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다시 쓰는 육아교육일기 3" 번외 편
"대구일과학고등학교 FAQ (1)"에 이어, "대구일과학고등학교 FAQ (2)"에서는 대구일과학고등학교에 합격한 예비과학고생들과 학부모님, 그리고 재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이 자주 하시는 질문들을 모아보았습니다.
이 자료들은 모두, 제가 운영 중인 블로그에 올려주신 질문 내용들을 재구성한 것들입니다. 공통된 대표 질문들만 정리한 것이며, 그 외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블로그를 이용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13. 대구일과학고등학교에 (사교육 없이) 합격했습니다. 합격 후 겨울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요?
A. 제 아이가 겪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몇 가지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수학은 선행이 되어있다면 심화까지, 선행이 되어 있지 않다면 최소 1학기까지의 과정은 공부를 하고 들어가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꼭 선행이 아니더라도 예습 형식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수학 시수가 많아서 수학성적만 잘 받아도 성적관리가 훨씬 쉬운 것 같습니다.
둘째, 과학은 아이가 어려워하는 과목만, 혹은 그 과목의 일부 파트만 집중 공략하시는 게 시간상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아이들마다 차이가 있지만, 많은 아이들이 물리의 역학 부분을 어려워해서 그 부분만 공략해 가도 학교 수업이 훨씬 수월하다고 합니다.
셋째, 영어는 과학고뿐만 아니라, 대학 특히 이공계 대학에서는 꼭 필요한 부분이니 Listening, Speaking, Reading, Writing을 꾸준히 공부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넷째, 국어가 많이 약하면 국어도 공부를 좀 해 둘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과학고도 일반고와 마찬가지로 기본 과목들인 국, 영, 수, 과가 중요합니다. 다른 성적은 잘 나오는데 국어성적이 안 나와서 국어과외를 하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프로그래밍 공부가 필요합니다. 저희 때는 2학년 1학기에 정보과목이 한 과목 정도 있었는데, 지금(2024년 기준)은 1, 2학년 총 4학기 동안 정보 관련 과목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공계대학에서도 1학년 필수과목으로 프로그래밍수업을 한다고 하니, 기본적인 코딩 정도는 이해하고 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제 아이도 이 시기에 불안감과 두려움으로 스트레스를 너무 심하게 받았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선행이 많이 되어 있든, 제 아이처럼 백지상태였든 출발점은 모두 같았던 것 같아요. 그러니 너무 겁먹을 필요 없이 하던 대로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희가 겪어보니, 과학고는 특히나 자기주도학습이 매우 중요하고 그게 결국엔 스스로 강해지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선행을 완벽하게 하고 입학하겠다는 욕심은 버리고 시간대비 효율적인 공부 방법을 터득해 나가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Q14. 대구일과학고등학교는 진도도 너무 빠르고, 수과학 시수도 너무 많다던데, 진짜로 그렇게 진행되나요? 시험 수준은 어떤가요?
A. 대구일과학고등학교 교육과정은 편성표대로 진행됩니다. 일반고등학교의 1학년 과정을 1학기에 마친다고 보시면 되고, 수과학 비중이 매우 많습니다. 그래서 선행이 되어 있고, 안되어 있고를 떠나 수과학 기본기가 잘 갖추어져 있고, 기초가 튼튼해야 잘 버텨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수업은 선생님들께서 잘 가르쳐주셔서 어렵지는 않다고들 하는데, 시험은 매우 어렵게 내시는 것 같습니다. 제 아이 기수의 경우, 수학 평균이 기본 30점대부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런 시험에서도 100점을 맞는 친구들이 있기는 합니다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첫 중간고사 성적에 충격을 많이 받습니다.
Q15. 1학년 1학기에 통합과학과 물화생지 2가 있던데, 그러면 물화생지 1은 선행을 해오라는 말인가요?
A. 통합과학은 중학교 과학과 큰 차이가 없는 기초과정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일반고등학교의 경우, 1학년 1, 2학기 동안 통합과학을 다루지만, 과학고에서는 1학년 1학기에 통합과학을 마무리 짓습니다.
물화생지 1을 하지 않고, 2로 바로 가는 것은 1과 2가 중첩되는 부분이 많아서입니다. 물화생지 1을 안 했다 하더라도 통합과학에서 물화생지 2로 넘어가는 것에 아이들 대부분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다만, 제 답변은 아이의 상황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드리는 것이라 아이의 과학실력을 객관적으로 살펴보시고 부족한 부분 위주로 공부를 해 가는 게 좋을 듯합니다. 문제풀이보다는 개념서를 훑어보시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Q16. 수학 선행이 부족한데, 어디까지 공부하고 입학하는 게 좋을까요?
