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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수 Apr 04. 2023

[Review] 루드비히, 피카소와 20세기 거장들

피카소, 앤디 워홀, 마르크 샤갈, 바실리 칸딘스키 20세기 거장들

2023년 3월 24일~8월 27일 마이아트뮤지엄에서 루드비히 미술관 컬렉션[피카소와 20세기 거장들] 전시를 진행한다. 


 [피카소와 20세기 거장들]에서는 마이아트뮤지엄과 루드비히 미술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한국에서 루드비히 컬렉션을 볼 수 있다. 독일 모더니즘, 러시아 아방가르드, 초현실주의, 팝아트 등 다양한 예술사조의 작품이 총 71점이 전시된다. 이는 피카소, 샤갈, 칸딘스키, 앤디워홀 등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20세기의 거장들의 작품이다.  


 루드비히 미술관 컬렉션 전시 소식을 듣고 '한국에서 피카소와 앤디 워홀의 실물 작품을 볼 수 있다니!'라며 부푼 기대를 품고 전시를 관람했다. 미술에 문외한이라도 피카소와 앤디 워홀은 익숙한 이름이고 한 번쯤 그들의 작품을 직접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전시의 구성이나 연출은 굉장히 깔끔했다. 어두운 실내, 작품에 집중되어있는 조명, 단색 벽면은 작품에 집중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또한 미술관 내 사진 촬영이 불가능했는데, 사진을 못 찍어 아쉽기도 했지만, 덕분에 원활한 관람이 가능해서 좋았다. 다만 사람이 너무 많아 작품을 만족스럽게 감상하지 못했다. 사람이 밀려 들어와 충분히 감상하지 못하고 넘어가거나 사람에 가려 감상하지 못하기도 했다.  


 작품 설명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작품이나 작가에 대한 설명이 없고 각 섹션의 시작에 미술사조를 거시적으로 설명하는 글이 전부였다. 이는 각각의 '작품'을 감상하는 데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됐다. 작품과 작가는 하나하나 존재하고 그들의 발자취가 미술사인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어도 깊은 이해가 불가능했다. 작품 설명도 없고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기도 어려웠기 때문에 순전히 시각적인 부분과 사전지식, 그리고 표현주의나 초현실주의 같은 말에 의존해 작품을 감상해야 했다. 그렇다보니 막상 작품을 보면서 그들이 왜그렇게 위대한가를 느끼기는 어려웠다. 작품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이 가능할지언정 위대함은 개인적인 감상에서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이반 클라운의 <삼색 절대주의 구성>이다. 작품을 처음 보면 단순히 알록달록한 색깔의 도형들로 보인다. 하지만 곧 그것이 도형 이상의 초월적인 표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떠한 도형으로 이루어진 묘사는 마치 사물의 '연장성'만이 남아있는 모습이 연상된다. 스피노자는 연장을 신의 속상이라 했고 칸트는 인간의 선험적 직관 형식이라고 했다. 즉, 아주 순수하고 본질적인 모습을 그려내려는 것이다. 인식과 개념, 표상의 한계를 넘어 순수한것을 그려내려는 열망이 느껴졌다. 모나리자의 <아티초크를 든 여인>은 평면이라는 이미지의 특성을 극복하고 평면에 입체를 그려내려는 시도가 파격적이었다. 두 작품은 모두 공통적으로 모순을 통해 한계를 초월하고 있다. 


 한계는 넘지 못하기 때문에 한계이다. 그런데 <삼색 절대주의 구성>은 인식의 한계를 초월하고 모나리자는 평면의 한계를 넘는다. 그들의 위대함은 이러한 모순에서 나온다. 한계를 넘는 그들의 모든 시도는 모순적이다. 동시에 오직 그런 시도만이 한계 너머에 새로운 지평을 연다. 모순을 의지(意志)하고 넘어버렸기 때문에 그들은 위대한 것이다.


아트인사이트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64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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