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메리카노 Oct 27. 2024

독립

동생이 자취를 시작했다.


운동을 했던 동생은 중학생 때부터 기숙사 생활을 했다.


학교로 돌아가던 일요일 저녁이 아쉽긴 해도 슬픈 적은 없었다.


돌아올 것을 알았으니까.


이번에는 다르다.


언제 다시 한집에서 살지, 살 일이 있을 지 불확실하기 때문이겠지.


하루를 마치고 들어간 집에 동생이 없을 걸 상상해본다.


처음 며칠은 어색하고 이내 익숙해 질 것이다.


어쩌면 체감을 못할 수도 있다.


한 집에 살아도 일주일 내내 얼굴을 못 본 적도 왕왕 있다.


그럼에도 동생이 집에 있다는 사실이 더 이상 당연함이 아닌 게 슬프다,동생은 내가 본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걸 무척 좋아한다.


잘 준비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 있는 동생에게 다가가면


신난 표정으로 내가 앉을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다.


나는 동생의 머리나 등을 쓰다듬었고 동생은 계속 조잘거렸다.


점점 말이 줄어들거나, 더 이상 대꾸하기 힘들면 이제 자라며 조명을 껐다.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안다.


공부하고 싶은 분야가 생겨 새로운 도전을 하는 동생이 너무 대견하다.


강하고 똑똑하고 게다가 귀여우니 지금까지 처럼 잘 해낼 것이다.


불안해하는 동생에게 하던 잘할거야 걱정말아 라는 말이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모르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