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빨래가 완전히 마를 수가 없는 비 오는 날.
바닥에 뚝뚝 떨어지던 물기는 사라졌어도 옷이 머금은 습기가 여전히 남아있다.
습기를 잔뜩 머금은 공기조차 무겁기 그지 없지만 "오늘같은 날씨엔 이게 최선일 테야" 하고
별 수 없이 머리 위로 옷을 푹 뒤집어쓴다.
옷이 맨살에 닿자마자 면에 남아있던 서늘함이 체온으로 금세 덥혀 사라져버렸다.
내가 가진 온기가 데울 수 있는, 딱 그만큼의 rainy day blues.
그제서야 비로소 100%의 건조.
비가 많이 온 2016년의 어느 여름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