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와 무경계 그 사이
우리가 '나'로서 인식할 수 있는 건, 나를 제외한 '나 아닌 것들'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그의 말.
이 세상의 나가 아닌 것들로 인해 되려 나를 알 수 있고, 그로써 나는 '나'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들.
수 많은 나가 아닌 것들로 인해 되려 나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는 지혜.
마치 최근에 읽은 '무경계'의 책에서 나온 이야기들 같았다.
나는 이 삶 속 몸을 빌어 살아가지만, 실은 이 몸보다 훨씬 큰 존재. 이 몸과 생각, 느낌 모든 것을 뛰어넘어 생명으로써 살아내고 있는 존재. 우리가 나와 남을 경계짓고, 마음과 몸을 경계짓고,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경계짓는 마음 때문에 모든 전쟁이 일어난다고 한다.
마음 안에서의 갈등, 남과의 갈등, 선과 악이라는 개념 사이의 갈등. 하지만 우리네 삶은 어둠이 있기에 빛이 있고, 어둠이 있기에 별을 구분할 수가 있으며, 아픔이 있기에 행복을 인식 할 수 있는 것이라 했다.
우리는 별만을 보는게 아니라 별을 볼 때 어둠도 같이 보는 존재이기에, 이 삶을 행복만을 좇거나 기쁨만을 좇아선 안된다고 한다.
행복은 삶에 어둠이 있어 행복할 수 있는 것이고, 기쁨은 슬픔과 괴로움이 있는 덕분에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이라고.
그림자 같은 감정들과 기쁨 행복들이 모두 하나인 것으로 마주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이 삶을 진실로 껴안을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그로서 우리는 사회가, 현대 지식이 우리에게 씌워놓은 생각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본래 이 우주 속 유일무이한 영혼과 고유한 생명을 지닌 그 존재로 오롯이 살아갈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머리로 겨우 헤아려 얻은 이 지식들을, 몸으로 마주해나가도록 이끄는 한 지인의 역량이 놀라웠다.
책의 내용을 카메라 너머로 마주할 수 있었던 순간들. 아직 다 만나지 못한 내 안의 어둠을 마주하는 것들은 삶을 다 살아내며 끊임없이 해나가야할 일들이겠지만, 이런 지혜를 만나 그나마 덜 헤맬 수 있게 된 것 같아 감사를 느낀다.
보다 내가 지혜로워지길, 내 삶의 많은 어둠을 마주하고 별과 어둠을 모두 사랑할 수 있는 이가 되길. 그로서 함께 하는 이들과 이 삶을 사랑하는 이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