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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랑콩떡 Jul 25. 2023

[쿠팡 물류센터]소분 일일 알바 후기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바닥부터 시작해야 뼈속까지 장인이라고. 사실 이건 표면적인 이유고 현재의 삶에 불만이 많은 요새 내 자신을 바라보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느껴, 스스로에게 고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신청하게 되었다. 돈도 벌 수 있고, 고생하며 머리도 비우고 삶에 대한 감사함을 깨닫기 위함이였다라고 할 수 있다.


어쨋거나 호기롭게 물류센터를 알려면 물류 일을 해봐야한다라는 결론이 나왔다. 다행히 집근처에 쿠팡 물류센터가 있었고 또 운이 좋게 신청하자마자 연락이 와서 일일 알바를 하게 되었다.


내가 지원한 곳은 동남권 물류센터에 위치한 쿠팡 송파캠프2 소분.


결론부터 말하자면 병원비가 더 나올 일이였다. 땀이 정말 뼈속까지 났는데 그것도 세번정도 반복 됐다.


컨베이어 벨트에서 내려오는 물류는 처음에는 생갇보다 적어서 와 꿀이네 라도 생각했는데 나중에는 크고 무거운 박스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려왔다. 멘붕이 와서 허둥지둥 대고 있었는데 가뭄에 단비처럼 간호학을 전공하고 있다던 선임 알바 친구가 와서 택배 꾸러미들을 단숨에 정리하는 것이 아닌가. 신의 경지에 오른 것 같은 손놀림이였다.


물류 작업이 다 끝났는지 다음으로는 분류 작업으로 배치됐다. 택배가 담겨진 상자 여러개가 계속 내려오는데 각 알파벳과 숫자에 맞춰서 분류를 하면 되는 작업이였다. 처음에 역시 쉽다고 생각했었는데 물류가 쏟아지니 그것들을 다 처리하려니 허리 어깨 팔 손가락 하며 안아픈 곳이 없었다. 몸을 써서 돈을 버는 것은 정말 값지고 힘든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월급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돈이라는 것이 쉽게 보면 단지 종이 쪼가리겠지만 이 쪼가리 한장을 벌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노력과 에너지가 필요한지 알게 되었다. 지난 날, 돈 무서운 줄 모르고 카드를 긁었던 나를 반성하는 시간이였다. 이제라도 돈을 아껴서 저축을 많이 해야겠다.


알바를 마치고 건물을 나오니 햇빛이 쨍쨍찌는 아침이였다. 셔틀버스를 타는 곳을 몰라 결국 놓쳤는데 다행히 직원의 도움을 받아 근처 지하철 역까지 갈 수 있었다. 언제 어떻게 아플지 모르는 내 몸을 지키기 위해서, 위기 상황이 올지도 모르는 때를 대비해서라도 부를 축적하는 것은 정말정말정말 중요한 어떻게 보면 인생의 최우선인 행위인 것 같다.


인생에 무료함을 느낀다면, 짧게라도 몸을 쓰는 일을 도전해보라. 현재의 직업과 월급과 자리에 감사함을 느끼며 다시 살아갈 힘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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