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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의도비 Jan 03. 2024

롱런 특: 본업에 충실함

걷잡을 수 없이 올라 미친 score의 코스트코


코스트코 유명짤 출처: MBC 뉴스데스크
출처: 구글


몇 년 전 한국에서 대유행이었던 코스트코는 여전히 인기다. 홈파티가 급증한 연말연시에 유튜브에서 코스트코로 홈파티를 준비하는 영상도 꽤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성공하려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해야 한다. 롱런하려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성공을 쌓아가는 게 몇 배는 더 힘들고, 성장주들 중에 살아남는 기업이 몇 없는 것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위기에도 코스트코는 올해 시총 3000억 달러(약 395조 원)를 돌파하며 고물가 시대에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찰리 멍거가 늘 예찬하고 마지막까지 보유하고 있던 주식 중 하나도 바로 코스트코였다. 마케팅도 하지 않는 회원제 마트가 계속 성장하는 비결이 궁금해졌다.



출처: 증권경제신문

찰리 멍거뿐 아니라 15년 전부터 코스트코의 진가를 알아본 곳이 또 있는데 바로 노마드 투자조합이다. 그들 역시 워런 버핏과 찰리멍거, 그리고 피터린치가 해왔던 방법 그대로 훌륭한 기업을 제 값에 주고 투자해서 돈을 벌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코스트코를 강력한 해자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해자는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 성 주위에 만든 인공연못을 말한다. 사업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강력한 해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경쟁사들이 코스트코와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은 한다는 것이다.




출처: Unsplash

남들은 못하는데 코스트코만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바로 마트의 본질인 '가격경쟁력'이다. 수많은 마트가 있고, 아마존이라는 새로운 바람이 불어도 사람들은 코스트코가 제일 싸다고 믿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스트코는 언제나 상품매입가에 최대 14% 이윤만을 붙인 판매가를 책정한다. 대다수의 마트는 코스트코의 두 배에 가까운 이윤을 책정하고, 월마트도 코스트코보다 50% 높은 이윤을 책정한다. 노마드 투자조합은 이렇게 낮은 이윤을 붙이면서도 돈을 벌 수 있는 이유는 다음 세 가지를 확실히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1) 우선 운영비가 아주 낮아야 한다.

코스트코는 비용을 0.01% 단위로 측정하고 관리한다. 그리고 마케팅에 비용을 거의 쓰지 않는다.


2) 그리고 도매가가 최대한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코스트코는 도매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매장 내 상품의 종류수를 4000개로 고정했다. 종류별로 고객에게 가장 좋은 제안을 한 공급자가 매대를 차지하는 것이다. 고객은 좋은 물건을 좋은 가격으로 사는 대신 다양한 물건을 살 수는 없다. 보통의 마트는 이런 식으로 운영하지 않는다. 마트는 임대인이 되어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공급자에게 공간을 주고 임대료를 받는다. 그래서 마트는 공급자들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 돈을 버는 곳이 목적이다. 보통의 마트는 판매자에게 공간을 빌려주면서 이윤을 남기고, 코스트코는 소비자에게 물건을 팔아서 이윤을 남기는 것이다.


3) 매출이 아주 커야 한다.

코스트코가 이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규모의 경제가 실천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을 실천해서 얻은 이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며 성장을 이어갔다. 마트의 본질인 가격경쟁력을 가장 강력하게 구현한 것이다. 소비자는 코스트코에서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고, 계속해서 돈을 지불하게 되면서 코스트코는 해자를 키워왔다.




출처: 타임지

코스트코를 보면서 방탄소년단이 떠올랐다. 마의 7년을 넘긴 것도 모자라 7명 전원 두 번째 재계약을 마친 그룹. 해체와 연기자 전향 등으로 늘 멤버 구성이 변화무쌍한 아이돌 세상에서 아이돌의 본질인 그룹 활동을 가장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방탄소년단도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이 어려울 때 '다이너마이트'와 '버터'를 연속 성공시키며 미국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졌던 것처럼, 경제 위기에서도 성장을 이어나간 코스트코를 보면 어려운 상황에도 될 놈은 된다는 말이 이렇게 적용되는 것 같다. 비결은 역시 본업을 잘하는 것이 아닐까? 본업을 꾸준히 잘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도 없으니까. 그게 어디서나 롱런이 귀한 이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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