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어둠 Jun 28. 2023

남아공은 왜, 그리고 어떻게 전기가 끊기는 것일까?

얼마나 많이 끊기냐면 남아공이 전기를 못써서 친환경국가로 거듭남;

어제였나 엊그제였나, 내 블로그를 보시고 인스타로 연락주신 분이(곧 남아공에 오실 예정!) 남아공은 전기가 어떻게 끊기냐는 질문을 주셔서 생각보다 이거 좀 누구나 남아공 오게 되면 꼭 알아야 하는 지식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한국에 살면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살면서 정전을 거의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정전이 나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도대체 무슨 일로 전기가 나가는지 가늠조차도 안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일꺼라 생각이 든다.

왜냐면 내가 그랬거든........



사실 남아공 이전에는 인도에 거주했어서 그렇게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인도가 사실 거주 난이도는 더 높다고 생각함,,,


들어가기 전에...


남아공에 여행을 왔다면, 대부분의 숙소가 앞으로 후술할 전기 끊김의 원인에 대한 대책을 세웟을 것이다. 태양열 전지를 집에 설치를 했거나 이름있는 호텔의 경우는 발전기가 있다.

하지만 아닌 경우도 상당하고.... 여행이 아니라 거주하러 온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숙소에는 영향이 없어도 여행에도 지장이 있을 확률이 많이 때문에 알아가면 좋다. 예를들면 예쁜 엽서를 사서 한국에 보내려고 우체국에 갔더니 전기가 없어서 운영을 안한다고 하면 왜 그런지 알고 싶지 않을까? (나만 그런가?)


일단 전기가 나가고 다시 들어올 때 전자기기에 손상을 입힌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데(남아공에도) 이 손상이 계속되면 진짜로 고장이 난다.

특히 노트북, 외장하드, 핸드폰 등 정밀한?류의 전자기기들이 손상을 잘 입는다.

왜냐하면 전기가 나가서 순간적으로 전류가 공급되지 않는 것 까지는 외장하드 빼고는 그렇게 큰 손상은 없는데(외장하드는 컴퓨터에서 안전하게 제거를 하고 빼야하는게 정석이라), 전기가 끊겼다가 다시 들어올 때 순간적으로 평균보다 많은 전류가 한거번에 들어오게 된다.

그 갑자기 예고없이 전류가 확 들어오게 되면 전자기기에 손상이 가는 것임...


물론 TV나 냉장고, 세탁기 같은 대형 전자기기류는 꽤 튼튼한 편이지만 어쨌든 손상이 조금씩이라도 가는 편이라 한국보다 전자기기 수명이 좋지 않다.


그래서 전기가 나가게 되면 노트북이나 핸드폰 같은 코드를 뽑을 수 있는 것들은 무조건 코드를 뽑아 놓자.


전기가 나가면 케이프타운의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신호등도 다같이 나간다.

케이프타운의 일부 이역은 요새 태양광 전지를 신호등 위에 설치를 해놔서 안 나가는 신호등도 있긴 하다.


그렇게 되면 운전이 상당히 어려워지는데...

신호등이 나갈 때 사거리를 건너는 방법은, 앞에 한 두줄의 차가 (3차선 직진 도로가 잇다면 3-6대의 차- 작은 사거리면 한 줄) 각자 차례대로 건넌다. 처음에 남쪽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도로가 건넜으면 다음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향하는 도로의 차들이 건넌다.

정 모르겠으면 옆에 차를 따라하자...눈치게임임. 물론 이거 모르고 그냥 무작정 건너는 새ㄲ...아니 사람들도 있다.


https://youtu.be/p4M9vJ55xGo

잘 모르겠으면 이 영상의 3분 16초대를 참고하자.

물론 구독과 좋아요도 누르면 감사감사


자 이제 시작한다.

참고로 이 글을 쓰는 본인은 밑에 쓴 모든 전기가 끊기는 이유를 하나 빼고 죄다 경험해봤다.


로드쉐딩 (Load Shedding)


아마 제일 흔한 유형일 것이다.

전기가 나가는 여러 이유들 중에 가장 천사같기도 하고 가장 악마같기도 하다. 천사같은 이유는 그나마 스케줄을 알 수 있어서(전기가 언제 다시 들어오는지 아니까), 악마같은 이유는 하루에도 몇 번 씩 전기가 나가게 되니까 이새끼때문에 전자기기가 다 망가진다.


로드쉐딩이 하나도 뭔지 모르겠다면... 순환 정전이다.

하루에 적으면 한 번, 많으면 4-5번까지 한번에 2시간, 길면 4시간동안 일정 지역을 스케줄을 잡고 전기를 끊어버리는 것이다.

이유는 전력 수요와 공급의 차이, 남아공 내 전력 인프라의 한계, 기술적 결함, 자원 부족이 있다.

이 모든 이유를 상세하게 풀어 쓰려면 그냥 책 한 권 써야되서 대충 아주 쉽게 설명을 해 보자면...


