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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두리 Sep 19. 2023

우리 가족과 7가지 습관

내가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처음 만난 때는 1996년이었을 것입니다. 그 당시 나는 해오던 사업을 정리하고 아직 미래에 대한 방향을 잡지 못해 불안감으로 방황의 시간을 보내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어느 날 아내가 옆집에서 책 한 권을 빌려왔고, 나는 한가히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았기에 우연히 그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때까지의 나는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책을 읽고 내 머리에 강하게 남겨진 생각은, 내가 죽은 후 우리 가족은 나를 어떤 사람으로 기억할 것 인가였습니다. 그때 나는 다짐했습니다. 내가 이 세상을 떠나면서 가족과 이별할 때 이 한마디는 꼭 듣겠노라고. 아내로부터 “여보, 고마웠어요” 그리고 아이들로부터는 “우리는 아버지가 자랑스러웠어요.”라는. 나는 책을 보기 시작하였고 그 후 내 마음속에는 “좋은 남편이 되려거든 좋은 아빠가 되어라, 좋은 아빠가 되려거든 좋은 남편이 되어라.”라는 말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마련하였습니다. 일 년 동안 아침에 함께 검도를 하러 다녔고, 딸이 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집을 떠나기 전까지 3년 동안 우리는 함께 ‘미시간 액션 잉글리시(영어회화 테이프)’를 들었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이 귀에 익숙하지 않은 흥미로운 단어들, '주도적', '영향력의 원', '패러다임' 등을 사용합니다. 상황을 파악해 보니 아들은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서 “성공하는 청소년의 7가지 습관”이라는 리더십 프로그램을 수강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6년 전에 읽었던 그 책이 기억나 다시 한번 읽었습니다. 그리고 그 책의 내용이 리더십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져 한국에서는 한국리더십센터에서 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나는 그 프로그램을 수강하였고, 다음엔 아내도 수강하였으며, 고등학교 3학년이던 딸도 2박 3일의 워크숍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가족 모두는 성공하는 리더의 7가지 습관의 가족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각각 자신의 삶에 방향과 비전을 주는 ‘자기 사명서’를 만들었고, 가족이 대화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공통의 언어를 갖게 되었습니다.  


다음 글은 우리 가족이 함께 참여했었던 “제2회 주니어 리더십 페스티벌(2004)”에 다녀온 후 내가 작성한 후기입니다. 

    

‘나는 특별하다’라는 주제로 한국리더십센터에서 주관하는 제2회 주니어 리더십 페스티벌에 우리 가족 모두가 참가신청을 하였다. 딸(고3), 아들(고2) 그리고 아내와 함께 우리 가족 넷이 같은 공간에서 같은 주제로 함께 뜻있는 경험을 기대하면서 지하철을 타고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 도착했다.

     

지난 2개월 동안 “성공하는 리더의 7가지 습관” 프로그램의 CEO 과정과 FT (Facilitator) 과정을 거치면서 함께했던 반가운 얼굴을 대하니 난 우리가 한 식구임을 새삼 깨닫는다. 첫 시간에는 문용린 교수의 안내로 그려진 다중지능 그래프를 서로 비교해 보며 아이들에 대한 나의 자세를 뒤돌아보았다. 이렇게 서로 다른 아이들을 하나의 기준으로 판단하여 혹 아이들의 강점을 다치게 하지나 않았었는지 미안한 마음이 든다. 

     

‘백번의 실패 후에 성공이 온다’라는 말이 가슴에 닿았다는 딸. 완전하다고 느끼지 못하면 자신감 있게 행동하지 못하던 그 아이가 이젠 좀 실수에 너그러워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주변에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아 항상 부족하다는 압력에 시달려야만 했다던 아들. 복사본이 아닌 원본이 되라는 메시지에 상당히 마음이 편해진 모양이다. 토끼의 목표는 오직 거북이와 경쟁에서 승리에 있었지만, 거북이의 목표는 자신과의 싸움에 승리함으로써 목적지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는 새로운 시각에 신선한 충격을 받은 아내. 이제부터는 경쟁 패러다임을 버리고 풍요 패러다임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한 것 같다. 

    

나는 오래전부터 아이들에게 이야기하였다. 고등학교를 마치면 부모 곁을 떠나야 한다고. 내 나름대로는 아이들을 떠나보내는 준비를 했다지만 우리 아이들이 잘 해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걱정이다. 그러나 이제는 마음이 한결 편하다. 나와 아들아이는 이미 ‘7 habit’ 프로그램을 경험하였고, 이번 7월에는 아내와 딸아이가 ‘7 habit'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제는 우리 아이들 가슴 한가운데 분명한 원칙이 자리하게 될 것이다. 그 원칙은 아이들이 부모를 떠나 어느 곳에 가든지 분명한 나침반으로써 그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줄 것이다. 어제는 정말 의미 있는 하루였다. 마술의 환상세계에서 나도 어린 시절로 돌아가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웃어보았다. (2004. 6. 6. 이재현)


7가지 습관은 삶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성장 프로그램입니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세상을 대하는 관점과 자세를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를 우리에게 줍니다. 아울러 우리가 지속해서 잘 실행해 나갈 수 있도록 Tool(실행방법)을 제시합니다. 그래서 원제가 ‘가장 효과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입니다. 나와 우리 가족은 7가지 습관을 만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합니다. 나는 오늘도 7가지 습관을 새롭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우리 후배 부모에게 우리의 성공적인 경험을 함께 나눌 수 있으리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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