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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뚝배기 Apr 13. 2023

질리지 않는 묘한 분위기

라나 델 레이의 '새드코어'

라나 델 레이의 음악은 묘하게 풍기는 독특한 질감의 분위기와 목소리가 매번 색다른 느낌을 가져다 줍니다.


때로는 웅장하게도 때로는 울적하게도 들리는 라나 델 레이의 음악은 들을 때 마다 색다른 기시감을 선사하곤 하죠.


할리우드 새드코어라고 불리는 그녀의 음악은 오래전 부터 많은 사람들이 퇴폐적인 분위기를 가진 음악이라며 많이 추천하곤 하지만 혹자는 지나치게 염세적이고 심리적으로 부담되는 음악이라며 꺼려하기도 합니다.



히트곡으로 알려진 'Born to die' 나 영화 수록곡으로 유명한 'young and beautiful' 만 듣다보면 이러한 평이 맞을 수도 있습니다. 웅장한 사운드와 마치 한편의 서사시가 비극으로 끝나는 듯한 호소력의 목소리는 충분히 그런 평들을 뒷받침 할 만한 작업물들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렇게 '우울한 음악', '염세적인 음악' 정도로 평가 받기에는 '새드팝'이라는 명칭의 새로운 장르하에 그녀만의 스타일로 쌓아올린 곡들도 많은 편입니다.


특히 수작이라 평가 받는 앨범인 'Norman Fucking Rockwell!' 은 초창기 라나 델 레이의 앨범에 비하면 훨씬 더 다채로운 사운드가 돋보이는 앨범들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기존의 웅장한 사운드와 드라마틱한 느낌을 많이 주던 'Ultaviolence' 와 같은 앨범에 비하면 다소 서정적이고 잔잔한 느낌이 돋보이는 편으로, 다소 거친 가사 속 내용과는 달리 유튜브 봄철 플레이리스트에서 들을법한 멜로디가 귀를 사로잡습니다.




개인적으로는 'Lust for life' 속 노래들도 괜찮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라나 델 레이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하시는 팬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앨범이지만 한창 빌보드와 우리나라에서도 핫 했던 'The weekend'의 피처링으로 대중적인 성향도 강하고 앨범 전체적으로 그간의 음악에 비해 리드미컬한 비트감이 듣는 사람에게 보다 트랜디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슬픔과 분노에 대한 감정을 음악적인 사운드로 폭발시키던 과거와는 달리, 그 감정이 극에 달해 예술적으로 표현되는 느낌이랄까요?


이렇게 비교적 최근의 음악들은 초창기 음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운드가 주는 강렬함은 떨어지지만 특유의 목소리와 분위기를 살리는 쪽으로 방향성을 새로 잡은 느낌인데요,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채널에서 소개하는 히트곡들을 듣고 라나 델 레이의 음악을 들으러 오시는 분들에게는 다소 슴슴한 느낌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슴슴하게 들릴지도 모르는 최근의 음악들이 더해지면서 라나 델 레이의 디스코그래피는 오히려 쉽게 질리지 않는 다채로운 맛이 되었기에 집중도 높은 음악이 필요할 때, 잔잔한 명상과 함께 휴식을 누리고픈 분들께 좋은 곡 선택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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