남아공의 인구는 5천 9백만명, 한국은 5천 2백만명임. 굉장히 비슷함.

한국의 전기 접근률은 100%에 가깝고, 남아공은 2018년 기준 86.15%

한국의 전력 생산량은 526,000GWh, 남아공은 234,500GWh.

남아공의 일조 시간이 3,254시간, 한국의 일조 시간은 2,480시간으로 남아공이 태양열에 굉장히 좋은 조건이지만 아직까지는 한국의 태양열 발전 전력 생산량이 남아공보다 더 높다. (한국 7.17TWh  / 남아공 4.8TWh)

왜냐하면 남아공은 아직 석탄 발전소에 많은 양을 의지하고 있는데, 태양열 발전소로 바로 한순간에 전환하기가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석탄 발전소에 관련해서 일하는 일자리 문제도 있고(많은 수가 한꺼번에 직장을 잃을 수가 없으니까-남아공의 실업률은 이미 매우 높음) 인프라 또한 갑자기 짓기에는 남아공은 아직 많이 가난하다.

그리고 수력 발전 또한 나라가 좀 건조해서 불가능하다.


어쨌든...

이 로드쉐딩은 어플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Eskom Se Push(ESP)이 어플을 다운받으면 된다.

My Areas에 자기가 묵거나 사는 동네를 입력하면 됨.

지역은 에어비엔비면 주인한테 물어보면 되고 정 모르겠으면 이웃집에 물어보면 될 것이다.


위에 캡쳐를 뜬 날은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전기가 한 번만 나가는 날이었다.


이렇게 아침마다 확인하면 하루를 계획하는데도 좋다. 전기가 나갈 때 장을 보러 간다거나 뭔가 밖에서 하는 활동을 하면 되니까.




전선 도난 (Cable Theft)


이게 도대체 뭔가 할텐데...생각보다 흔한 유형이다.

우리 지역은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매 주 한 번, 혹은 두 번 정도 이 방식으로 전기가 끊겼었다. 물론 지금은 해결책을 찾은 상태라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다.


이것은 뭐냐하면....

전기가 집까지 닿는 방법은 대충 <발전소-변전소-지역에 거미줄처럼 쳐진 큰 전기줄들 -각자의 집>이런 형태일 것이다. 이 중에서 이 도시를 가로지르는 굵은 전기줄은 땅 속 깊이 심어놓는데... 이 것을 도둑들이 굳이 땅을 존나게 파서 전기선을 끊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전기선에서 구리를 긁어내서 판다.

이 일은 도둑들에게도 상당히 위험하기 때문에(감전 위험이 큼)위에 서술한 로드쉐딩 때... 그러니까 전기가 이미 끊겼을 때 행해지는 일이 상당히 많다.

그리고 주말이나 공휴일 새벽같이 경계가 느슨해 질 때 많이 일어난다.


만약에 주말, 공휴일 새벽에 로드쉐딩 이후에 전기가 들어와야 하는데 들어오지 않을 경우 이 일이 일어났을 확률이 상당히 높다.


이 경우 도심지는 전기가 복구되기까지 하루, 늦으면 이틀이 걸린다.

왜냐면 상부에 보고를 해서 상부에서 허가가 떨어지면 그 도난당한 전선을 허가받은 나라돈으로 사서 다시 갈아 끼우고 전기를 다시 잇는 팀이(Switching Team) 다시 이어줘야 하기 때문... 한국처럼 일처리가 빠른 편이 아니라 이 과정이 매우 느리다. 일을 잘하는 지역일수록 복구가 빠르다.


남아공에 거주하는 경우 지역 텔레그램(여기는 지역 단톡을 텔레그램으로 하는 경우가 많음) 단체방에 가입하자.


이렇게 텔레그램 지역 단톡을 통해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지역에 따라 민원도 받는다)



각종 고장(Trip-Technical Issue)


그냥... 이유없이 지역 변전소가 트립이 나는 경우도 있고... 뭔가가 고장이 나서 전기가 나가는 경우도 있다.

우리집도 저번주에 두 번이나 났다.


이건 정말 그냥 기술적인 문제라서 나도 정확한 이유도 모르고(전기공학과 이런거 나온사람 있으면 설명좀...) 아마 시설 낙후가 원인인거 같은데 아무튼 이 경우는 큰 문제가 아니면 위에 언급한 Switching Team이 다시 와서 전기를 다시 켜 주면 되는 일이라 반나절도 안 되서 다시 복구되는 경우도 꽤 많다.

물론 일 못하고 시골인 경우는 더 오래 걸릴수도 있다.


이 경우도 남아공에 거주하는 경우 텔레그램 지역 단체방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철탑 무너짐(Pylon Fell-Down)

이미지 출처 : BBC

한국에도 가끔 이렇게 고압선을 설치해둔 철탑이 보일 것이다. 이 철탑이 태풍이나 우박, 낙뢰등으로 손상이 되서 무너지거나 하면 전기가 끊긴다.(당연하겠지만)

물론 정상적인 철탑은 태풍이 분다고 그냥 넘어가진 않는다. 사실 본격적인 이유는 이 철탑의 구조물까지 잘라서 훔쳐가서 그렇다.

