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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레나 Aug 07. 2020

지루하게 선명하기보다는, 흐릿해도 흥미롭게

내가 살고자 하는 삶의 방식


걱정하는 것을 걱정하지 마.
Rocket punch generation~
지루하게 선명하기보다는, 흐릿해도 흥미롭게!
You have to change your self

 


오늘 아침, 인스타그램 피드의 다양한 영상들을 기계적으로 스크롤을 내리다가 이 영상을 발견하고는 순간 손이 멈췄다. 당시 유명 통신사 광고 음악으로 삽입된 노래라 아마 들으면 다들 "아 ~ 이 노래?" 할 것 같다. 바로 W&whlae - R.P.G Shine이라는 노래다. 스무 살 때 멜로디에 꽂혀 자주 들었던 음악이 10년 뒤에 고맙게도 나의 삶을 응원해 주는 노래로 들린다.

'나는 지루하게 선명하게 살기보다는 흐릿해도 그래도 흥미롭게 살아왔구나'

금방이라도 건드리면 부서질 것 같던 20대 때, 내 삶의 중심을 잡게 해 준 일화가 있었다.




 2018년 5월, 발리의 한 리조트에서 한국인 응대 직원으로 일했던 나는 당시 매니저와의 마찰로 쫓겨나듯 (어쩌면 도망치듯) 한국으로 돌아왔다. 예상치 못하게 당초보다 이른 귀국을 한터라 미래에 대한 계획도 없었고, 걱정만 가득 안고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당시 늦 봄의 서울 날씨는 유난히 더 춥게만 느껴졌고, 서울의 공기는 나에겐 유난히도 낯설었다. 사람도 만나기 싫어서 이런저런 핑계로 만남을 피하고 남자 친구 집에만 웅크리고 박혀만 있던 날들이 계속 되었다. 그러다가 아주 오랜만에 예전에 승무원 스터디를 함께 했던 언니들을 만났다. 리조트에서 1년 정도 더 일할 계획이었지만 무산되었고, 예전부터 선망했던 승무원의 꿈을 다시금 펼쳐보고자 했다. 하지만 자존감이 바닥에 있었던 시기라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참 막막했다.


 언니들에게 내 고민을 털어놓았다.

"언니.외항사 승무원은 정말 하고 싶은데 준비되어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근데 나 벌써 28살인데 돈도 없고... 승무원 준비는 장기전이니 일단 아무 회사라도 취업할까? 아니면 묵묵히 승무원 준비만 해야 할까?

내 친구들은 벌써 3-4년 차 직장인인데 나 자신이 너무 한심스럽고 무서워" 그러자 스터디 언니가 한 말. 그 말은 아직도 내가 살아가는데 많은 중심이 되고 있다.


" 지혜야 네가 되고 싶은 삶이 회사 다니고 주말 기다리는 삶이야? 그 친구들이랑은 네가 승무원이 되고 나서 아주 다른 삶을 살 건데 친구들을 보면서 너의 속도를 맞춰갈 필요는 없어. 조바심 내지 마 "

 내 머리를 쿵 하고 때리는 것 같은 아주 중요한 말이었다. 내가 바라는 삶은 한국에서의 안정적인 삶도 아니고, 30대 초반에 결혼해서 가정을 만드는 그런 삶과는 아주 거리가 멀었는데, 왜 계속 나는 친구들의 삶과 내 삶을 비교하고 있었던 걸까.


 덕분에 그로부터 딱 한 달 만에 싱가포르의 어느 항공사에 승무원으로 합격을 하여 싱가포르에서 일하게 되었다.

인도에서 2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1년을 살며 일했고, 그리고 지금은 싱가포르에서 살고 있다.

여전히 철이 없어서 지금도 언젠가는 대만에서 살기를 꿈꾸는 나다. 누군가 나에게 너는 1년마다 계속 나라와 직업을 바꾸고 진득하게 하는 것도 없냐라고 말할 수 있다. 1년 마다 바뀐 내 경력은 이력서상으로 보면 통일성도 없고 경제적으로도 안정되지 못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단 하나의 사실은 난 하고 싶은 일을 항상 해왔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더 나답게 살 수 있을까' 를 끊임없이 자문 해왔다.


' 너무 철없이 나 좋다는 대로만 살아왔나' 하는 걱정이 들던 찰나에 오늘 아침, 10년 만에 우연히 다시 들은 W&Whlae의 노래가 나를 위로한다. 걱정하는 것을 걱정하지 마. 지루하게 선명하기보다는, 흐릿해도 흥미롭게 you have to change your self.

그래! 나는 누가 뭐래도 흐릿해도 흥미롭게 살아갈 것이다. 앞으로도 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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