A. 제 아이는 선행이 되어 있지 않았던 아이라 어디까지 공부해야 한다고 콕 짚어드리기가 좀 곤란하지만, 학교생활을 적응하는 기간인 1학년 1학기까지는 해 가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선행을 많이 하는 것이 나으냐, 선행을 깊이 하는 것이 나으냐 하는 문제는 아이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학원에서 선행을 많이 했다고 해서 성적이 잘 나오는 것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 공부를 얼마나 내 것으로 만드느냐가 관건이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선행 여부는 아이의 상황을 잘 파악하셔서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Q17. 과학 선행이 많이 부족한데,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요?
A. 대구일과학고등학교의 1학년 과학 공부는 EBS 교육방송의 고2, 고3 과학 강좌를 이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 아이가 그렇게 공부를 했었는데, 모든 과학 과목을 다 들었던 것은 아니었고, 과목별 약한 부분만 공략해서 개념 위주로 공부를 해 갔습니다. 그것만으로도 과학 공부는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과학 선행이 부족한 것에 너무 염려치 마시고, 겨울방학 동안 부족한 부분의 개념을 채워나가는 공부를 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Q18. 대구일과학고등학교에 합격했는데, 노트북이나 태블릿이 꼭 필요한가요?
A. 제 아이의 경우 노트북은 꼭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엄청 좋은 사양의 것은 아니더라도 과제를 하거나 팀프로젝트를 할 때, 노트북이 없으면 너무 불편한 환경입니다. 태블릿은 학교에서 지급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학교 상황을 보고 판단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제 아이는 과학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안에는 태블릿을 쓰지 않고 노트북만 사용했는데, 대학 입학 후에는 노트북과 태블릿 2개를 다 활용해서 공부를 하는 것 같습니다.
Q19. 입학 전 숙제에 "교내대회 준비"가 있던데 이걸 꼭 해야 하나요?
A. 교내대회 준비가 숙제로 나왔다면, 저는 꼭 경험해 보길 추천드립니다. 과학고 생활을 해보니, 교내 대회 대부분이 학년 제한 없는 대회라 1학년때 상을 못 받아도 경험이 축적돼 2학년때는 상을 받는 경우가 종종 생겼습니다. 대학 입시에 수상실적을 넣지 못한다 하더라도 자소서나 생기부에 상을 받게 된 과정, 경험담, 실패담 등을 녹여낼 수 있기 때문에, 교내대회 준비하는 시간이 헛된 시간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Q20. 대구일과학고등학교 신입생인데, 원하는 동아리에 다 떨어졌다고 합니다. 동아리 선택이 학교생활에 어떤 이점이 있는 걸까요?
A. 동아리 활동은 생기부와 자소서 작성에 도움이 되고, 친구들을 사귀고 선후배 간의 친목을 다지는데 필요한 활동입니다. 만약, 원하는 동아리에 다 떨어졌다면 동아리를 자체적으로 만들어도 됩니다. 자율동아리를 구성할 수 있는 규정이 학교에 있으니, 선생님께 여쭤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제 아이도 자율동아리를 구성해 1년 넘게 활동했습니다. 그리고, 동아리 활동을 할 때, 일관성 있는 활동으로 생기부를 작성할지, 다양하고 자유로운 활동으로 작성할지, 아이가 가고자 하는 학교나 학과를 생각해서 미리 기준을 정하시고 그에 맞춰 활동하는 것이 대학 입시에 도움이 됩니다.
Q21. 1학년 겨울방학에는 2학년 진학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나요?
A. 제 아이의 경우, 1학년 겨울방학은 자신에게 부족했던 것들을 채우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학기 중에는 시험을 치고 과제를 하느라 놓쳤던 것들을 겨울방학 동안 정리하고 보완했습니다.
