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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샌드위치,
프란세지냐와 비파냐

거닐다 맛보다 01 포르투갈 포르투Porto와 리스본Lisboa

by cloudocloud
지역 축구 클럽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느껴지는, 도우루 강변의 한 식당에서 직원에게 추천 메뉴를 물었다. 그는 동양인들이 오면 다들 주문한다는 해물밥과 그린 와인을 가리켰다. 하지만 그에게 "당신이라면 무얼 먹겠느냐?"고 다시 묻자, 그는 망설임없이 '프란세지냐(Francesinha)'라고 답했다. 나는 곧바로 그걸 달라고 했다.



이베리아 반도에서 만난 음식들

나는 미식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는 여행 중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지금부터 포르투갈과 스페인에서 만난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그 첫 번째로 그들만의 독특한 버거이자 샌드위치인 프란세지냐비파냐를 경험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어떤 도시에 처음 도착하면, 나는 지도앱에서 몇 군데 장소를 표시하고 그 사이를 직접 걸어 다니며 도시의 분위기를 느껴본다. 유럽 도시의 구도심은 그렇게 돌아보기에 딱 적당한 크기인 편이라 좋다.

포르투에 도착해 맞이한 첫 날, (호텔 조식은 제외하고) 첫 식사는 반드시 지역의 전통 음식이길 바랐다. 그래서 구글맵에서 바로 근처 있는 식당을 검색했고, 얼마 전 포르투갈을 다녀왔던 B군에게 추천도 받았다.



01. 브라상 아리아두스 Brasão Aliados


포르투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시청사 옆 골목에 자리한 브라상(Brasão)은 이곳 외에도 다수의 지점을 운영하는 인기 레스토랑이다. 구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만큼 이미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었다.


아침 일찍부터 움직여서인지 무척 배가 고팠다. 12시30분, 포르투갈 현지인들에게도 한창 점심시간일 것이다. 식당은 북적였고, 워크인으로 가서 오래 기다리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자리는 금방 났다. 그러고보니 이곳이 이번 여행에서 처음 방문한 로컬 식당이다. 산장처럼 목재로 꾸며진 내부 공간은 아늑했고, 손님들을 보니 관광객의 비율이 높은 듯한 느낌이 든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메뉴판을 받아 들었다. 무얼 먹을까 고민하다가, 프란세지냐를 주문했다. 이에 직원은 토핑으로 계란을 추가하고, 감자튀김을 곁들여 먹길 추천했다. 물론, 지역 맥주는 빠질 수 없다. 음식을 보자마자 무게감이 느껴지는 비주얼에 압도되었다. 소스에서는 익숙한 맛, 살짝 하이라이스가 느껴졌다. 서니사이드업이 올려진 빵 사이는 치즈와 두툼한 고기, 햄이 가득 채워져 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1/2 사이즈도 판매하고 있었다. 절반만 먹어도 배가 충분히 찼을 것 같다. 거기에 감자튀김까지 주문한건 판단 미스였다. 하지만 질 수 없다. 천천히 꼭꼭 씹으며 건강하게 식사를 하게 되는 행운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실제 음식은 건강식이 아니지만.


며칠 뒤, 다른 친구와 함께 다시 한번 브라상을 찾았다. 혼자가 아니었기에 다른 메뉴도 맛볼 수 있었다. 활짝 핀 꽃으로 아름답게 튀겨낸 양파튀김, 새까만 비주얼이 흥미로운 트러플 리솔(Truffle Rissol)을 함께 먹으니 더 풍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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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세지냐 ⓒ Sungwoo Choi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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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ngwoo Choi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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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양파튀김, (오른쪽) 트러플 리솔 ⓒ Sungwoo Choi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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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8577.jpeg ⓒ Sungwoo Choi 2024


Tip.

포르투갈 식당에 가면, 대개 앉자마자 식전빵이나 올리브를 테이블에 올려준다. 이걸 건드리거나 먹는 순간, 1~2유로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즉, 무료가 아니란 이야기. 먹기 전에 꼭 주의하자.


IMG_2942.jpeg 테이블 세팅 ⓒ Sungwoo Choi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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