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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레나 Sep 03. 2020

내 몸에서 나는 꾸릿한 냄새의 정체는?

PART 1. 인도, Incredible India


며칠 전부터 이상하게 분명 집에 나 혼자 있는데 어디선가 계속 인도 아저씨들의 땀 냄새가 났다.

'뭐지? 일주일에   청소 아주머니가 집에 오시는데,  아주머니 냄새가 아직 빠지지 않았나?

아니면 며칠 전 생수통을 갈러 온 아저씨의 냄새인가?

아. 그것도 아니다 아니야. 분명 엄청 가까이에서 나는 냄새인데? '

밖에서 나는 냄새인가 하며 창문을 닫아보기도 했지만 뭔가 계속 냄새가 나를 따라오는 느낌이다. 킁킁 내 옷에 다가 코를 갔다대었다가 손, 팔, 어깨의 냄새의 맡다가 그리고 겨드랑이의 냄새를 맡았는데 악! 이럴 수가

바로 이 냄새다. 인도 아저씨들의 시큼하고도 코를 찌르는, 오래 맡으면 머리 아픈 냄새가 바로 내 겨드랑이에서 나고 있었다. 말도 안돼 말도 안돼. 뭐지? 갑자기 왜 이러는 거지? 최근에 인도음식을 먹은 적이 많지 않은데 말이다. 한국 마트 가서 장을 봐서 김치찌개와 계란말이는 해 먹는 나인데 왜 그러는 거냐고 도대체 왜!


좁은 공간에서 날 괴롭혔던 그 정체모를 냄새의 근원?


소파에 앉아서 한참을 생각했다. 뭐가 문제지?

예전에 인도 대학에서 오래 유학하고 귀국한 한국 학생이 본인 집에서 캐리어를 열자마자 풍기는 각가지 인도 특유의 향신료 냄새가 방안 가득 차서 가족들이 기겁하며 창문 열고 환기를 시켰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 그럼 이제 내 몸에도 인도인의 피가 흐르는 건가? 하며 별의별 생각을 다 하다가 바로 가스레인지 위에 위치한 주전자에 눈이 갔다.

그것은 바로 강황 물.

며칠 전, 일본 마트에서 산 강황가루가 화근이었다.

인도 요리에 없어서는 안될 강황 (터머릿) 가루


인도에서의 삶은 한국처럼 다채롭지도, 할 것도 많이 없어서 주로 나의 기쁨은 델리에 있는 한식당이나 한인마트, 혹은 일본 마트에 가서 식자재를 구경하는 일이었다. 매번 한인마트를 가다가 일본 마트의 식품들을 구경하고자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택시를 타고 갔다. '인도에 이런 제품들도 들어오는구나' 하며 돈카츠 소스며 일본 라멘까지 구경을 하고 있으니 시간 가는지 모르겠다. 계산을 하려고 계산대 앞에 섰는데 보이는 '귀국 선물용 제품 코너'

거기에 강황가루가 있다. 계산대 직원한테 이거 뭐가 좋냐고 물으니, 전 세계 강황에 대부분은 인도에서 수입하는 거라고 유기농이란다. 또 이런 귀 얇은 나는 네이버에 검색을 해보았다. '강황의 효능'


강황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여성의 경우 몸이 차가운 사람에게 생리통이나 생리불순이 많이 생기는데 이때 강황을 먹게 된다면 생리통, 생리불순을 포함한 붓기 등등의 항염효과가 어쩌고저쩌고 &$&$)#)$


"그래, 이거다"

통으로 된 강황 1 통과 강황가루를 구매했다. 먹고 괜찮으면 한국에 있는 부모님에게 휴가 때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하며. 요리할 때도 넣어도 좋지만, 강황 물을 꾸준히 먹으면 좋다는 정보에, 집에 오자마자 큰 주전자에 통 강황 몇 피스를 넣고 오래 끓였다. 보글보글. 그런데 한참을 끓여도 내가 생각하는 노란 빛깔은커녕 그냥 물맛에 물 색깔인 것이다. '안 되겠다, 강황 가루를 좀 섞어야겠어' 강황가루몇 티스푼을 섞고 나서야 노오란 빛깔의 물이 완성이 되었다.


인도 노천에서 흔히 볼수 있는 마살라(향신료) 파는 가게


 그렇게 강황 물을 먹은 지 불과 2-3일 만에 내 몸에서는 인도의 피가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입에서 나는 냄새도 손에서 나는 냄새도 아니고 바로 피부에서 나는 냄새였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샤워하고 향수를 뿌린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님을.


아쉽게도 나는 냄새를 위해 건강을 포기하기로 했다. 그 이후로 강황 물을 끊고 나서는 신기하게도 내 몸에서 특유의 인도인들의 냄새는 나지 않았다. 그다음부터 비좁은 지하철이나 사무실 같은 좁은 공간에서 나를 힘들게 했던 그 '냄새'의 정체를 알았고 더 이상 불평하지 않게 되었다. 그것은 그들이 씻지 않아서, 샤워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것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저마다 나라의 특유의 냄새가 있지 않은가. 한국사람에게도 마늘 냄새, 서양사람들에게는 발 냄새? 같은 꼬릿한 치즈 냄새 등이 난다는데, 뭐 강황 때문에 나는 냄새도 이해해주어야지.


그나저나 강황 물은 몸에 좋다. 다만, 비율만 조절을 잘해서 드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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