아니 도대체 씨발 왜 멀쩡한 가드레일같은 것을 훔쳐가지 왜 철탑을 훔쳐가는지 모르겠다. 가튼 철 아닌가??????? 차라리 신호등을 훔쳐가...그냥....표지판이라던지....


이것도 얼마전에 경험했다. 구조물이 이미 나사가 오지게 빠진 상태에서 태풍때문에 강풍이 오지게 불다가 큰 번개 한 번에 넘어갔었다.

복구시간은 대략 3-4일이 걸린다. (물론 이것도 도시기준)



지역 변전소 화재 (Substation Blow-up)


명복을 빈다. RIP

장난이고...나는 이걸 경험을 해 봤다.... 진짜 지옥같았음.

위에 열거한 모든 이유중에 이 유형이 최악이다. 왜냐면 생각보다 빈번하고 정말 답이 없다. 차라리 도난당한 전선은 사서 갈아끼우면 되지 이 경우는 변전소에 불이난 부분을 거의 다시 새로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밑에 쓸 나도 경험해보지 못한 이유는 그나마 당할 확률이 매우 적기라도 하지 이건 모든 지역에서 한 5년에 한 번은 있는 이벤트같다.


이 경우 복구되는데 까지 적어도 2주일, 길면 한 달이 걸린다.

우리는 운이 좋은 케이스라 2주가 걸렸다. 정말 2주내내 전기가 없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 일이 일어났을 때가 오미크론이랑 겹쳤어서 이안(내 곧남편)이 코로나에 걸려서 집밖에도 못나가서 전기없는 집에서 계속 격리를 했다. 진짜 돌아버릴뻔...


이건 그냥... 빨리 전기가 복구되기를 그냥 열심히 바랄 수 밖에 없다.



번개맞음 (Lightning)


없을 것 같죠? 있다.............

우리 콤플렉스도 한 가구가 이것을 당했다...........

사실 이 경우가 위에 열거한 이유 중 최악이라고 했던 변전소 화재보다 빈도수만 낮지 더 최악이고 복구 방법도 없다.......

이사 밖에 예방방법도 없다.


남아공, 특히 하우텡 주는 우기(초여름쯤-대략10-11월 그리고 여름에도-12월)에 번개가 많이 치는데 이게 많이 치는게 진짜 신기하다....뭔지 알고 싶다면,

https://youtu.be/3gSk6O2k5HE


이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다.

정말 저 영상에서처럼 끊임없이 친다...


우리 집이 위치한 콤플렉스는 이름부터 Alto Villa...조금 고지대에 위치해 있는데 그나마 우리집은 이 콤플렉스 안에서도 조금 밑에 위치해 있어서 안전하지만, 한 집이 유난히 집 자체가 높기도 하고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번개가 집에 쳐 버린 것이다.


이 경우 모든 집 콘센트에 연결되어있던(물론 콘센트에 연결된 멀티탭에 연결된 모든 것도 포함) 모든 전자기기가 망가진다.

위에 설명하다시피 전자기기는 전기가 끊겼다 다시 돌아올 때 생기는 작은 과전하에도 손상을 입는데 번개같은 오지게 고압볼트인 전기가 전자기기에 확 들어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냥...냉장고서부터 정말 모든 전자기기를 싹 다 새로 사야한다.


집 볼 때 꼭 잘 보고 사자....

만약 번개가 칠 위험성이 있는 집이라면 집 보험에 꼭 가입해야 한다. 이 경우에는 집 자체 말고도 집에 있는 가전제품에 대한 보험도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차 보험에 가입이 되어있으면 이 또한 추가로 가입이 가능하다.


이렇게 남아공에서 전기가 끊기는 다양한 원인에 대해서 살펴봤는데...


여행자인 경우 숙소 주인과 소통하기, 거주민인 경우 지역 단체 텔레그램 토게서 소통하기 이 방법밖에 없다. (물론 어플로 확인 가능한 로드쉐딩과 방법이 없는 번개 제외)


모두들 여행자라면 안전한 여행 되시고 거주민인 경우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기원한다.


문의사항이 있다면 댓글 혹은 인스타그램 @eodumkim / @eodum_world, 남아공 웨딩 스냅 및 각종 행사 촬영이나 기타 촬영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 @violetsa 혹은 인스타그램 @violetphotography.za 를 방문해서 DM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메일도 환영 : eodum922@gmail.com


곧 결혼하신다고요? 밑 게시글을 보세요

https://brunch.co.kr/@mlmls0922/18


남아공 역사 알아보기

https://brunch.co.kr/@mlmls0922/15


작가의 이전글 남아공 국제결혼, 프리넙(혼전 계약서) 준비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