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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핵무기를 보유한 9개국은?

by 우현

핵은 왜 여전히 강력한가? 이란-이스라엘 갈등에서 다시 떠오른 핵의 의미


2025년 봄,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의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며 중동 전역이 다시 한번 전쟁의 공포에 휩싸였다. 이란이 핵 개발 재개를 공식 선언하자, 이스라엘은 "필요하다면 선제 타격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제사회는 즉각 중재에 나섰지만, 어느 누구도 이스라엘을 쉽게 압박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이스라엘은 이미 수십 기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핵무기라는 단어는 여전히 국제 정치의 최후 보루처럼 존재한다. 보유한 순간, 그 국가는 공격당하지 않는 나라가 된다. 핵을 갖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갈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 전 세계에서 핵을 보유한 나라는 어디이며, 그들은 왜, 어떻게 핵무기를 가지게 되었을까?


핵무기란 무엇인가?

핵무기는 핵분열(fission)이나 핵융합(fusion) 반응을 통해 막대한 폭발력을 발생시키는 무기다. 수 킬로그램의 물질로 도시 하나를 파괴할 수 있을 만큼 위력이 크기 때문에, '대량살상무기'의 대명사로 불린다. 핵무기는 크게 원자폭탄, 수소폭탄으로 분류되며, 억제력에 따라 전략핵과 전술핵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원자폭탄 (Atomic bomb): 핵분열 기반. 히로시마에 투하된 폭탄이 대표적.

수소폭탄 (Hydrogen bomb): 핵융합 기반. 원자폭탄보다 수백 배 강력.

전략핵 vs 전술핵: 전자는 국가 전체를 위협하는 대규모 억제력, 후자는 전장에서 사용 가능한 제한적 핵무기.


핵무기를 보유한 9개 국가는 어디일까?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와 국제법상 합법적인 핵보유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5개국뿐이다. 하지만 사실상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를 보유했음을 공공연히 입증한 나라들로 이번 편에서는 소개한다.


1. 미국

도널드 트럼프 (Donald Trump, 1946~)

인구: 약 3억3천만 명

GDP: 약 25조 달러

핵 보유량: 약 5,044기

보유 시점: 1945년 (세계 최초)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보다 먼저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시작된 '맨해튼 프로젝트'가 1945년 결실을 맺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두 발의 원자폭탄은 세계 질서를 바꾸었고, 미국을 단숨에 핵 패권국으로 끌어올렸다.


핵을 보유함으로써 미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막강한 군사적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 냉전 시기에는 소련과의 균형을 유지하며 세계 질서를 이끌었고, 오늘날에도 ICBM, SLBM, 핵잠수함으로 구성된 '3축 핵전력'을 통해 절대적인 억제력을 유지한다. 또한 NATO를 중심으로 한 '핵 공유 체계'를 통해 유럽과의 안보 협력을 주도하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정치, 경제, 군사 모두에서 초강대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2. 러시아 (구 소련)

블라디미르 푸틴 (Vladimir Putin, 1952~)

인구: 약 1.4억 명

GDP: 약 1.8조 달러

핵 보유량: 약 5,459기 (세계 최대)

보유 시점: 1949년


미국의 핵 독점을 경계한 소련은 냉전의 시작과 함께 핵 개발에 착수, 1949년 첫 핵실험에 성공한다. 이후 미·소 간 군비 경쟁은 1980년대까지 이어졌고, 핵은 소련 체제 생존의 핵심 수단이 되었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탄두를 보유한 나라로, 미국과의 '상호확증파괴(MAD)' 전략을 통해 직접적인 전면전을 억제해왔다. 오늘날에도 유럽과 나토를 상대로 한 전략적 억제 수단으로 활용되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갈등에서도 핵무기는 러시아의 강력한 외교·군사 카드로 작용한다. 첨단 ICBM, 극초음속 미사일 등으로 최신화된 핵전력은 여전히 세계 군사 질서의 핵심 변수다.


3. 영국

키어 스타머 (Keir Starmer, 1962~)

인구: 약 6,700만 명

GDP: 약 3.3조 달러

핵 보유량: 약 225기

보유 시점: 1952년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과 함께 초기 핵개발에 참여했던 영국은, 전후 독자적인 핵 프로그램을 통해 1952년 호주 해안에서 첫 핵실험에 성공했다. 이후 미국과의 긴밀한 핵 협력을 지속하면서도 자체 핵전력을 유지해왔다.


영국은 전략 핵무기를 오직 해상에서 운용하는 '해양 기반 핵 억제력' 전략을 채택했다. 트라이던트 미사일을 탑재한 핵잠수함은 전 세계 어디서든 타격 능력을 유지하며, 국가의 생존성을 극대화한다. 브렉시트 이후 국제 안보 무대에서 핵무기는 영국의 외교적 영향력을 유지하는 핵심 수단 중 하나다.


4.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Emmanuel Macron, 1977~)

인구: 약 6,500만 명

GDP: 약 2.7조 달러

핵 보유량: 약 290기

보유 시점: 1960년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과 소련에 안보를 의존하지 않겠다는 드골 대통령의 철학 아래 프랑스는 독자적인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다. 1960년 사하라 사막에서 첫 핵실험에 성공하며, 유럽 내 독립적 핵 강국으로 등장했다.


