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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랑콩떡 Dec 09. 2022

직장인 2년차 권태기 or 슬럼프 극복 방법

익숙함에 소중함을 잃지 말자

이제 3년차를 바라보는 2년차인 나는 영겁의 시간 같았던 슬럼프를 다음과 같이 극복할 수 있었다.


때는 바야흐로 2년 전, 나는 회사의 기둥이 되겠다 뼈를 묻겠다는 신념으로 미천한 나를 뽑아준 회사에 감사를 하며 매일 절을 하고 다니고 싶을 정도로 애사심이 하늘을 찔렀던 때가 있었다.


그러한 애사심이라는 콩깍지에 씌여 1년 간은 회사의 어떠한 모습에도 좋았다. 회사 모든 사람들이 존경스러웠고 멋져보였다. 꼰대 같은 몇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정말 빨리 친해지고 싶을 만큼 그렇게 나는 하루하루 즐거운 마음으로 회사를 다녔다.


실제 프로젝트에 들어가 업무를 맡겨 되고 실수를 하고 죄절을 하고 헤매다 야근을 하고를 반복하며 자존감은 바닥을 쳤다. 이 일이 나랑 맞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회사가 가는게 점점 싫어졌다. 그러면서 회사 사람들도 다 싫어졌다. 모두 다 가식 같고, 사회에 찌든 사람들처럼 보였다. 친한 몇몇 상사들이 회사의 히스토리를 들려주었다. 회사의 공평하지 않은 팀간 대우에 점점 실망과 체념의 마음이 커졌다. 기대해봤자 바뀌는 건 없는 회사에 내가 뭘 바라나 싶었다. 대우를 받은 것 같은 직원들이 미웠다. 나도 힘들게 똑같이 면접보고 동등한 자격으로 들어왔는데 이렇게 고통받고 인내해야 하는건지 불공평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퇴사를 결심하고 대학원과 이직 루트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2년이라는 시간은 짧지도 길지도 않은 어정쩡한 경력이였다. 아에 지금의 직무를 내팽겨치고 다른 직무로 간다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경력이였다. 해외 석사와 미국 취업을 동시에 준비했다.


지금 직무를 좀 더 깊게 해보고 싶었다. 정말 끝까진 아니라서도 어느정도 깊게는 해보고 아니다 싶으먄 다른 길로 가고 싶었다. 몇 실수를 해서 내가 이 일과 맞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도 섣부르다고 생각했닼 RICS도 따고, 석사학위도 취득하고, 다시 돌아와도 받아주지는 않겠지만 다른 곳으로 가더라도 크고 좋은 외국계로 가고 싶었다. 생각해보니, 영어도 같이 배우면 좋을 것 같아 해외 석사를 생각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등록금과 체류비였다. 지금 모은 돈으로 가기엔 빠듯했다. 장학금이 된다는 보장도 없고, 영국 미국 호주 캐나다 어디로 선택할지도 갈피를 잡지 못했다.


자존감은 쉽게 올라가지 않았다. 회사만 가면 너무 우울했다. 너무 재미없고, 출근할 때마다 울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우울증에 걸린게 확실하다. 주말이면 침대에 누워서 잠만 잤다. 한 발자국도 집 밖에 나가지 않기를 몇주가 흘렀다. 아마 팀 사람들도 눈치챘을 것이다. 얘가 지금 슬럼프이구나, 회사에 마음이 떴구나 라고. 사실이였다. 미국으로 다시 가고 싶었다. 영주권을 지원해줄수 있냐고 면접에서 물어보며 솔직하게 지금의 내 상황을 전달하며 인텨뷰를 해 나갔다. 우연치 않게 찾은 회사와의 인텨뷰에서 정말 진심으로 영주권을 진행해주고 장기적으로 같이 일하고 싶어하는 회사를 만났다. 심지어 사내 이민 전문 변호사도 있어 H1B 이후의 영주권 진행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J1으로 오든 어떻게 오는 것이 서로에게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것인지 같이 고민하고 좀 더 찾아보자는 답변을 받았다.


또 다른 회사와 곧이어 인텨뷰를 진행했다. 일반 아저씨였는데 내 얼굴만 보이고 소리만 들으며 진행했다. 1시간 가량 여러 이야기를 하고 곧이어 영어 인텨뷰를 했다. 오랜만에 영어를 쓰려니 처음엔 버벅이다가 나중엔 다시 돌아오는 것이 느껴졌다.


일련의 과정들을 경험하며 점차 자신감이 올라갔다. 일단, 지금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 그리고 커리어가 정말 희귀(?)하고 많은 demanding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세상은 아직도 따뜻하고 내가 이런 도피성이 아닌 의지만 있다면 정말 미국 이민도 가겠구나라는 것도 느끼게 되었다. 사실 성급하게 결정한 것이 있었다. 어떻게라도 환경을 바꾸고 싶었던 마음이 큰 것 같다. 사실 미국에서의 삶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미국에서 살았을 때도 사실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한국은 돈만 있다면 정말 살기 좋은 도시이다. 이유는 사람들과 부딪치며 살 일이 없어서 일 것이다. 반면 미국은 적당히 돈이 있고 부딪치며 살아도 개인주의 성향이기 때문에 다들 서로에게 피해 안주려고 하는게 강해 상대적으로 덜 피곤한 사회이다. 한국과 미국 모두 장단점은 있다. 인텨뷰어가 말했듯이, 어메리칸 드림 이라는 것은 ENR50위권 안의 회사들에 들어가서 연봉 10만,20만불 받으며 사는 것일텐데 막상 다수의 이민자들은 한국계 중견 및 중소기업에서 일하며 한국이랑 똑같이 살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다만 미국에서 좋은 점은 자식을 키웠을 때 한국보다는 여건이 좋은 것 같다. 일단 영어 문화권이기 때문에 영어 학습에 쏟는 돈을 아낄 수 있다. 또한 문화가 생각을 많이 할 수 있고 다양한 운동과 체험을 하며 자리기 때문에 유연한 사고를 갖은 아이로 키울 수 있다는 또다른 장점도 있다.


어쨋거나 왜 이야기가 여기까지 흘러온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했던 경험들은 의도치 않게 슬럼프와 인생 권태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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