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호기심은 어떤 의도였을까?
사람들은 단지 궁금하다는 이유로 남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는 질문들을 아무렇지 않게 하곤 한다.
제주도에 살다 보니 쉽게 물을 수 있는 질문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이들도, 어찌 보면 그런 질문에 상처를 받는 사람들도 많이 마주치게 된다.
아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저 제주도라는 곳이 좋아 온 사람도 유행처럼 나도 가겠다 제주살이라는 것을 하러 온 사람도,
평생 살아온 곳을 떠나 아는 이 하나 없는 제주로 와서 여기서 살아보겠다 하는 마음엔 너 나 할 것 없이 쉽게 꺼낼 수 없는 상처 한두 개씩은 품고 온 것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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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꾸미고 다녀. 옷차림이 왜 그래?"
"너네 부부는 아이는 안 낳아?"
"그런 거 해서 먹고살 수 있어?"
"가족들 만나러 고향에 안 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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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호기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딱 그만큼의 무례함. 하지만 생각해 보면 쉽사리 마주하는 흔하디 흔한 질문들..
살면서 당신 역시 누군가가 무심코 던진 질문에 상처받은 적도 있지만 상처가 될 것을 모른 체 반대 입장이 된 적도 있지는 않았을까?
묻지 말아야 할 질문이라는 걸 알면서도 굳이 생채기를 내는 모난 이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상처 하나 없이 버텨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점점 시간이 지나며 질문 하나를 하는 데 수십 번의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점점 무심하다 오해를 받는 일도 잦아졌다.
그러나 어디부터 어디까지, 어떻게 이 고민을 설명해야 할까..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사실 이렇게나마 변명하고 싶었더랬다..
내가 당신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는 것은 당신에게 무관심해서가 아니라,
그저 묻지 않는 예의를 지키고 싶었던 것뿐이라는 것을..
내가 굳이 묻지 않아도 당신 스스로 힘든 얘기를 꺼내 줄 순간을, 옆에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노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