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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ll Oct 11. 2022

포토샵, 너무 많은걸 하고 있었다.

피그마에 반해버린 웹디자이너 이야기.

오래된 친구, 포토샵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알아야 하는 필수 툴이 뭐냐고 물어보면 아마도,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은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를 이야기할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포토샵은 웹디자이너라면 기본 중의 기본으로 모든 디자인 작업이 포토샵을 거치지 않는 경우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많은 영향력을 차지하고 있다.


포토샵은 1990년 1.0 버전을 시작으로, 약 32년간 디자인 업계에 큰 영향을 끼친 소프트웨어이다.

1990년 Photoshop 1.0 Version의 인터페이스

포토샵은 처음에는 한 대학생이 만든 단순한 이미지 뷰어 프로그램이었다. 그것을 발전시켜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이 되었고, 그것을 어도비가 사들이면서 우리가 아는 '포토샵'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포토샵은 유구한 역사만큼 매년 기능이 발전하며 지금의 형태까지 머물렀다. 그러나 너무 많은 기능들과 불안정한 최적화 등으로 인해 수많은 버그들이 산재해있고, 어도비는 이를 고치는데 큰 관심이 없는 듯하다고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느끼고 있을 것이다. 


한 예를 들면, 기존에는 클립보드에 이미지가 복사되어 있을 때 새 캔버스를 열려고 하면, 자동으로 클립보드에 복사되어 있는 이미지의 크기가 캔버스 크기로 설정되며 빠르게 열 수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 기능이 제대로 작동을 안 했고, 구글링을 해본 결과, 뚜렷한 방법은 없고 업데이트된 캔버스 창을 레거시 버전으로 돌리면 다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방법을 찾게 되어, 결코 간단하지 않은 방법으로 시스템 폴더를 수정하여 다시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다. 분명 고치기 어려운 버그는 아닐 것임에도 (프로그램에 관해서는 잘 모르지만, 기존에 있던 기능을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 않을까?) 이 글을 쓰는 현재까지도 방치되어있는 걸 보면 어도비가 포토샵을 대하는 방식에 대해 사뭇 느낄 수 있다.


또한 버그가 아니라 단순히 프로그램이 무겁고 느린 것도 아주 큰 문제다. 회사에서 내가 사용하는 컴퓨터는 사양이 꽤 좋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라이젠 5600X, 24G Ram, RTX 3060을 사용하고 있다)

포토샵은 SSD에 설치해놨고, 포토샵에 전체 램의 80%를 할당해줬기 때문에 하드웨어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웬만해선, 포토샵이 버벅대는 일은 생기지 않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겁고 느리다.


이 외에도, 포토샵 사용자들이 겪는 크고 작은 문제들은 길게는 몇 년, 짧게는 몇 개월씩 고쳐지지 않고 방치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기존 사용자들이나, 디자인을 입문하는 사람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포토샵을 사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아주 오랫동안 써왔고, 대부분에 원본 데이터가 PSD이기 때문에 버리려야 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보내줄 때가 왔다.

포토샵의 본질은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이다. 사진을 보정하거나, 사진을 편집하거나, 사진과 사진을 합성하는 것. 그러나 지금의 포토샵은 애니메이션도 만들 수 있으며, 심지어 3D 이미지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 외 에도 수많은 작업을 포토샵에서 '할 수는' 있다. (무겁고 느려서 속 터지겠지만)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건 분명 좋은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포토샵은 본인의 역할이 아닌 것까지 맡게 되면서부터 무겁고 느려지고, 감당하지 못하게 된 것은 아닐까? 포토샵이 할 수 있는 일들의 대부분은 이미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서 대체할 수 있다. 물론 그 프로그램들은 포토샵 보다 더욱 전문적인 작업들을 할 수 있는 툴이라 아예 다른 툴이다! 라고 할수 있지만, 그렇다면 포토샵이 굳이 그들 프로그램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의 기능들 까지 가지고 있어야 하는걸까?


포토샵의 기능들이 수많은 프로그램들에 분산되어 더욱 전문적인 작업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얼마 전 진행된 어도비의 피그마 인수로 인해, 포토샵은 더욱 짊어진 역할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 포토샵에서 작업해야 했던 대부분의 작업들을 피그마로 작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앞으로 피그마와 어도비 프로그램의 호환성도 강화될 거라 했으니, 언젠가는 PSD 파일을 피그마로 바로 Import 하는 것도 가능해질지 모른다. 그럼 더더욱 포토샵의 부담은 줄어들 것이고, 역할 축소와 함께 온전히 사진 편집에 집중된 쾌적한 포토샵을 만날 수 있으리라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는 피그마를 알게 된지 근 4개월간 포토샵으로 작업해야 했던 것들을 피그마로 직접 대체해보면서 느꼈던 장점과 단점, 그리고 얼마나 업무 효율이 좋아졌는지 등을 차근차근 정리해보면서 웹디자이너가 피그마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풀어보려 한다. 포토샵에서 벗어나고픈 많은 웹디자이너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기대하며.



참조

https://namu.wiki/w/%EC%96%B4%EB%8F%84%EB%B9%84%20%ED%8F%AC%ED%86%A0%EC%83%B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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