프랑스는 NATO 회원국임에도 불구하고 '핵 공유' 체계에서 독립된 독자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이 덕분에 유럽 내 자주 안보 노선을 대표하는 국가로 평가받으며, 핵무기를 바탕으로 국제 분쟁에 독립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는 외교적 여지를 확보하고 있다. 해상 기반의 SLBM 전력을 포함해 현대적인 핵 억제 체계를 유지 중이다.


5.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Benjamin Netanyahu, 1949~)

인구: 약 900만 명

GDP: 약 5천억 달러

핵 보유량: 약 90기 추정

보유 시점: 1960년대 중반 (공식 부인)

홀로코스트의 기억과 중동에서의 외교적 고립 속에, 이스라엘은 자국 생존을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핵 개발을 추진했다. 공식 발표는 없지만 1960년대 중반 프랑스의 협력을 통해 핵무기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스라엘은 핵 보유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주변 아랍 국가들과의 군사적 균형을 모호하게 유지하면서도, 핵 보유가 사실이라는 암묵적 인식을 통해 억제력을 극대화한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은 외교적으로도 강한 발언권을 유지하며, 위협받을 경우 실제 핵 사용 가능성을 상대국이 고려하게 만든다.


6. 중국

시진핑 (Xi Jinping, 1953~)

인구: 약 14억 명

GDP: 약 17.7조 달러

핵 보유량: 약 600기

보유 시점: 1964년

미국과 소련이라는 양대 핵 강국에 둘러싸인 중국은, 자주 국방의 상징이자 체제 생존의 수단으로 핵무기를 개발했다. 1964년 신장 로프노르에서 첫 핵실험에 성공했고, 불과 2년 만에 수소폭탄까지 개발하면서 단숨에 핵 강국으로 도약했다.


핵무기를 통해 중국은 미국과의 패권 경쟁 구도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잡게 되었다. '최소 억제력' 원칙과 '핵 선제불사용(No First Use)' 정책을 통해 전략적 안정성을 추구하면서도, 대만 문제나 동아시아 긴장 상황에서는 핵 억제력이 중요한 협상 카드로 작용한다. 최근에는 ICBM과 SLBM을 포함한 3축 핵전력 체계를 강화하며, 세계 군사 균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7. 인도

나렌드라 모디 (Narendra Modi, 1950~)

인구: 약 14억 명

GDP: 약 3.7조 달러

핵 보유량: 약 172기

보유 시점: 1974년 (비공식), 1998년 (공식 핵실험)

중국과의 국경 분쟁과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는 자국의 안보를 지킬 핵무기 개발을 추진했다. 1974년 첫 비공식 핵실험을 '평화적 핵폭발'로 명명했지만, 1998년에는 본격적인 핵 보유국으로 공식 선언하며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인도는 핵 보유를 통해 중국과 파키스탄이라는 두 핵보유국에 둘러싸인 불안정한 지정학적 상황에서 자신만의 억제력을 확보했다. 특히 인도양 해역의 전략적 장악과 우주·미사일 기술의 발전을 통해, 아시아 내 군사 균형을 형성하고 있다. 핵 억제력은 인도의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하는 외교적 자산이기도 하다.



8. 파키스탄

샤바즈 샤리프 (Shehbaz Sharif, 1951~)

인구: 약 2억 4천만 명

GDP: 약 3,000억 달러

핵 보유량: 약 170기

보유 시점: 1998년

역사적 배경 인도의 핵 실험에 대응하기 위해 파키스탄은 핵무기 개발을 가속화했다. 1998년 인도의 핵 실험 직후, 자국도 연쇄적인 실험을 통해 핵 보유국임을 세계에 공식화했다. 이는 파키스탄에게 있어 '전략적 생존'의 문제였다.


핵무기를 통해 파키스탄은 인도에 대한 군사적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핵전력을 바탕으로 카슈미르 분쟁 등에서 군사적 억제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비대칭 전력 구조 속에서도 핵은 국가 존립의 중심 축 역할을 한다. 또한 중국과의 군사 협력 속에서 핵무기는 파키스탄 외교의 주요 자산이다.



9. 북한

인구: 약 2,500만 명

GDP: 약 300억 달러(추정)

핵 보유량: 약 40~50기 추정

보유 시점: 2006년

북한은 미국과의 지속적인 갈등과 체제 생존에 대한 위협을 이유로 1990년대부터 핵 개발을 시작했다. 2006년 첫 핵실험에 성공한 이후, 수차례의 실험을 통해 수소폭탄 개발까지 이뤄냈으며, 장거리 미사일(ICBM) 기술과 결합해 전략적 억제력을 확보했다.


북한에게 핵무기는 단순한 군사력이 아니라 정권 생존의 '최후 보루'다. 이를 통해 미국, 중국, 러시아 등과 직접 협상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했고, 경제적 제재 하에서도 군사적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남한과 미국의 군사 행동을 억제하는 실질적인 방어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늘날 진짜 권력의 순서는 GDP가 아니라, '핵을 갖고 있는가'로부터 다시 시작되고 있다. 그리고 그 사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훨씬 더 현실적이다.


더불어 우리나라를 비롯해 이란, 일본,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국가들은 다양한 정치·안보 환경 속에서 핵무장 여부가 국내 이슈로 떠오르고는 한다. 이들은 기술력, 자원, 지정학적 위기를 모두 갖춘 ‘잠재적 핵 보유국’으로, 핵이라는 무기를 중심으로 한 세계 질서의 제2막을 예고하고 있다. 기존 핵 보유국을 넘어서, 앞으로의 국제 정세는 ‘누가 핵을 갖게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의해 재편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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