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고흐와 음악가 슈만의 공통점
이 그림은 정말 미.쳤.다.
어떻게, 이런
역동적인 꿈틀거림을 표현할 수 있었을까.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을 향한 분노였을까?
아니면, 절망?
붓을 놀리지 않을 수 없게끔
속에서 분출하는 예술혼?
이 정신병에서 영원히 헤어날 수 없을 것만 같은
불안함?
그것도 아니면, 미칠 것 같은 외로움?
아무튼, 몇몇 집들을 제외한 모든 것들이 꿈틀거리며 요동치고 있다.
고흐의 밤은 금방이라도 캔버스를 뚫고 폭발해버릴 것만 같은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
그런데 하늘을 가로지르는 두 개의 별 무리 형상이 특이하다.
마치 가운데 위치한 작은 빛 덩어리가 왼쪽에서 날아온 거대한 빛덩이 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것만 같다.
마치 어린 아들이 아버지 품 안으로 뛰어들 듯이.
자신을 뒷바라지해 줬던 고마운 동생 테오와 테오의 아들을 형상화한 걸까?
아니면 삶에 너무 지쳐서 이젠 그만 신에게 돌아가 쉬고 싶은 고흐의 열망을 담은 걸까.
정확히 1년 후 목숨을 잃었으니 지나친 억측은 아닐 듯 싶다.
자살이니 타살이니 말도 많지만, 이 그림만 보면 자살인 것 같기도 하다.
음악가로서 탄탄대로를 달리던 슈만도 사망하기 2년 전, 라인강에 투신해 자살을 시도했었다.
자신이 앓고 있던 정신병이 어디로 튈지 몰라 두려웠을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그는 사랑하는 클라라와 아이들을 집에 남겨 두고 혼자 라인 강가로 향했다.
<별이 빛나는 밤에> 그림에서 문득 두 거장의 절망과 두려움이 한꺼번에 몰려나왔다.
언젠가, 앓고 있던 정신병으로 영영 자신을 잃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그들은 얼마나 무섭고 외로웠을까.
한편으로는 살고 싶은 듯, 온 그림이 요동치는 고흐의 밤 풍경을 바라보며, 그들이 정말 안쓰러웠다.
거장들이여.
이제는 편히 쉬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