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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상용 Apr 24. 2023

05_도쿠시마현, 가미카츠초上勝町, 계단식논 타나다棚田

지방소멸, 지역활성화 일본사례~~ 가미카츠초의 계단식 논

도쿠시마현, 가미카츠초上勝町, 일본계단식 논 타나다棚田~ 

타나다棚田의 모습을 어떻 표현을 해야 할지 난감하다. 절경, 비경, 감동, 존경, 숙연 등 다양한 단어가 떠오른다. 


차가 다닐 수 있을까 하는 정도의 좁은 도로를 통해 산을 올라간다. 조금만 벗어나면 그야말로 낭떠러지. 내심 차가 올라가는 동안 불안이 엄습해온다. 상대방에서 오는 차가 한 대라도 만난다면 어찌할 도리가 없을 정도다. 일본은 경차가 많다지만 이런 길에서 만나면 멱살을 잡고 싸울 수도 없는 그런 도로 폭이다. 양보심을 발휘해서 뒤로 후진을 한다 해도 여간 운전 실력이 있지 않고서는 양보 할 처지도 못된다. 단지 마주오는 차가 없길 바라는 마음만으로 올라간다. 

도쿠시마현 가미카츠초 야마이누다케시山犬嶽(998m) 산간에 위치한 일본계단식 논 타나다. 평지에서 약 4km정도를 올라간다. 삼목이란나무로 빽빽한 삼림을 지나가 하염없이 오른다. 놀라운 것은 그 곳에 간간히 보이는 집이 있다. 중간쯤 올라갔을 때 본 가옥을 보고 ‘ 이곳에 집이 있네’라고 놀랐는데 이건 놀랄 정도가 아니다. 한참을 더 올라가서 거의 산 정상 기슭에도 집이 있었고 그것도 꼭대기에서 두 번째로 있던 집, 그 위에 한 집이 더 있다. 


정상 밑에서 바라보는 타나다棚田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이곳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들에게 그야말로 숙연히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모습이 펼쳐진다. 사진작가들의 선언문이 붙어있다. 요약하면 이곳에서 사진 촬영할 때 마음가짐과 행동지침이다. 이곳의 농부들을 진심으로 존경하며 사진 촬영시 해를 끼치지 않도록 열과 성의를 다해 주의하겠다는 내용이다. 일본답다. 


딸딸이나 이양기 등은 옆으로는 지나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대 부분 사람 노동력으로 농사를 짓는다. 이 지역에서 생산하는 쌀은 평지보다 4-5배는 더 받아도 될 듯한데 가격차별은 없나보다. 타나다는 비단 이 곳뿐만 아니라 일본 전역에도 많은 곳에 있단다. 그런데 높이로 봤을 때는 수위권일 듯하다. 


마침 할머니, 할아버지 두 분이 논에 물을 대고 작업을 하고 있다. 생각 같아서는 앞에 가서 큰 절이라도 올리고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다. 꼭대기 쯤 신을 모시는 제단이 있고 화장실과 대피소 같은 작은 시설도 있다. 일행이 화장실을 가면서 걱정을 한다. 화장실에 너무 민감하다나. 다녀오더니 오히려 의아해 한다. 이런 곳에 있는 화장실이 어쩌면 저리도 깨끗하냐. 

(거의 900미터 정상 아래 있는 논에 물을 대고.. 모내기 준비를 하고 있는 노부부)


겨울에 눈이라도 오는 날에는 어찌될까라는 의문이 생겨서 물어보니 ‘ 대형냉장고가 있고 겨울에는 음식을 쟁여 놓는단다. 언제 내려올지 모르니 음식에 비상구호품을 잔뜩 쌓아놓는다. 혹여나 구급상황이 생기면, 그냥 포기해야할 정도다. 아무리 날고 기는 119를 불러도 손쓸 재간이 없다. 


만약에 이곳에서 자동차가 고장이 난다. 분해해서 갖고 내려가든지 아니면 공장을 산에 짓는 수밖에 없다. 사고가 나서 논에 빠졌다. 역시 분해해서 갖고 가든지 썩을 때까지 기다리든지. 


매년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이 봉사를 하러 오기도 한다. 버스가 못 올라오니 중턱이나(중간쯤 주차장이 있다) 그 외 적당한 곳에 내려서 걸어 올라와야 한다. 


일본의 미래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즉 미래후손들에게 물려줘야할 유산이다. 


일본과 사업을 하면서 뻔질하게 다녀봤지만 일본계단식 논을 보는 것은 처음이다. 업무차  도쿠시마 가미가츠초, 가미야마초에 왔다가 이번 여정을 안내 해주는 하야시상과 하야시 부인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 하야시상이 정화시설 사업을 하느라 산 정상까지 자주 다니는데 보여주고 싶어서 왔단다.  


외국인이지만 일단 그 곳에서 농사를 짓는 그 분들에게 경의와 존경을 표한다. 농부의 정성과 농부의 땀방울에 대한 존경이다. 부디 무탈하게 지내시길 바란다. 올 겨울도 무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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