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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름 Sep 06. 2022

독일 시골에서 한 달 살기 Vol.5

프랑크푸르트 한국식당을 접수한 한국인과 독일인 

런닝맨 골수팬 + 한국인 여자 친구 + 짧은 한국 여행 2번 + 한국 워킹홀리데이 1년 짬바의 독일인 매티 때문에/덕분에 독일 여행에서도 참 많이 한국음식을 먹었다. 우리나라에서도 흔치 않은 외국 음식점이 비싸듯 독일에서 한국음식점도 꽤 비싸다. (사실 독일은 그냥 외식 물가 자체가 비싸다)


독일 다른 지역에 비해 프랑크푸르트는 한국 사람이 많아서 한국음식점도 꽤 있다. (특히 매티 동네 쪽은 한인이 진짜 많아서 매티 집 바로 옆에는 아시안 마켓도 아닌 한인 마트인 한독 마트까지 있다. ) 매티네 가족은 한국음식을 먹지 않기 때문에 매티는 내가 독일에 오기 전까지 한식당을 가본 적이 없었다. (혼자 외식하는 거 매티 사전에 없음) 그래서인지 내가 오자마자 (왠지 본인이 매우 가고 싶었던 듯한..) 한식당을 줄줄이 읊더니 자꾸 한국음식 그리우면 가잔다 (독일 온 지 하루밖에 안 됐는데? ㅋㅋㅋㅋㅋㅋ) 나는 해외여행 가면 한국음식당 가는 것을 시쳇말로 극혐 하기 때문에 자유여행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도 컵라면은 무조건이다. 이건 국룰) 그렇지만 매티랑 먹는 한국음식은 또 다르니 ㅎㅎ


프랑크푸르트 지역에서 한국음식 그리울 때 참고하여 방문해 보시면 좋을 듯요. 


1. SEOUL (●●●○○)

우리나라에 있는 중국집 이름에 '북경'이 많듯이 프푸에 있는 한국음식점 이름이 SEOUL인 것은 조금은 재미없지만 매우 적절하다. 어느 주말 늦은 점심에 방문했는데도 홀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독일 현지인 + 중국인, 일본인 등 아시아인도 많았다. 메뉴판을 보고 외계어가 아니어서 일단은 햅삐  돌솥비빔밥+고등어구이+제육볶음 세 개를 시키니 한국돈으로 약 6만 원 정도 나왔다. (호텔에서 먹은 거 아니고요 ㅋㅋㅋ) 맛은 내 입맛엔 중간 정도. 그래도 어? 외국에서 먹는 한국음식 맛이네? 같은 느낌은 없다. 하지만 메뉴판을 보면 바로 납득이 간다.. '어, 여기가 외국이네? 비빔밥 2만 원 실화?



https://seoul-oberursel.de/



2. 미당(●●○○)

한치의 의심 없이 맛미(味)+집당(堂) 자를 써 아름다운 자리 일 것 같은 한식당 미당. 매티랑 나는 사실 하이디크룩을 먼저 갔는데 토요일 저녁에 가서인지 전석이 예약. (사실 독일에서는 식당에 가기 전 미리 예약을 하고 가는 게 안전빵입니다.) 다음날 안전하게 예약을 하고 근처 미당으로 향했다. 출입문에 붙어있는 매티가 젤 좋아하는 단어 #무한리필 발견 토요일에만 삼겹살 무한리필을 시킬 수 있다고 한다. 내 기억으로는 메뉴판에 한국어로만 삼겹살 무한리필이라고 쓰여있어서 아마도 한국인 대상으로만 삼겹살 무한리필이라고 쓰여있나 보다라고 매티랑 얘기했다.


고기를 좋아하는 매티는 한국에서도 무한리필 고깃집을 사랑했다. 독일에서 삼겹살 무한리필을 만난 게 너무 신기했는지 자꾸 무한리필 맞느냐고 물었다. 약 99번 질문을 해서 화가 날 뻔. (독일 메뉴판에는 그런 말이 없다고 계속..) 의심 많은 매티 님은 결국 사장님께 독일어로 무한리필이 맞는지 물어봤다. (사장님 독일어 나이스 샷~~) 맞다고 맞다고 했잖아 왜 내 말 안 믿는데 시키야!!!!!

난 음료로 물을 시켰는데... 갑자기 페트병 물을 갖다 주시더니 계산서를 본 후 내가 약 1만 원짜리 물을 마셨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아마도 메뉴에 글라스가 있었을 텐데... 그냥 하나라고 말한 게 실수였다. 정.. 말... 미안하다!!!!! 


