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자취를 시작했다.
운동을 했던 동생은 중학생 때부터 기숙사 생활을 했다.
학교로 돌아가던 일요일 저녁이 아쉽긴 해도 슬픈 적은 없었다.
돌아올 것을 알았으니까.
이번에는 다르다.
언제 다시 한집에서 살지, 살 일이 있을 지 불확실하기 때문이겠지.
하루를 마치고 들어간 집에 동생이 없을 걸 상상해본다.
처음 며칠은 어색하고 이내 익숙해 질 것이다.
어쩌면 체감을 못할 수도 있다.
한 집에 살아도 일주일 내내 얼굴을 못 본 적도 왕왕 있다.
그럼에도 동생이 집에 있다는 사실이 더 이상 당연함이 아닌 게 슬프다,동생은 내가 본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걸 무척 좋아한다.
잘 준비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 있는 동생에게 다가가면
신난 표정으로 내가 앉을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다.
나는 동생의 머리나 등을 쓰다듬었고 동생은 계속 조잘거렸다.
점점 말이 줄어들거나, 더 이상 대꾸하기 힘들면 이제 자라며 조명을 껐다.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안다.
공부하고 싶은 분야가 생겨 새로운 도전을 하는 동생이 너무 대견하다.
강하고 똑똑하고 게다가 귀여우니 지금까지 처럼 잘 해낼 것이다.
불안해하는 동생에게 하던 잘할거야 걱정말아 라는 말이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