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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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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까 Jul 12. 2022

이스라엘의 보수적 감성은 나름 젊다


내가 이스라엘에 간 것은 트럼프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공식수도로 인정하려 했던 때여서 이스라엘에는 유대인들과 팔레스타인 사람들 사이에 전쟁 같은 기류가 흐르고 있었고, 덕분에 이스라엘로 가려는 관광객들이 대폭 줄어 나름 편하게 여행을 했던 때다. 


나 역시 신문지상에서 보이는 여러 가지 안 좋은 소문들과 갑자기 발목마저 삐게 되어 정말 이곳에 오는 것를 포기해야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많았다. 환불이 안 되는 비행기표가 어려운 난관을 이기고 여행을 감행하게 한 원동력(?)이 되었는지 난 마침내 이곳을 찾아오고 말았고, 첫날 느낌은 생각처럼 위험하거나 불안한 징조는 전혀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상당히 재미있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무엇보다 걱정이었던 내 발목은 숙소에 돌아와서 확인해 보니 무려 2만보나 걸었을 정도로 잘 버텨주었다. 여러 종교와 문화권이 한데 어우러진 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차에 안식일이라 대중교통 수단이 한대도 다니지 않더라는 깨달음은 발목을 저릿저릿하게 만들었다. 


다행히 무슬림 택시기사들이 있어서 집까지 무사히 오긴 했지만 안식일 할증이 더 붙는다고 하니 종교가 다양한 덕분에 인류가 얼마나 돈을 잘 벌고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특히 이 예루살렘에서는 말이다....... 내일은 베들레헴과 여리고로 가는 단체관광을 예약했는데, 베들레헴은 팔레스타인에 포함이 되어있어서 예루살렘과는 분위기가 여러모로 다를 것이란다.


안식일에는 구경도 할 수 없다는 점을 빼놓곤 예루살렘은 트램이 정말 잘 되어있는 것 같다. 그리고 어딜 가나 저렇게 열심히 경전(?)을 읽는 유대인들의 모습은 기술은 변화할지 몰라도 전통과 신앙은 어림도 없다는 그들의 신념을 보여주는 것 같다. 암튼 지구상에서 이곳이 아니면 어디서도 보지 못하는 풍경이 아닐까 한다.


사실 저 트램에서도 상당히 인상적이 일이 벌어졌다. 트램에 탔는데 어떤 청년이 기타를 둥가둥가 치고 있어서, 아, 이런 보수적인 땅에도 저런 낭만이 있구나 하고 감성에 젖어있는데 두어 정거장 지나서 경찰이 오르더니 그 청년에게 기차를 치지 말로 경고를 주었다. 

세포들이 젋었을 때는 새로운 곳에 갈 때마다 공부도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여행도 매너리즘의 일부가 된지라 이제는 그냥 현지에 도착해서야 내가 어떤 곳에 왔는가 겨우 공부를 해보게 된다.

유대인들이 쓰고 다니는 이 모자가게는 시내에 참으로 널렸는데, 시내에 돌아다녀보니 모자들이 색깔별로 모양별로 참 다양하다

구시가지의 관문 자파 대문으로 가는 길목


젊음을 유대교 복장으로 치장한 청년들이 길거리에 나와 앉아있는 피아노를 치면서 홍대 앞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어디선가 조폭떡볶기를 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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