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들에게 나는 때로는 호랑이 사자, 때로는 귀염쟁이로 불린다. 전자는 나의 띠와 별자리이기도 하여 뭐 그렇게 불리는 데는 나름 인정할만하다. 때때로 조직 내외 활동을 하며 카리스마 있다는 말을 듣기도 했고 말이다.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호칭은 귀염쟁이다.
내가 우리 딸을 사랑둥이, 귀염쟁이라고 불렀었고 곧 성인이 되는 딸에게 지금도 가끔 부르는 호칭이 귀염쟁이인데, 요즘 부쩍 그 말을 내가 많이 듣는다.
어디가 귀엽다는 건가? 아들, 딸 그리고 남편까지~~ 절대 나는 외모도 말투도 행동도 귀염과는 거리가 멀다.
얼마 전 그들에게 따져 물은 적이 있는데, 남편은 밖에서는 카리스마 있는 사람일지 모르겠지만 5남매 중 본 투 비 막내인 나의 말투가 나이가 들면서 어렸을 적 말투가 나온다는데...
'뭐 내가 그런가' 하고 생각해볼 여지가 있는 부분이 있다 치고, 어느 정도 인정! 그리고 내가 아직도 오빠라고 불러주니 내가 자기 동생인 듯 생각하는 맥락도 있을 듯하여 수긍한다.
문제는 나의 아들과 딸이다.
애들은 그냥이라고 한다. 그냥~ 그냥!
사실 나는 가끔, 아니 아주 자주, 단어를 헷갈리고 교묘하게 창의적인(?) 단어를 만드는 재주(?)가 있다. 그런 이유 때문인가 혼자 생각하다, 이 녀석들이 엄마의 허술한 점이 귀여운 거구나 하며 혼자서 얼굴이 붉어진다. 나름 밖에서는 전문지식인 그룹으로 구분될 수도 있는데, 점점 나이가 들면서 수시로 단어 지적을 당하니~~ㅜㅜ
그런데 나의 진짜 마음은 그런 아이들의 반응과 그런 애칭이 싫지 않다.
어쩌면 다소 완벽주의자 자세로 밖의 일을 대하던 내가 집에서는 무장해제되었다는 뜻일 테고,
완벽주의자 같은 모습이 아이들을 양육하는 과정에서 종종 나타났을 텐데,
이런 허술함이 나와의 거리에서 아이들을 무장해제시켜 더 가깝게 했을 거라고
그냥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말기로 했다.
마냥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니, '귀엽다'를 '사랑스럽다'라는 의미로 정의하고 싶다.
점점 나이가 들면서 가져야 할 미덕(?)이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해본다.