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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법은 조변 Apr 16. 2024

2024년 제13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신 변호사님!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축하합니다.


안녕하세요.

'나만 몰랐던 민법', '조변명곡', '조변살림&조변육아'를 쓰고 있는 조변입니다.


저는 로스쿨 1기, 변호사시험 1회에 합격한 변호사 조준현입니다. 오늘 4월 16일 오후 5시, 법무부는 제13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1745명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1월 4박 5일간의 어려운 시험을 치르시고 드디어 오늘  합격하신 1745분의 변호사님들께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축하합니다.


변호사로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실 변호사님들께서 참고하실 수 있는 짧은 말씀을 올리고자 합니다.



1. '승리'가 아닌 '가치관'을, '경쟁'이 아닌 '협력'을 추구하는 변호사가 되어 주세요. 


시험은 합격으로 끝나고, 경쟁은 승리의 순간으로 끝나지만, 변호사의 삶은 긴 여정임을 기억해 주세요. 변호사로서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로스쿨에서 미리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변호사가 없는 직장, 변호사가 없는 분야라고 겁먹을 필요가 없습니다. '1호 변호사'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변호사님께서 가고 싶은 길을 가세요. 그래도 다 먹고 살 방법이 있습니다.


언제나 누구에게나 가깝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변호사가 되어주세요. 변호사가 많다 많다 하지만, 여전히 법적인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더 많습니다. 그분들의 고민과 걱정을 외면하지는 말아 주세요. 일단 들어주세요.


시간이 지나면 당연하게 갖추어지는 지위가 있습니다. '10년 차' 변호사 같은 것이지요. 그렇지 않은 지위와 역할도 많이 있습니다. 스스로 부족한 점이 있으면, 채워가는 변호사가 되어 주세요.


2. 결론이 없는 법적 쟁점은 없습니다. 끝까지 검토하고 검토해서 결론을 내리세요.


법적인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재량행위'와 같이 법적인 문제가 숨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나면 비로소 법적인 쟁점이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귀찮더라도 팩트를 조금 더 파보세요.


법 규정도 없고, 판례가 없다고 멈추지 마세요. 유권해석이나 논문이라도 찾아야 합니다. 변호사님의 생각을 뒷받침할 근거가 필요합니다. 몰라서 물어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그것이 변호사의 일입니다. 타 기관에 유사사례도 물어보고, 행정부 사무관에게도 물어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문제를 해결하면 유능함을 인정받게 됩니다.


사내변호사라면 외부 고문변호사, 정부법무공단의 자문 의견을 가급적 받아보세요. 매우 번거로운 일이지만, 변호사마다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이 꽤 많이 다릅니다. 언제나 내 의견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고객은 날카로운 의견보다 탄탄한 의견을 더 좋아합니다.


때로는 법적인 결론이 불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이성적인 이슈가 아니라 감정적인 분쟁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본격적인 검토를 하기 전에 사안의 본질을 파악하세요. 20장짜리 고소장이 아니라 2장짜리 화풀이용 내용증명이면 충분할 때가 있습니다.


3. 변호사가 아닌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고 자주 이야기를 나누세요.


변호사를 처음 만나본다고 말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습니다. 그들에게 변호사의 첫인상을 심어준다고 생각하여야 합니다. 언제나 변호사로서의 품위를 지켜주세요. 무례해서는 안됩니다.


돈과 무관하고, 업무과 무관하더라도 일단 들어보세요. 정말 급하지 않다면 들어보고 변호사님의 생각을 말해주세요. 들어보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법적인 문제가 아닌 경우도 꽤 있습니다.


로스쿨에 합격했을 때의 그 마음을 기억하나요? 법학전문대학원의 취지를 잊지 말고, 가끔씩은 후배에게 도움이 되는 선배가 되어 주세요. 저보다 잘하실 겁니다.


4. 변호사가 된 이후에는 더 소중한 것들도 잘 챙겨주시기 바랍니다. 건강과 가족입니다.


제가 그러지 못했습니다. 변호사가 된 이후에는 변호사로서만 살아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저도 한 사람의 남편이고, 한 아이의 아빠이고, 한 부모의 아들인데 그런 것을 잘 챙기지 못할 때가 있었습니다.


변호사님이 변호사가 될 때까지 그 가족들의 응원과 격려가 있었습니다. 변호사가 되어서 처음에는 많이 바쁘고 마음의 여유가 없겠지만, 그래도 변호사님의 가족을 항상 먼저 챙기고 신경 쓰는 사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건강하셔야 합니다. 습관적으로 야근을 하고, 심심할 때마다 회식을 하면, 건강은 점차 나빠집니다. 가급적 여가 시간을 확보하고, 걷기 운동이라도 매일 하시기 바랍니다. 회식도 꼭 필요할 때만 하시고, 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고민하시면 좋겠습니다.


변호사의 삶이 수 십 년 남아있습니다. 건강하게 가족을 챙기며 살아갈 충분한 시간이 있습니다. 너무 변호사일에 매몰되지 말았으면 합니다. 변호사님의 건강과 변호사님의 가족이 가장 소중합니다.


5. 브런치북 "저는 로스쿨 1기 변호사입니다."를 소개합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lawschool


제가 변호사로 보낸 10년의 시간을 브런치북으로 정리한 30개의 글입니다. 평범한 변호사가 보낸 10년이 어떠했는지 궁금하시다면, 잠시 놀러와 주셔도 좋습니다.


로펌에서, 기업에서 그리고 공직사회에서 변호사는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 모습을 구경하실 수 있습니다. 저의 잘난 모습을 기록하지 않았습니다. 늘 부족하고 아둔했던 한 변호사의 일상이 담겨있는 글입니다. 이 글을 보시고 변호사님께서는 제가 했던 실수를 하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변호사님께서는 분명히 더 잘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다시 한번 더 변호사시험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변호사님의 건강과 건승을 빕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조준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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