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싱가포르직장인 Dec 18. 2024

딸 아이의 농구 경기

싱가포르에 사는 워킹 대디의 현실 라이프 (3)

오늘 저녁, 딸에게서 문자가 왔다. “아빠, 오늘 정류장에 마중 나와주면 안돼?” 딱히 딸에게 이유는 묻지 않았다. 그냥 식사를 마치고 천천히 마중을 나갔다. 딸을 마중 나가는 길은 늘 좋다.


멀리서부터 딸이 보였다. 얼굴에 가득한 웃음이 이미 답을 알려주고 있었다. 나를 보자마자 딸이 외쳤다.


“아빠, 오늘 우리 팀이 농구 이겼어!”


“와~ 축하해!”


그런데 딸은 뭔가 부족하다는 듯 나를 빤히 쳐다봤다.


“응? 그게 축하 끝이야? 내가 팀에서 가장 오래 뛰었어!!”


순간 웃음이 났다. 내 짧은 축하가 딸의 기대에는 한참 모자랐나 보다. “와, 정말 대단하다!” 진심을 담아 다시 말하니, 딸은 흐뭇한 표정으로 포즈를 잡으며 말했다.


아빠! 사진 찍어줘!”


휴대폰을 꺼내 들고 사진을 여러장 찍었다. 땀에 젖은 머리카락, 환한 웃음. 사진 속에는 딸이 아닌 작은 챔피언이 있었다.


“농구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이렇게 열심히 뛰다니 멋지다.”


그 말에 딸의 표정이 한층 더 밝아졌다. 승리의 기쁨을 마음껏 만끽하는 딸을 보며, 나도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특별할 것 없는 저녁이, 딸 덕분에 조금 더 특별해진 하루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