지기도 했고 하다보니 에너지 소모가 장난아니였다. 결국 2시간만에 체력 방전. 방전되도 가이드가 나를 업고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꾸역꾸역 완주(?) 완등(?) 완닝(!)했다.

캐녀니어링과 카와산 폭포를 보고 업체에 돌아왔더니 사장님께서 맛있는 식사를 준비해주셨다. 이번 밥은 정말 맛있었다. 특히 튀긴 치킨과 필리핀 맥주조합이 굿이였다. 가이드 말로는 사장님이 처음에는 엄청 작은 오두막집이였는데 이만큼 그게 이제 원두막 정도가 되었고 손님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다 사장님께서 엄청 친절하시고 밥도 맛있고 그런 이유라고 했다. 그냥 주방에서 일하는 아저씨라고 해서 사장님 아닌 줄 알았는데 사장님이라고 해서 놀랐다. 권위의식이 전혀 없고 같이 일하는 가이드 동료들이랑 허물없이 지내는 모습이 엄청 보기 좋았다.

내일의 투어는 오슬롭에서 있어 오슬롭으로 건너와 숙소를 구했다. 알록달록 귀여운 숙소였다. 씻자마자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잠 들어버렸다. 쿨쿨~


오슬롭 투어는 시간이 나면 쓰는 걸로,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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