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지금 이 대화에서 어느 부분이 안타까운 포인트야?
원래 하려고했던 꿈을 못 이룬거? 공무원 준비하다가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인생 첫 가게로 프랜차이즈 커피집을 차린거? 아니면 막상 차렸는데 생각보다 너무 바쁜거?
잘 들어. 가난한 사람은 일단 꿈이 없어. 왜? 태어나서 본 적이 없거든. 한번도. 하고싶은 일 생긴 들 실제로 그걸 이루고 사는 사람을 본 적이 없거든. 꿈은 둘째치고 사람새끼 같은 어른을 본 적이 없거든 그게. 그래. 꿈이 생겼다 치자. 주변이 아니라 어디서든 보고 저렇게 되고싶다고 생각한 롤모델이 생겼다 치자. 그래서 꿈이 생겨. 꿈을 이루려면 뭘 해야해? 그래. 노력. 두번째로 가난한 사람은 노력할 기회가 없어. 꿈을 위한 노력은 기본적으로 배움. 교육과 같은 뜻이고 돈을 버는게 아니라 쓰는 것에 가까운 행위니까. 앞으로 잘 먹고 잘 살으라고 현재의 먹고 살 돈을 쪼개 불투명한 미래를 위해 투자해 줄 부모가 있을 리 없거든. 집구석 지긋지긋해서 벗어날래도 오백에 삼십 보증금 오백이 없다니까. 학교는 당연히 말도안되고. 학원이라도 다니려면 학원비에 월세에 그걸 메꾸려면 일해야하고, 그러다보면 시간이 없지. 시간 이퀄 뭐다? 완성도다. 배움에는 집중 할 시간이 필요해. 집중 할 시간이 부족한 배움은 총 기간대비 결과가 좋지 않지. 셋째. 그래서 결국 사람이 지쳐. 처음 시작이 달랐을 뿐이잖아. 일하면서 열심히 배웠는데 결과적으로는 놀면서 한 애들보다 못하잖아. 결국 선택받기가 힘들어져. 시간들이고 돈들여서 죽자고 했는데 결국 물거품이야. 지도 사람인데 피곤하고 죽겠지. 그래서 결국 지쳐. 그래. 니가 보고있는 지금 내모습이야. 나보다 좋은집에서 태어나서 상대적으로 많은 기회에 노출되어 있었다고 너를 비난하고 싶지 않아. 그럴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지. 근데. 기회의 평등이니. 가난이니. 역경을 이겨냈느니. 이건 입에 올리지 말자. 너 공부할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지는 않았을 거 아니야. 커피숍 차린 돈은 대출이라고? 은행에서 공무원 준비하던 무직자명의로 그만한 돈을 대출해주지는 않았을 거 아니야. 어지간하면 그냥 듣고 있으려고 했는데 술 취한 김에 평생 처음 이야기하는거야. 적어도 내 앞에서는. 가난까지 아는 척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