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할머니가 되고 싶어

공감이 위안이 될 때..

by 서인씨


"그 사람 만난 지가 언제인데 여태 그것도 몰라?"

"그 사람이 말하지 않으면 난 굳이 안 물어봐"

"에이 그런 것도 모르면 친하다고 얘기하면 안 되지~ 그 정도도 모르면 안 친한 거 아닌가? "

"..."

그 사람의 인생 전부를 속속들이 알고 있지 않다면 나는 그 사람과 친하지 않은 걸까?





사람들은 누구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누군가의 뉴스를 보며 "내가 저 사람이라면 난 절대 안 죽을 텐데 이해가 안 간다" 얘기하는 사람들의 말..

어쩌면 상처는 내게 있는 것은 유난히 커 보이고 남의 것은 조금 더 작게 보이는 지극히 편파적인 무언가가 아닐까도 싶다.

상처를 받았던 당신, 상처를 줬던 당신도 한 번쯤은 그 순간을 되돌리고 싶었던 적이 있지 않을까?




가끔..
남들도 사는 게 이렇게 힘든가 싶었던 순간들이 있었다.

어느 날, 희귀병에 걸렸단다. 죽을병은 아닌데 그렇다고 약은 없다는, 남들처럼 멀쩡하게 일상생활을 할 수는 없는 정도의 그런 애매모호한 상태. 그래서 가뜩이나 진지한데 더 진지하게 살아보려고 노력했었다.

왜냐면 내 몸도 삶도 그저 그렇게 애매한 딱 그 정도인 느낌, 그래서 그게 반복되고 그래서인지 내가 무언가 꿈을 꾸면 따라가지 못하는 몸이, 상황들이 그 모든 것들이 고스란히 눈물이 됐더랬다.



그런 내게 40대에 꿈을 꾼다는 것 자체가 철이 없어서라는, 하지 않아도 될 말로 굳이 상처 하나를 더 늘려주는 사람들을 마주하며 꾹꾹 눌러오며 참았던 것이 폭발해 버리던 날, 난 브런치에 신청서를 보냈다.

무언가 하고 싶고 무언가를 새롭게 꿈꾸는 것이 '철없는 것'이라면 나는 그냥 철없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



공감해 줄 누군가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남과 다른 것이 잘못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저 다른 것이라고 이해해 주는 이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머릿속의 생각을 마구잡이로 써 내려가 다소 투박하고 정제되지 않은 글이겠지만 내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공감이 작은 숨 한 번 쉴 수 있는 안식과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