대구일과학고등학교의 2학년 수업들은 1학년 과목들의 심화과정들이기 때문에, 자신이 생각한 부족한 과목들의 개념을 다시 보는 공부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Q22. 조기졸업(조졸)과 상급학교 조기입학(조입)의 기준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A. (조졸, 조입 기준이 매년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해당 답변은 2024학년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현재 기준에 따르면, 조졸은 3가지에 해당될 경우 가능합니다. 첫 번째는 기초교과와 탐구교과가 80% 이상 A여야 하고, 기초교과와 탐구교과의 원점수 합이 해당 학년 전체 학생의 상위 20% 이내여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기초교과는 국어, 수학, 영어를 말하고, 탐구교과는 사회, 과학(군)을 말합니다. 즉, 5가지 교과(군) 중 80% 이상이 A라는 기준을 만족해야 하고, 동시에 등수가 20% 이내에 들어야 조졸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두 번에 걸친 공인된 IQ 검사에서 140 이상인 자도 조졸을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가기관이 주관, 주최하는 전국대회에서 학교장의 추천과 지역예선을 거쳐 3위 이내의 성적으로 입상(개인 수상)한 자 또는 국제올림피아드에 국가 대표로 참가한 자도 조졸이 가능합니다.
상급학교 조기입학이 가능한 자격(조입)은 기초교과와 탐구교과가 80% 이상 A여야 하고, 기초교과와 탐구교과의 원점수 합이 해당 학년 전체 학생의 상위 40% 이내면 됩니다.
Q23. 과학고는 1학년 성적으로 대입이 결정된다고 하던데 그게 무슨 뜻인가요?
A. 과학고는 1학년 성적으로 조졸과 조입을 결정합니다. 그리고, 이 결과는 대입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물론 3학년에 진학을 해도 서카포연고(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 연세대, 고려대)에 가는 아이들이 있긴 하지만, 평균적으로 조졸과 조입 아이들에 비해 낮은 순위의 대학들을 가는 편입니다. 그래서, 1학년 성적으로 대입이 결정된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반고와 비교해 보면 3학년 진학하는 아이들도 꽤 괜찮은 대학들에 진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졸과 조입은 1학년 성적으로 결정되지만, 대학 입시는 2학년 1학기 성적까지 들어가기 때문에 1학년 성적으로 대입이 결정이 된다는 말은 조금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Q24. 혹시 조졸과 조입 통과시험에 떨어지는 아이들이 있나요?
A. 상급학교 조기입학 이수인정 평가(조졸, 조입 통과시험)는 그렇게 어려운 시험이 아닙니다. 2학년 과정과 3학년 과정 모두를 해내느라 무척 힘든 시간을 보냈을 텐데, 통과시험은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묻는 시험이라 대부분 통과합니다. 다만, 3학년 과정을 인정받기 위한 시험이므로 선생님들께서 시키시는 공부는 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Q25. 고급수학, 고급지구과학, 고급생명과학 같은 "고급" 과목들은 어떻게 공부하면 되나요? 학교 수업과 교과서만으로도 충분한가요? 내신자료는 어디서 구하나요?
A. 일단, 내신자료는 학교 선생님들께서 주시는 자료 외 저희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고급 과목들은 기존 과목들의 심화과정이라 개념에 충실한 공부를 하면 충분히 해 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아이도 처음엔 겁을 먹고, 학원을 가야 하나, 인강을 들어야 하나 고민했는데, 결국에는 학교 수업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각 과목별 선생님들께서 주시는 자료에 집중해서 공부하시면 될 것 같고요, 부족하다 싶은 과목은 다시 기본기부터 다져 나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이의 말에 따르면, 고급생명과학은 완전암기과목, 고급지구과학은 완전이해과목이라서 선행의 양보다는 학생 개개인의 이해속도와 복습습관에 따라 성적이 결정되는 것 같다고 합니다. 완전암기과목인 고급생명과학은 많은 양을 암기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암기법을 만들어 활용했고, 완전이해과목인 고급지구과학은 수업내용을 스스로 정리하다가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은 체크해서 선생님께 다시 질문을 드리는 방법으로 해결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생명과학 1의 면역파트와 지구과학 2의 천체파트만 제대로 알면 고급생명과학과 고급지구과학 수업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없을 거라고 합니다.
더 많은 질문들이 있었지만, 공통된 질문들만 추려보면 25개의 질문으로 추려지는 것 같습니다.
앞선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제 답변이 정답은 아닙니다. 하지만,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답변을 드렸기 때문에, 비슷한 고민들을 하시는 분들께는 도움이 될 거라 생각됩니다.
"대구일과학고등학고 FAQ"는 "20년 만에 다시 쓰는 육아교육일기 3"의 번외 편이므로, 제 답변의 맥락을 이해하시려면 "20년 만에 다시 쓰는 육아교육일기 3"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로써, "20년 만에 다시 쓰는 육아교육일기"의 대장정을 완전히 마무리하겠습니다.
곧 새로운 글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