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BREWING #7
원두는 분쇄된 순간부터 산화가 진행되어 서서히 향미를 잃어갑니다. 봉투 째로 원두를 미리 분쇄해두면 커피를 추출할 때 편리하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맛없는 상태에 이르죠. 커피를 보다 맛있고 신선하게 즐기려면 마실 양만큼의 원두를 제때제때 분쇄하는 게 좋은데요. 그런 의미에서 그라인더는 홈카페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입니다. 어떤 종류가 있고 나에게 필요한 기종은 무엇인지 알려드릴게요.
손으로 작동하는 ‘핸드밀’
손으로 핸들을 돌려 원두를 분쇄하는 그라인더입니다. 핸들과 칼날이 달린 상단부와 분쇄된 원두가 내려앉는 하단부로 이뤄진 구조로 서로 분리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칼날 간격을 조절할 수 있는 나사가 있어 분쇄도를 조절할 수 있죠.
아무래도 손으로 작동시키다 보니 원두를 가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전동 그라인더에 비해 분쇄도도 균일하지 않고요. 대신 가격이 저렴하고 가볍게 소지할 수 있어 어디서든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핸드밀 대표 브랜드
✓ 하리오, 칼리타, 코만단테
전력으로 작동하는 ‘전동 그라인더’
전력을 이용해 자동으로 원두를 분쇄하는 그라인더입니다. 다이얼로 분쇄도를 조정한 다음 작동 버튼을 눌러주면 순식간에 분쇄가 마무리되죠. 전원을 연결해야 하고 부피가 커서 이동에 제약이 따르지만 대용량의 원두를 편리하게 분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용도에 따라 브루잉 전용과 에스프레소 전용으로 기종이 세분화됩니다.
브루잉 전용 그라인더는 필터커피, 드립커피, 브루잉커피 등 분쇄한 원두에 물을 부어서 추출하는 커피에 특화된 기종입니다. 원두의 종류와 추출 도구에 따라 분쇄도를 달리해 최상의 향미를 끌어내야 하는 브루잉커피는 그라인더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브루잉 전용 그라인더는 굵기를 단계별로 조절할 수 있게끔 설계되어 활용도가 높습니다.
에스프레소 전용 그라인더는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추출하는 커피에 특화된 기종입니다. 고온 고압으로 단시간에 추출을 마쳐야 하는 에스프레소는 원두를 미세한 입자로 분쇄해야 합니다. 열에 민감하지 않고 단단한 칼날로 이루어진 에스프레소 전용 그라인더는 브루잉 전용보다 더 세밀하게 원두를 분쇄할 수 있죠.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한다면 반드시 구비해야 합니다.
전동 그라인더 대표 브랜드
✓ 브루잉 전용 : 말코닉 EK43, 에스프레소 전용 : Mythos 1
홈카페 입문자에게 추천하는 그라인더
클레버와 칼리타, 하리오 V60 등의 드리퍼를 다루면서 홈카페에 입문하는 단계라면 수동 그라인더인 ‘핸드밀’의 사용을 권장합니다. 가격이 저렴하고 부피가 작아서 여러모로 부담 없이 접근하기 좋은 그라인더입니다. 무엇보다 내 손으로 직접 커피를 만들어가는 보람을 경험할 수 있어 홈카페와 친해지기에 좋은 도구입니다.
핸드밀이 낯선 홈바리스타를 위한 팁
1) 핸드밀을 처음 개봉해서 사용하시나요? 미사용한 핸드밀은 칼날에 연마제가 남아있을 수 있으니 꼭 제거해 주어야 합니다. 그라인더 세정제나 원두를 넣고 갈아서 버려주세요. 생쌀을 이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2) 전문가가 아니라면 분해 후 재조립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핸드밀을 너무 세게 조이거나 헐겁게 조립하면 분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죠.
3) 새로운 원두를 분쇄할 때에는 원두를 다섯 알 정도 분쇄해서 버려줍니다. 전문 용어로 ‘린싱’이라 일컫는 이 과정은 칼날에 남아있던 원두가루를 털어주고 새로운 원두로 씻어주는 작업입니다.
4) 핸드밀의 칼날은 물기에 취약합니다. 기름기가 많은 원두를 분쇄했더라도 물로 씻지 말고 브러쉬로 가볍게 털어줍니다.
5) 과도하게 굵은 분쇄도로 조절하다가 칼날이 분해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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