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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호한 제제 May 19. 2024

당신 안의 '공명'

'빈' 공간에서 시작되는 자기만의 주파수

싱잉볼(Singing bowl)이 내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명상에 조예가 높으신 지인이 Singing bowl을 구했다고 소리를 녹음해서 보내주셨다.

그 소리는 단순한 울림이 아니었다. 한 번의 내려침으로 소리가 정말 길게 이어지는데, 마음이 평안해져서 몇 번이고 다시 듣게 되었다.


싱잉 볼(Singing Bown)의 공명



특정 주파수에서 발생한 진동! '공명'

모든 것은 '빈' 공간에서 시작되었다.


싱잉볼이 내는 소리가 신비로운 것은 '공명'때문이다. 공명이란 특정 주파수에서 발생한 진동이 다른 물체나 공간과 일치하여 더 큰 진폭의 소리를 만들어내는 현상이다.


싱잉볼을 치면 진동이 발생하고, 이 진동이 싱잉볼 내부의 빈 공간과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맑고 깊은 소리가 탄생한다. 싱잉볼의 진동 주파수와 내부 공기의 고유 진동 주파수가 일치할 때, 공명 현상이 발생하여 소리의 크기가 증폭되고 지속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다. 이 순간, 우리는 단순한 소리가 아닌 공명의 아름다움을 경험하게 된다. 이 경이로운 소리는 모두 싱잉볼의 '빈' 공간에서 시작된다.



우리도 내면의 '빈' 공간이 필요하다.

Understanding the Most Depressed Country in the World


미국의 유명 작가 마크 맨슨은 한국을 '가장 불행한 나라'로 진단했다. 믿을 수 없이 높은 불안감이 가득하고 자살률 세계 1위인 나라인 한국의 위기를 진단한 것이다.


그는 한국 사회가 끊임없는 초경쟁과 완벽주의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어린 시절부터 학력을 위해 끝없는 경쟁을 겪는 아이들은, 내면의 여유를 잃어버린 채 학창 시절 내내 스펙을 쌓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고, 대학입학이라는 목표가 달성되면 곧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 또 다른 경쟁에 내몰리게 된다고 진단했다. 또, 취업이란 관문을 뚫으면, 결혼, 출산, 재테크까지, 지속적인 평가 만능주의에 빠져 자기 계발을 요구받게 된다고 했다.


그렇게 치열한 경쟁을 뚫고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은 어떤가? 요새 여기저기서 젊은 직장인들이 채 1-2년도 안돼서 회사를 그만둔다고 구인난을 걱정하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완벽주의와 과도한 기대가 이들에게 큰 부담이 되는 거 같다.


내면의 빈 공간을 허락지 않은 사회!

경쟁과 완벽주의에 대한 압박이 부른 '번 아웃'


마크 맨슨이 진단한 바 대로, 한국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경쟁에 내몰리며 스펙을 쌓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자신의 내면을 온갖 것들로 채우느라 여념이 없다. 나이가 들어서도 이러한 습관은 지속되어, 많은 이들이 강박에 가까울 만큼 자신의 자리를 채우는 데 모든 힘을 쏟아붓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과연 이렇게 꽉 채워진 삶에서 '지속적인 탁월함'이 나올 수 있을까?


한국 사회는 싱잉볼의 공명과는 달리, 내면의 빈 공간을 채울 여유를 주지 않는 거 같다. 늘 잘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시작하자마자 예외적으로 큰 성공을 거든 사람들과 비교하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사람들이 많다. 과도한 경쟁과 완벽주의는 우리를 끊임없이 내몰며, 더 높이, 더 멀리 나아가야 한다고 요구하며 압박하며, 결국, 전체적 '번 아웃'을 부른다.


타인과 공감하고, 자연과 조화하며,

더 높은 차원으로 주파수를 맞추는 '공명'의 삶


내면의 여유와 자기 성찰을 허락하지 않는 삶은 지속되기 어렵다. 싱잉볼이 '빈' 공간으로부터 경이로운 '공명'을 만들듯이, 우리 삶에도 '빈'공간이 필요하다. 그 공간을 통해 우리는 타인과 공감하고, 자연과 조화하며, 더 높은 차원과 주파수를 맞추며 '공명'을 만들 수 있다.


인생이라는 싱잉볼에서 고유한 주파수를 찾는 것, 그것이 바로 '자기 성찰'이다. 끊임없이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신만의 리듬을 발견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타인과 진정으로 공감하고, 창의적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이 온갖 것으로 꽉 채워진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공허함을 느낄 때가 많다. 작은 행복을 음미할 줄 아는 사람만이 지속 가능한 삶을 살 수 있다.



삶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구테(Goûter)'와 '휘게(Hygge)'


그런 의미에서 '구테'와 '휘게'가 주는 메시지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프랑스인들은 '구테(Goûter)'라는 개념을 소중히 여긴다. 오후 4시경 가벼운 간식과 함께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인데, 이는 업무와 업무 사이의 '공백'을 의미한다.


프랑스인들에게 구테는 단순한 간식 시간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자신에게 휴식과 여유를 허락하는 시간이다. 구테는 업무의 연속선상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중요한 순간으로 여겨진다. 프랑스의 많은 직장인들은 이 시간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더 나은 집중력을 유지하며, 하루의 후반부를 더욱 생산적으로 보낼 수 있다.


덴마크인들은 일상의 작은 행복을 음미하는 '휘게(Hygge)'를 중시한다. 덴마크인들에게 휘게는 단순한 휴식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는 편안함과 따뜻함, 그리고 공동체와의 연대를 강조하는 삶의 방식이다. 휘게는 일상 속 작은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그 순간에서 행복과 만족을 찾는 것이다. 덴마크에서는 가족과 친구와 함께하는 저녁 식사, 따뜻한 촛불 아래에서의 독서, 편안한 소파에서의 휴식 등이 모두 휘게의 일환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작은 즐거움들이 덴마크인의 높은 삶의 만족도를 유지하게 해 준다. 덴마크인들은 휘게를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며, 인간관계를 강화한다. 휘게는 그들에게 단순히 행복을 찾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철학이다.


구테와 휘게가 주는 작은 휴식과 즐거움, 즉, 친구와의 따뜻한 대화, 햇살 좋은 날 공원에서의 산책,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 이러한 소소한 일상이 바로 우리 안의 공명을 일깨우는 계기가 된다. 내면의 빈 공간이 우리의 고유한 진동 주파수와 일치할 때, 우리는 진정한 공명을 경험할 수 있다. 마치 싱잉볼을 살며시 두드릴 때 발생하는 맑고 깨끗한 울림처럼.



싱잉볼이 내부의 빈 공간과 조화를 이뤄, 경이로운 소리를 탄생시키듯이,

우리의 삶에도 빈 공간이 필요하다.


구테와 휘게에서 말하는 멈춤은 단순한 휴식이 아닌, 더 크고 지속적인 행복을 의미한다. 삶에 여유와 공감의 공간이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공명을 경험할 수 있다. 그 '빈' 공간을 통해 타인과 공감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더 높은 차원으로 주파수를 맞출 수 있는 삶. 그것이 바로 우리가 찾아야 할 공명이다.  


우리 모두가 싱잉볼처럼 내면의 빈 공간에서 시작되는, 나만의 아름다운 울림(공명)을 찾을 수 있길! 그리고, 울림이 각자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지속 가능한 행복을 가져다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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