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생활을 시작하면서 산다는 것이 참 쉽지만은 않았던 것 같아요. 가진 거라곤 빚이 많은 남녀가 만나 빚으로 시작했고, 남편이 몸 담고 있던 회사에서 나와야하는 상황이 생기면서 결혼 생활이 결코 녹록치 않았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며 좌충우돌 초보엄마가 되어, 정신은 없지만 가정을 이루는 행복감에 고단한 줄도 모르고 살아왔던 것 같아요 아들과 며느리가 고생할까봐 육아용품이며 용돈도 주시곤했던 시댁식구들이 있었기에 갖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누리며 살아올 수 있었습니다.
허나, 언젠가부터는 행복감이 우울감으로 변질되고, 가까워지지 못한 돈과는 외면한 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몰라라하며 지내왔던 것 같아요
최근에 건강검진을 한 후, 갑상선 초음파 결과 보이는 혹과 석회로 갑상선암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큰 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를 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인데요
내가 암이라니.. 감정기복이 오르락 내리락하고, 내가 정말 아픈거라면 아이들한테의 미안함과 더 잘 살아내지 못한 지금의 삶들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내가 지금 암이 아니라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낼건데?
내가 지금 암 진단을 받는다면 내가 원하는 삶은 달라지나?
결코 달라지지 않더라구요 20대때 지인들과 여행 다니며 여유있게 보냈던 그 때 그 시절이 늘 꿈처럼 여겨집니다. 결혼 생활을 하는 동안 시댁식구들과의 여행은 많이 있었지만, 정작 우리 네 식구만의 여행은 늘 쉽지가 않았어요
12살인 큰 아이가 돌즈음에 1박2일로 다녀온 여행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면 얼만큼 삶의 여유가 없었는지 짐작이 되겠지요. 네 식구가 함께한 당일 나들이는 열손가락안에 꼽으려나.. 이제 막내까지 태어났는데.. 앞으로 언제 어디서든 시간과 돈의 자유를 갖고 여행하는 삶을 누려보고 싶은게 제 소망이기도 하네요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시간은 흘러갑니다.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들, 최근 일이 없어 쉬고 있는 남편의 경제활동의 멈춤.. 그런 상황들과는 상관없이 매월 카드 결제일은 다가옵니다.
그 동안은 돈은 쓰면 안된다며 버티는 것이 제가 했던 최선의 방법이었다면, 세 아들을 키워내야하는 부모의 입장에서 이제는 분명 방법이 달라져야함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 8개월된 막내를 육아하며 속도는 느리지만, 하나씩 하나씩 제게 부족한 부분을 배우며 살아가보려하네요
가정경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빚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수입을 늘리기 위한 배움과 도전을 이어가는 것을 목표로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책에서 마음에 닿은 이 글귀처럼 하루의 소중함, 내 곁에 있는 가족들의 소중함을 잊지 않고 살아가려합니다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지위나 명성이 아니라, 하루 하루를 소중히 여기며 쌓은 일상이다.
다산의 마지막 질문_조윤제
돈이 없어서 못해본것이 많아 시시때때로 서럽기도 한데요 돈 걱정없어 건강검진을 미루지 않았다면? 좀 더 빨리 내 건강에 대해 알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제 몸이 어디가 안좋은지 알게 됨에 감사한 마음 또한 잊지 않겠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배우고 기록하며, 좀 더 나은 삶의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