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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찬준 Nov 18. 2019

#사장일기,  내 주머니에 들어와야 내 돈이다

왜 일해주고 돈을 못받냐고?

월급날인데, 돈이 안들어온다. 지난주에 확인 전화 했을 때까지만 해도 이상이 없었는데 안들어온다. 피 말리는 시간을 참다 못해 연락을 해보면 그제서야 이유를 말해주는데, 그 이유가 참 어이없다. 이쪽은 피를 말리지만, 저쪽은 생각보다 담담하다. 이쯤 되면 사장은, 환장한다.


앞선 일기에서 창업 할 때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은 고객, 나아가 팬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럼 사업을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많은 중소기업 사장님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1순위는 “Cash Flow(현금 유동성)”이다.

요즘은 스타트업들이 당장의 수익성 보다는 좋은 비즈니스 모델로 투자 유치에 열을 올리는 모습들을 볼 수 있는데, 사업은 기본적으로 돈을 버는 일이다. 돈을 버는 수익 구조가 잡히지 않으면 아무리 투자를 많이 받아도 오래 버티지 못한다. 수익 사업이 아닌 자선 사업을 하는 회사나 단체도 돈이 잘 흐르지 않으면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회사는 사업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비용이 발생하고, 직원을 한명이라도 뽑는 순간부터 그 비용은 쭉쭉 올라간다. 초기에 얼마간의 창업 자금이 있고, 그걸로 얼마나 버틸 수 있겠구나 생각하지만, 있는 돈을 까먹는건 순식간이다. 따라서 사장은 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데 집중해야 하고, 실제로 돈이 들어오게 만들어야 한다.


실제로 돈이 들어온다는 말은, 회사 통장에 돈이 꽂혀야 한다는 말이다. 프로젝트 베이스의 ‘을’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는 ‘갑’을 통해 선금, 중도금, 잔금 등을 지급받게 되는데, 이게 예정된 날짜에 딱딱 들어오는게 아니다. 이쪽 업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야기 한다. “왜 일해주고 돈을 못받냐고?”

어렸을 때 나도 그랬다. 작은 도소매업을 함께 하셨던 아버지께서도 항상 수금 때문에 힘들어 하셨다. 당시에 나도 ‘왜 물건을 파셨는데 돈을 못받으시지?’하며 답답해 했었다. (사업을 시작한다고 말씀드렸을 때, 그걸 왜 하려고 하냐고.. 한숨을 크게 내쉬셨던 아버지 생각이..ㅠ.ㅠ 자식들이여, 부모님 말씀을 잘듣자.)


돈이 예정대로 안들어오는 이유?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고객사 대금 결제 프로세스를 잘못 알고 있었거나, 결제를 올렸는데 사장님이 출장을 가셨거나, 세금계산서 발행이 늦었거나, 발행은 했는데 담당자가 누락을 시켰거나,(이 모든 사례가 실제로 일어난다.) 이유는 무궁무진하다. 그나마 ‘을’이면 다행인데, ‘병’, ‘정’의 입장이라면 돈 받기는 더 어려워진다. (펜슬 같은 소기업의 입장임을 다시 한번 강조)


소기업은 Cash flow를 촘촘하게 짤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그걸 믿고 있으면 안된다. 누락될만한 곳이 없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최대한 대비를 하는 수밖에 없다. 가장 좋은 건 고정 수입을 만드는거다. 제 날짜에 딱딱 들어오는 고정 수입, 이것만큼 예쁜 숫자는 없다.


오늘은 10월 31일, 개인적으로 아들의 생일이자, 할로윈데이이지만.. 소기업 사장으로서는 말일이자, 월급날이다. 오늘도 피말리고, 환장하고, 뚜껑 열리는 하루를 보내셨을 수많은 소기업 사장님들께 진심으로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사장일기 #월급날 #현금유동성 #말일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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