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변호사가 되고 싶니
아직 1년을 채우지 못한 사회 초년병인 신입 변호사 신변입니다.
변호사가 되기 위해 오랜 시간을 투자했고, 아니 소비, 아니 낭비했고,
다행히 늦게나마 정신을 차리고 공부한 끝에 변호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앞날에 대한 막연한 불안함을 가지고 하루하루 공부하던 때와 비교하면 정말 하늘과 땅 차이일 것이지만,
그때에도 불안했고, 지금의 저도 불안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만약에 시험이 안됐다고 생각해 봐라 진짜 끔찍하지 않니, 나이 먹고 니가 뭘 했겠니."
아버지는 가끔씩 말씀하십니다.
저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늦게라도 시험이 되지 않았다면, 얼마나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참 다행입니다.
시험에 합격해서.
출근 준비를 하고 회사에 가는 길이 많이 추워졌습니다.
벌써 변호사로 일한 지 10개월째에 돌입합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애매한 시간이 흐른 지금,
저는 고시생 때처럼 불안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물론, 그때와는 다른 불안함이지만, 합격만 하면 모든 게 좋아질 것이며, 인생은 탄탄대로일 것이며, 늘 행복함만이 가득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참 많이 다른 과정에 서 있습니다.
늘 그래 왔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대학만 가면 모든 게 해결될 것 같았지만, 막상 대학을 가보니, 학점.. 취업.. 등.. 등.. 나를 괴롭히는 것들은 또 여기저기 존재했고, 저는 그 괴로움을 벗어나고자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꿈꾸었 던 것이지요.
여하튼, 지금의 저는 그렇게 꿈꾸던 변호사가 되어서도 또 다른 탈출을 꿈꾸고 있습니다.
죽을힘을 다해서 겨우겨우 된 변호사인데, 탈출을 꿈꾸고 있는 저를 볼 때면, 가끔씩 참 안쓰럽기도 합니다.
회사의 대표 변호사님께서 가끔 이런 말씀을 해주십니다.
그저 그런 변호사가 되지 말아라, 열심히, 남들과 다르게, 유일한 변호사가 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
저는 오늘도 제 자신에게 물어봅니다.
"성공한 변호사가 되고 싶니?"
나이가 40을 향해 가고 있는데, 저는 비로소 사춘기를 맞이한 마냥 갈피를 잡지 못하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돈인지 명예인지 아니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인지.. god의 길 속에 나오는 가사처럼,
과연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몇 번씩 나에게 물어보며 또 하루를 보냅니다.
작성해야 하는 서면이 있는 와중에 이렇게 글을 남기고 있는 것이 잘하고 있는 일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느끼고 생각하고 고민하는 많은 것들을 당신과 공유하고,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거나 공감을 얻을 수 있다면, 그리고 그 누군가로부터 나도 위로받을 수 있다면, 제가 투자하는 이 시간이 천배, 만배 값진 시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글에서 또 만나 뵙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