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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까 Jul 13. 2022

40분의 차이 - 예루살렘과 텔아비브

크리스마스인 2017년 12월 25일은 현지에서 운영하는 단체관광에 합류해서 그 유명한 갈릴리와 나사렛, 가버나움들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여행사로부터 카드에 무슨 문제가 있어 결제가 안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러나 여러 모로 내키지 않는 점도 있고 접질린 다리고 아프고 꼭두새벽에 일어나야한다는 점 때문에 고민하다가 그냥 이참에 취소를 할 수 없겠느냐고 했더니만 별 문제 없이 취소를 해주었다. 


예루살렘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이스라엘 박물관. 이스라엘 박물관은 내가 지금까지 가보았던 루브르나 에르미타쥐, 대영박물관만큼 큰 것 같고 전시물도 방대해서 하루이틀로는 다 보지 못할 규모였던 것 같다. 입장료는 조금 비싸지만 오디오가이드가 포함되어있어서 그 덕분에 전시작품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세세히 이해할 수 있던 점이 참 좋았다. 


전시작품 수로는 루브르나 에르티마쥐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넓다. 작품도 너무 많고 면적도 넓은데 동선도 많이 복잡해서 중간에 포기하다시피 나와버리고 말았다. 나와서 보니 모딜리아니의 그림도 있는듯

이스라엘에 군인들이 많은 것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어린 시절 교회 학생회 수련회에 나온듯 옹기종기 모여앉아 큐레이터의 설명도 듣고 토론을 하는 듯한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 군인들도 저런 문화생활을 즐길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나름 추앙하는 라트비아 출신의 화가 마크 로스코와 폴락의 원본 그림은 물론이거니와 아시아의 대표적인 작품들로 그득했는데, 왠일인지 한국 작품은 단 한개도 없었다.

어느 날 숙소로 돌아가기 전, 이미 해는 졌지만 할 일은 없는 긴 저녁시간을 보내기 위해 발길을 돌려 낮에 찾아갔던 통곡의 벽으로 다시 향했다. 말이 통곡의 벽이지 처음 찾아간 이곳은 유쾌한 젊은 유대인들의 대화와 찬양, 전통을 이어가는 세대들의 만남이 큰 움직임으로 자리를 가득채우는 것 같았다.


사실 어디나 막상 찾아가 보면 예상한 것보다 초라하다거나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에 실망하기도 하는데 이곳에서 내가 정말 놀랐던 것은.....공중화장실이 크고 거대했다는 것....!!!




암튼 마지막 하루를 보내고 새벽 비행기를 타고 라트비아로 가기 위해서 텔아비브로 자리를 옮겼다. 텔아비브에서는 이틀 동안 머물 예정이었다.  버스로 40분정도 이동했을 뿐인데 여러모로 예루살렘과 많이 다르다. 이태원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곳곳에 클럽이 즐비하고 다른 중동지역에서는 금기되어있는 성적소수자를 위한 무지개 깃발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예루살렘은 율법 때문에 소고기 밖에는 먹을 수 없어 선택권이 상당히 제한적이었던 반에 해물스파게티를 팔 정도로 자유스럽다. 난 소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텔아비브는 성경 욥기에 나오는 선지가 욥이 여행을 시작한 곳이다. 여행을 하던 중 큰 물고기에 삼켜진 것으로 기록되어있는데 그 내용을 바탕한 고래 조형물이 있다. 사실 그리 유명한 조형물은 아닌데 일부러 보고 싶어서 찾아갔던 곳이다. 

텔아비브 시내에 있는 광장. 저 광장 전체에서 무선인터넷이 빵빵 터진다. 지중해의 파란 하늘과 화창한 날씨가 어울려 나의 혼을 쏙 빼놓았다. 

탤아비브에 도착해서 저녁산책을 하고 있는데 발견한 해먹. 도시 전체가 휴양지인 텔아비브의 여유가 느껴진다. 


마무리.....


눈치 챘겠지만 사실 이 글은 2017년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떠났던 여행기를 정리한 것이다. 이전에는 매일 여행을 끝내고 저녁마다 그날에 겪었던 일과 일어났던 일을 정리하는 버릇이 있었는데, 이번엔 자그마치 5년이나 지나서 정리를 하고 있다. 

그때 나는 발트3국의 라트빙아에서 살았다,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에 있는 리가 공항은 나름 발트3국의 항공허브인만큼 유럽과 중동으로 가는 비행기들이 꽤 많다. 그래서 예루살렘으로 가는 비행기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은 내가 가본 나라 중에 세 손가락 안에 들만큰 정말 재미있고 볼 것이 많은 곳이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니 군중들의 만드는 북적함이 여행의 재미를 배가했겠지만. 어린 시절부터 성경공부를 하면서 들어왔던 이야기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할까. 

나는 이스라엘에 다녀온후 2년이 지난 2019년에 아예 한국으로 들어와 버렸다. 한국에 돌아오니 예전처럼 계절마다 여행을 하던 호사는 누릴 수 없어 아쉽다. 

라트비아와 발트3국에서 보낸 25년은 나에게 거대한 여행이었다. 그 증에서 이스라엘은 가장 큰 기억을 차지하는 보석 같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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