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구해줄까“ 궁금해서 강에 뛰어든 40대 실종이라는 기사의 고찰
“반려견이 구해줄까” 궁금해서 강에 뛰어든 40대 녀 실종이라는 기사가 떴다. 포털 상단에 노출이 되었고, 주말에 가장 많이 본 뉴스 중 하나가 되었다. 문득 댓글들을 확인하기 싫어졌다. 뻔했다. 저런 제목에 기사에 사람들이 어떻게 댓글을 달지…
<A씨는 일행과 노지에서 캠핑을 하던 중 '사람이 위험한 상황에 빠지면 강아지가 도와주는지' 확인하기 위해 물에 들어갔다가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반려 강아지를 캠핑에 동반했다.>기사중
노지에서 캠핑했던 것 역시 공격의 대상이었으며, 사람이 위험한 상황에 빠지면 강아지가 도와주는지라는 말은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피해자를 옹호하는 댓글은 없었다. 멍청하고 후진국 사람 같다며 혐오스러운 댓글들이 대부분이다. 댓글이 뻔할 거란 건 기자들도 알았을 터이다.
기자의 잘못은 무엇일까?
기자는 대중들로 하여금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응원하게 할 동력을 상실하게 했다.
적어도 정말 그렇다고 한들 기자는 제목을 저렇게 쓰면 안 되었다. 실종만으로 충분히 마음이 아픈데 구할 의욕까지 상실하게 만들었다. 피해자 욕먹게 하는 건 너무 쉽다. 누구나 수영을 좋아하며, 누구나 충분히 할 수 있는 농담일 수도 있다. 이런 조롱은 죽음보다 더 가슴 아플 수 있다. 아무리 혐오가 잘 팔리는 시대라 해도 기자들은 신중하게 글을 써야한다. 기자들 말 한마디에 사람을 혐오하긴 쉽지만, 반대로 찍한 상처를 쉽게 아물지 않을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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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뒤 결국, A씨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기자 제목은 A씨는 대중들에게 어리석은 짓을 하다 죽어버린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