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AI 감가상각의 시대 - 1

거품을 태워 효율을 빚다

by Gildong

1화. 15년 만의 리셋: 코딩의 종말


2026년 1월 7일, 라스베이거스 CES 기조연설장은 거대한 장례식장이었다. 젠슨 황은 선언했다. "컴퓨팅 플랫폼은 15년마다 리셋됩니다." 이는 단순한 세대교체가 아니다. 우리가 금과옥조로 여겼던 '코딩'이라는 숙련 기술에 대한 최종 사형 선고다.


그동안 우리는 코딩을 인류의 영원한 무기로 믿었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설계한 미래에서 코딩은 이제 거추장스러운 비효율의 상징일 뿐이다. 이제 소프트웨어는 인간이 논리를 짜 맞추는 건축물이 아니라, 데이터라는 먹이를 먹으며 스스로 자라나는 생명체다. '쓰는 것'에서 '기르는 것'으로의 패러다임 시프트.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강제 리셋이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여전히 기계의 언어를 이해하는 기초 숙련도가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이미 데이터는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깃허브 코파일럿(GitHub Copilot) 도입 이후 개발 생산성이 55% 이상 급등했다는 통계는 시작에 불과하다. 수백 명의 개발자가 매달려 수개월간 씨름하던 알고리즘은 이제 인간의 언어로 전달되는 '의도'에 의해 단숨에 해결된다. 프로그래밍 언어는 파이썬이 아니라 인간의 말 그 자체가 되었다.


이 변화는 실리콘밸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서울 테헤란로의 스타트업부터 울산의 제조 현장까지, 공정에서 인간의 수동 작업이 사라질수록 생산성은 수직 상승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것이 바로 '숙련도의 미친 감가상각'이다. 어제의 문법을 익히느라 보낸 시간은 오늘 아침 발표된 새로운 모델 앞에서 순식간에 고철이 된다.


이 감가상각은 비극이 아닌 해방이다. 기술이 스스로를 파괴하며 가치를 낮추는 덕분에, 우리는 마침내 '어떻게(How)'라는 기술적 장벽에서 벗어났다. 이제 중요한 것은 코드를 짜는 정교한 손놀림이 아니다. 무엇을 해결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의도의 선명함이다.


우리는 이제 설계자(Coder)의 옷을 벗고, 지능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사육사(Curator)의 시대로 강제 진입했다. 낡은 도구가 퇴장한 자리에는 오직 본질에만 집중하는 극강의 효율성만이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