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상아
근육병의 일환으로 단백질 형성이 되질 않아 근육이 점진적으로 빠져나가는 희귀 질환이다. 근이영양증도 여러 종류로 나뉘는데, 오늘은 <안면견갑상완형(facioscapulohumeral)>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안녕하세요. 이야기를 쓰고 그리고 있는 상아 uneedluv작가라고 합니다.(인스타 @im_sangah 계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체력이 약하고 얼굴 표정을 짓지 못했어요. 일곱 살쯤 대학병원에 갔지만 오진을 했고 그 사이에 뛸 수 있던 제가 뛰지 못하는 등의 신체적 변화를 겪었습니다. 열다섯 살 여름 무렵쯤, 제대로 된 병명을 진단받게 되었어요.
얼굴, 어깨 (견갑, 상완)의 근육이 빠져나가요. 간혹 허리나 하퇴부까지 침범하는 경우도 있다고는 해요.
저 같은 경우는 어릴 적부터 웃는 표정을 지을 수 없어서 어려움이 많았어요. 새 학기 때마다 웃지 못하는 얼굴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딱 좋은 소재였거든요. 그래서 초반에는 항상 긴장하면서 지냈어요. 간혹 너는 왜 웃지 못하냐며 웃어보라던 아이들 사이에서 곤란하던 적이 몇 차례 있었죠.
매 해마다 근육이 상실되어 가는걸 온몸의 감각으로 느껴야만 했어요. 우선, 걷고 생활하는데 가장 타격이 컸어요. 점진적으로 걸음걸이가 망가지다 보니 조금만 걸어도 힘들고 전체적으로 체력이 약해지다 보니 활동시간이 현저히 줄어들게 되었어요. 또,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던 손가락근육이 꽤나 상실되어서 손가락들이 다 펴지질 않고 팔을 위로 드는 행동처럼 어깨를 사용해야 하는 행위가 불가해졌어요:( 아, 두 팔을 있는 힘껏 하늘 위로 뻗어보고 싶네요.
안타깝게도 별다른 치료제가 없어요. 진행속도가 빨라지지 않도록 무리해서 활동하지 않는 것 정도가 전부예요.(몸을 무리해서 움직여도 근육이 더 상실될 가능성이 있다고 해요.) 병원에서 줄 수 있는 적적할 도움이 크게 없어서, 미국 근이영양증 협회 사이트에 들어가 직접 필요한 정보를 찾아 연대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근이영양증을 앓으면서 무엇보다 어려웠던 점은 인식과 질병 간의 간극화였어요. 겉으로 볼 땐 장애인으로 구분되다 보니 저 역시 제 자신을 장애가 있는 사람으로만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저의 장애는 어떻게 해도 극복이 되질 않는 거예요. 그때 깨달았어요! 저는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라는 사실을요.
웃고 싶어도 웃을 수 없는 얼굴근육은 생활하는데 불편할진 몰라도 극복이 가능해요. 미세한 입꼬리의 변화나 웃음소리 등으로 웃고 있음을 알려 줄 수 있으니깐요. 하지만 점진적인 근육상실로 걷고 생활하는 체력에 타격이 가해지는 건 어떻게 해도 극복이 안되더라고요. 그게 바로 질병인 거죠.
희귀 질환을 극복한다는 말은 장애를 극복했다는 말과는 다른 것 같아요. 상실되는 근육을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으니깐요. ’그럼에도 견딘다.‘라는 문장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질병의 예후를 앎에도 살아간다는 게 희귀 질환을 바라보는 중요한 관점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럼에도 매일 더 건강해진 제 모습을 믿음으로 바라보며 운동도 하고 가끔은 거울로 웃는 제 얼굴을 상상하며 바라보기도 해요. 점진적으로 근육이 상실되었듯 점진적으로 건강해질 거라고 믿고 있어요:)
짧은 내용에 많은 걸 담아내지 못해 매우 아쉽지만, 세상에 이런 질병도 있다는 걸 알릴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만으로도 희귀 질환의 고단함이 수그라들 것 같거든요:)
희귀’ 질환이 ‘유명’ 질환으로 바뀌는 날이 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것이 가능하게 되려면 여러분의 작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유명 희귀 질환> 프로젝트 글을 공유해 주세요. 세상의 모든 희귀 질환이 유명해지기를 바라며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