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오랜만에 외로움을 느낍니다.
단순한 사랑을 받고 싶은 기분입니다.
사람으로서 당연한 이 감정을 애써 외면하고 살았습니다. 친구라고 부를 만한 사람도 연인이라 부를 사람도 없는 현재의 제 자신은 살결이 떨리도록 이 감정을 원하고 있습니다.
잠이 오질 않은 이 밤,
문뜩 안부를 물어올 대상이 없다는 초라함에서 오는 이 바보 같은 순간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를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잘 살고 있다고 한 순간이라도 제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럴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안정감과 안락함을 목표로 하는 사회의 단면을 똑같이 바라보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젠가, 언젠간이라고 수없이 내뱉었던 삶의 지향성은 어느덧, 표류하는 목표 속에서 갈피를 잃었습니다.
곪아버린 감정에서 피어난 삐뚤어진 주름살은 형태가 고약하여 외로움을 느끼는 감정조차 모순처럼 느껴지게 만듭니다.
아무래도 끝끝내 이 외로움을 떨쳐낼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언제나 포기가 앞섰던 삶이었기에 비겁하게 이번에도 그 안에서 살아갈 방법을 찾을 것 같습니다.
작은 굴을 파고 자그마한 촛불에 부를 밝혀 유년기 시절, 굳게 믿었던 신에게 거짓된 기도를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