우리가 간 날은 단체 한국 학생들이 있어서 여기가 한국인지 독일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ㅎㅎ



3. 하이디크룩 (●●●●●●●●●●●●●●●..)

대망의 하이디크룩. 사실 하이디크룩을 설명하기 위해 이 글을 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멋지고 맛있는 식당 하이디크룩! 방문 전 인터넷에서 메뉴판을 검색했을 때부터 맛집일 것 같다는 느낌이 퐉! 숯불로 고기를 구워 먹는 곳인데 1. 그 어렵다는 독일에서 식당허가받기 + 2. 숯불 사용을 어떻게 허가받았을까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셰프급 요리실력을 자랑하는 매티에게 독일에서 식당을 차려보는 걸 제안하면 절레절레. 매티가 절레절레할 정도라면 그만큼 규제가 엄청 많다는 거~)

전체적인 블랙톤은 인테리어+내가 정말 좋아하는 조명(약간 어두침침)으로 분위기부터 비싼 식당 스멜 폴폴. 게다가 직원들의 첫인상은 스마일+프로페셔널 해서 첫 이미지가 참 좋았다. (한국인과 독일인, 외국인이 섞여있음)


하이디크룩 방문 전부터 매티는 인터넷으로 하이디크룩의 메뉴를 A - Z까지 보여주더니 먹고 싶은 걸 먹자고 한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고기 페이지로 가는 거? 응. 실화 ㅋㅋ 돼지고기보다 소고기를 좋아하지만 소고기는 비싸므로 한국에서도 가끔 삼겹살을 먹었던 우리. 하이디크룩은 정말 다양한 메뉴가 있지만 숯불고기 전문점 같은 인상이 메뉴에서부터 강하게 났다. 소고기가 주를 이루는데 그중에서도 다양한 부위를 맛볼 수 있는 세트를 시켰다. 이 세트는 2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하다. 디자인부터 가시성 등 99% 마음에 들었지만 딱 하나! 고기의 양이 안 나와있던 것. 그래서 매티는 주문하면서부터 2인분으로 가능할지 약간 걱정하는 눈치였다.


다행히 1인분에 250g 총 500g을 시켰고 추가로 돌솥비빔밥과 공깃밥을 시켰다. 아 독일에서 외식을 할 때는 1. 음료를 먼저 주문하고 2. 음식을 주문한다고 합니다. 물론 1.2 같이 해도 됩니다.

2명이서 먹은 음식이랍니다 랄라~

매티: 음료를 먼저 주문하고 음료를 갖다 주면 그 음료를 마시면서 음식을 기다리는 거지


맵찔이면서 동시에 술찔이 (알코올 1도 흡입 불가능)인 나는 한국식당에서는 따로 음료를 주문할 일이 없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료가 물인데 게다가 공짜인!! 대한민국 좋다.

그런데 독일은 식당에서 물을 무료로 제공하지 않는다. 매티 집에서 항상 탭 워터(수돗물)를 그냥 마셔서


나:그냥 탭 워터 달라고 하면 안 돼?

매티:그래도 되는데, 그러지 말고 그냥 시키자

나:왜 그냥 말해줘 돈 아깝잖아

매티:안돼 식당 탭 워터는 더러울 수도 있어(번역: 응 안돼 창피해)


이런 상황이 매번 연출되는 걸로 봐선 통상 물도 다 사 먹는 듯하다. 그래도 식당 서울에서의 만 원짜리 물은 심하잖아!



고기를 먹을 때 굽기는 언제나 내 담당! 역시 고기는 한국인이 구워야 제 맛!!! 

이 날 서버분께서 고기를 잘못 갖다 주셔서, 우리는 운 좋게(?) 시킨 것보다 더 많은 고기를 먹었다.

고기 상태는 최고이고, 다른 반찬도 무척이나 맛있다. 추가로 비빔밥을 시킨 걸 후회할 정도로 양도 많았다. (대식가 매티한테도!) 메인 메뉴를 제외한 모든 반찬은 추가로 리필 가능하다. 


http://www.heidekrug.com/

한국의 어떤 다른 음식점보다 더 맛있고, 돈이 아깝지 않았던 하이디크룩! 

진짜 독일에서 고급 한정식을 먹고 싶거나, 굽는 고기가 그리울 땐 하이디크룩을 무조건 가야 합니다. :)



※ 난 지금은 비육식인이라 하이디크룩에서 먹은 고기가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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