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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llkas way Apr 18. 2020

회사에서는 팀장,
집에서는 신입사원

매일매일 집에서 혼난다?

나는 회사에서는 팀장이다. 그것도 해외영업만 13년째다.

하지만 집에서는 영락없는 신입사원이다.

집안일에 있어서는 아직도 어떻게 일을 해야 할지 모르는

신입사원.


오늘도 아내한테 혼났다.

방에서 신고 다니는 슬리퍼를 신고 베란다에 나갔다가 

방으로 들어왔다고 먼지 난다고.

왜 방에서 신는 슬리퍼와 베란다 나갈 때 구분하지 않냐는 것이다.


이것 말고도 집안 일에 대해서는 변명을 하자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것이 많다.

그래서 아직도 손이 많이 가고 갈 길이 먼 신입사원이다.

아내한테 물어봤다.

"나는 회사에서는 팀장인데 집안일을 하는 것을 보면  어떠냐고" 

그랬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오빠는 집안일에 무능하지는 않은데 게으른 신입사원이야,

하면 곧잘 하는데 안 하려고 하고 핑계를 많이 대" 이런다.


부정을 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한 가지 다행한 것은 무능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가능성은 있다는 것이고 모르는 집안일은 하나씩 배워나가면 된다.


그리고 나는 집안일을 나름대로는 열심히 하려고 한다.

그러다가 설렁설렁한다고 아내한테 혼나고 다음부터는 일을 나에게 

맡기지 않는 것들이 있다.


설거지가 그중에 하나다.

예전에 설거지를 했었는데 군데군데 깔끔하게 닦지를 않아서

내가 닦은 접시를 보더니 마음에 들지 않아서 아내가 다시 닦은 적이 있다.  

뒤로는 업무는 다시는 나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청소기 돌리는 것도 매주 주말에 꾸준히 하면 좋은데 

어떤 날은 피곤하다고 청소기를 돌리지 않는 날이 있다.

그러면 또 집안일에 있어서는 대선배인 아내가 신입사원인 나에게 핀잔을 준다.

나는 참 집안일에 있어서는 서툰 것 같다.


그래도 아내한테 계속 이야기하는 것이 있다.

신혼 때보다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 않냐고.

잘할 때는 칭찬을 좀 해주라고.

남자들은 핀잔을 받을 때보다 칭찬을 받으면 어린애처럼 신나서 더 잘한다고.

그래도 아내는 집안일에 아이들 교육에 여러 가지로 힘든 와중에 

집안일에 서툰 신입사원까지 있으니 머리가 아플 것이다.

아내를 도와서 집안일을 척척 해내는 신입사원에서 대리로 승진하고 싶다.

무능한 것이 아니라 게으른 것이니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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